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건국은 최고급 재봉사가 수공으로 만든 양복을 입고 뒷짐 지고 회의실 대문 밖에 서 있었다. 지금의 진건국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온몸이 예리해 공포스러운 기세를 뿜어냈다. 국내 최고의 의료 사건 변호사로서 진건국은 많은 의료 소송에서 이겼지만, 이번에 의약 기업과 소송을 하는 건 진건국의 직업 생에 첫 번째이다. 이전의 사건은 모두 의사의 실수 때문이어서 이기면 병원이 환자 가족에게 수백만을 배상하게 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의약기업과 소송을 하는 것은 다르다. 만약 이 건이 성공한다면 진건국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이고, 더 많은 명예와 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건 반드시 이겨야 할 전쟁이다. 하물며 배후에는 마 씨의 지지가 있다. 그는 작은 고씨가문이 아니라 더 강대한 의약기업이라도 건드릴 용기가 있었다. 게다가 마 씨가 이미 충분한 사례자료를 준비해서 심지어 이미 몇 명의 환자들과 연락해서 그들이 필요한 시각에 출정하여 증언할 수 있도록 설득했다. 모든 준비 작업은 완벽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진건국은 소송이 시작되면 고씨가문을 망하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진건국의 뒤에는 또 4명의 정예 변호사가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진건국의 유능한 수하였다. 그들은 한밤중에 임무를 받았을 때부터 진건국을 도와 자료를 정리하고 법률조문을 찾아 착수할 방향을 준비했다. 지금 네 명의 유능한 변호사들은 마치 사나운 호위처럼 진건국의 뒤를 지키며 그를 따라 큰 사업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삐걱. 비서가 회의실 문을 열고 반쪽 몸으로 들어와 고민국 등인에게 지시를 청했다. 진건국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 비서를 한쪽에 밀고 회의실로 걸어 들어갔다. 그는 매의 눈빛으로 고민국, 크루프 등인을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먼저 자기소개를 할게요. 제 이름은 진건국입니다. 경성의 건국로펌 창시자인 동시에 국내 최고의 의료분쟁 사건 담당 변호사입니다. 저는 총 978건의 의료분쟁 사건을 변호한 적이 있으며 승소율은 95% 를 넘습니다.”진건
고민국은 자료를 받은 후 얼른 보기 시작했다. 첫 페이지의 내용만 보고 고민국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그는 자료 든 손을 격렬하게 떨면서 진건국이 고씨가문을 사지에 몰아넣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건강 등인의 표정도 더없이 무거워졌다. 자료를 보면 볼수록 그들의 마음은 차가워졌다. 고운란은 몇 페이지를 본 후 마음이 착잡하여 자료를 이강현에게 건네주었다. 이강현은 자료를 들여다 보고 묵묵히 자료를 내려놓았다. 그는 자료 속의 내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소송하는 일은 돈만 쓰면 평정할 수 있는 일이니 이강현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당신들 뭐 하는 짓이에요? 이 자료들이 우리 고씨가문과 무슨 관계가 있어요? 잘못을 했다고 해도 임상전문의의 잘못이죠!” 고민국은 분노하며 말했다. “아니죠. 우리는 이미 많은 관련 임상전문의, 그리고 환자들과 연락을 취했어요. 이건 확실히 당신들의 제품으로 인한 문제예요. 우리는 이미 제삼자 기관에 검사를 의뢰했으니 곧 결과가 나올 것이에요. 그때 우린 매체를 찾아 발표회를 열 계획입니다.” 진건국은 느릿느릿 말하면서 고민국 등인에게 거대한 압력을 가했다. 고민국 등인은 변호사와 말재주를 겨룰 능력이 없었다. 게다가 진건국은 철저히 준비를 끝낸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당해낼 수가 없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혹시 돈 때문인가요?” 고민국은 한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뇨,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 사장님의 뜻은 당신들의 가문을 망하게 하는 것입니다.” 진건국은 마치 음모가 이루어진 여우처럼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강현은 진건국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몇 가지 추측을 해보았다. 그리고 마웅인의 죽음으로 인한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내 추측이 맞았다면 이 변호사들은 마 씨 가문에서 초청해 온 것이야.’ 고운란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녀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니 이강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운란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의 사장이
고민국은 크루프를 보며 울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둘 사이에서 눈치 보고 있는 자신이 가여웠다.진건국은 고운란과 이강현을 보며 사전에 조사했던 자료들을 떠올렸다. 이 모든 것이 이강현 이놈을 위해 짜인 판이라는 걸 알아챘다.고흥윤은 책상을 치며 소리쳤다.“왜 이강현이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 건데! 우린 당신 파트너 아니야? 왜 우린 차별하는 건데?”“이 모든 것은 하느님의 지시입니다. 저는 하느님이 저한테 가르쳐 준 길대로 따라갈 것입니다.”크루프는 신부가 된 것처럼 신성한 후광을 뿜으며 말했다.고건강이 고흥윤의 팔을 잡아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참아봐, 이런 때일수록 자칫하면 사고 칠 수 있어, 지금으로선 크루프 선생님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크루프 선생님도 우릴 버리시면 그땐 우린 진짜 아무런 방법도 없는 거야.”“왜 방법이 없어요, 우리 회사에도 법무팀 인원들 있잖아요, 진짜 안 되겠다 싶으면 변호사 선임하면 되잖아요, 설마 우리가 소송이라도 당하겠어요?”고흥윤이 진건국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진건국은 옷매무시를 정리하더니 웃으며 말했다.“회사에서 법무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밖에서도 널리고 널린 능력 없는 변호사들 아닌가요? 