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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이강현과 고운란이 집에 돌아왔을 때 최순은 고운란의 눈시울이 다소 붉어진 것을 보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라 물었다.

“운란아, 너 눈시울이 왜 빨개? 이 병신이 널 괴롭혔어?”

최순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며 이강현이 자신의 딸을 괴롭힌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엄마, 그런 거 아니에요. 이강현과 상관없어요. 제 눈에 모래가 들어가서 그래요”

고운란은 이렇게 설명했다.

“모래가 들어가기는 무슨, 어떻게 두 눈이 같이 모래가 들어갈 수 있어? 분명히 이 병신이 널 괴롭힌 거지?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해, 대체 무슨 일이야? 엄마가 이 병신을 혼내 줄게!”

최순은 욕설을 퍼부었다.

이강현은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지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내가 잘 돌보지 못해 운란이를 좀 놀라게 했어요.”

“이 나쁜 놈아, 도대체 운란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최순은 기세등등해서 빗자루를 들고 이강현을 때릴 기세였다.

고운란은 최순을 막고 황급히 이강현에게 말했다.

“너 먼저 방으로 들어가. 내가 엄마한테 말할게.”

이강현은 고개를 숙이고 방으로 돌아갔다. 최순은 화가 나서 빗자루를 던졌다.

“너 쟤 병신 같은 모습을 좀 봐. 남자다운 기개가 조금도 없잖아. 화나 죽겠네.”

고운란은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머릿속에는 이강현이 연회장 한가운데 서있고 주위에 사나운 비적의 시체로 가득 차있는 장면이었다.

‘만약 이강현이 남자답지 못한 거라면 아마도 세상에 남자다운 사람이 없을 것이다.’

고운란은 생각하면서 방금 전의 일을 말하지 않았다. 말한다고 하더라도 최순이 믿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고운란은 아무 이유를 만들어 말을 얼버무리고 거실을 떠나 방으로 돌아왔다.

방문을 살짝 닫고 고운란은 방문에 기대어 이강현을 주시했다.

이강현은 웃는 얼굴로 궁금해하며 말했다.

“뭘 봐, 내 얼굴에 꽃이 피었어?”

“너 아까 연회장으로 나갈 때 무섭지 않았어?”

고운란이 물었다.

“무섭지, 왜 안 무섭겠어. 무서워서 하마터면 제대로 걸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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