다른 변호사를 초청하시겠다면 그러시든지요, 누가 감히 저 진건국이랑 법정에서 맞붙을 수 있을지 한번 보자고요!”진건국은 이 소송은 무조건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신심이 있었다. 의료분야의 소송에서 진건국을 이길수 있을 상대는 없었기 때문이다.고민국은 진건국이 설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고운란한테 도와달라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어 책상을 치며 비서한테 외쳤다.“법무팀에서 사람 보내라고 해,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지금 불러오겠습니다.”비서가 물러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법무팀 인원이 헐레벌떡 달려왔다.법무팀 인원은 진건국의 이름 세 글자에 이미 벌벌 떨며 조심스레 회의실에 발을 들였다.“진…… 선생님,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전 한승원 교수님의 제자입니다, 한 선생님이랑 동
온 몸이 경직된 법무팀 인원은 도무지 통화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연락 안 해? 거기 서서 뭐 하는 거야?”고민국이 재촉하며 말했다.법무팀은 그제야 통화버튼을 눌렀다. 통화음이 연결되고 전화를 받자 법무팀 인원은 다급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법무팀 인원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어 법무팀 인원은 두 번째 전화를 걸었다.두 번째 통화도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나고 말았다. 법무팀 인원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다들 오실 생각이 없으시대요, 이번 생에 다시는 진 변호사랑 법정에서 만날 일 없으실 거라고 하시는데…….”“하하하, 어디 한번 변호사 계속 찾아보세요, 누굴 찾아서 내 앞에 데려올지 궁금하네요, 국내에서 날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진건국이 득의양양해하며 말했다.진건국의 득의양양한 모습에 고흥윤이 이강현을 쳐다보며 말했다.“너 요즘 좀 나대던데 저 변호사 좀 쫓아내 봐.”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군자는 말로 하지 싸우지 않아, 어떻게 변호사랑 싸우겠어?”“선생님 아주 명지하시네요, 변호사랑 싸울 생각을 하시는 건 아주 미련한 생각이에요, 저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시면 당신들 집안 망하게 할 수 있어요, 오늘 전 그냥 자그마한 충고를 해주러 왔을 뿐, 다들 단단히 준비하고 있는 게 좋을 거에요.”고민국은 마음 같아서는 진건국을 사정없이 밟으며 진건국의 사장님에 대해 캐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마음에 머리를 떨구었다.진건국의 말대로 진건국을 건드리는 건 진건국의 좋은 일만 해주는 셈이었다.“운란아, 너 크루프 선생님한테 도와달라고 말 좀 해봐.”고민국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기로 자신과 타협했다.고운란이 크루프를 보며 말했다.“크루프 선생님, 선생님께서 국제 유명 변호사한테 연락 좀 넣어서 우릴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크루프는 아무 망설임 없이 머리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지금 앤드류 변호사한테 연락해 볼게요, 그 분은 국제 의료 분쟁 쪽에서 아주 유명한 변호사에요.”앤드류의 이름을 들은
크루프의 난감해하는 표정에 진건국은 기쁨에 겨워 펄쩍 뛰고 싶었다. 이번 고비는 무탈하게 잘 넘길 것 같았다.앤드류 팀만 오지 않는 한 국내에서 진건국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하하하, 운이 좋지 않는가봐요, 앤드류 팀이 오지 않는 한 이 세상에서 절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마음의 준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고민국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뭐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았다.“도대체 무엇 때문에? 당신들 왜 우리 고씨 집안을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인 거야?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고건강이 물었다.“당신들이 누굴 건드렸는지는 당신들이 더 잘 알 거에요, 당신들한테 주어진 마지막 시간 잘 보내길 바랄게요. 언론 발표회는 언제든지 열릴 수 있으니까요.”말을 마친 진건국은 마치 승리를 눈앞에 둔 장군님마냥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는 마덕복한테 이 기쁜 소식을 전하러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운란은 이강현을 보더니 입술을 움직였다. 이강현한테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고운란의 생각을 꿰뚫어 본 이강현은 고운란의 손을 잡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토닥였다.“떠나도 된다고는 하지 않았을 텐데요?”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진건국은 발걸음을 멈추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왜, 한 대 치시게요?”“아니요, 법조에 관해 얘기를 나눠보려고요.”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하하.”진건국은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나랑 얘기를 나누겠다고? 당신 신분이 뭔데, 당신 법조에 관해 알기나 해? 당신은 멍청이 행세나 하고 있어, 나랑 말싸움할 생각 하지 말고, 안 그럼 당신 후회하게 될 테니까.”고흥윤이 입을 삐죽거렸다. 고흥윤은 주먹이 아닌 법조로 진건국을 상대하려는 이강현이 수상했다.“너 언제부터 법률에 대해서도 견해가 생긴 거야? 넌 싸움 젤 잘하잖아, 저 쓰레기 변호사 죽지 않을 만큼만 쥐어패면 아마 우리랑 소송하지 못할 거야.”고흥윤이 원한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강현은 고흥윤의 말은 무시한 채 진건국의 눈을 쳐다
한껏 과장된 목소리가 회의실에서 울려퍼지자 사색에 잠겨있던 진건국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추가조항이라고? 적용 범위는 또 뭔데? 이게 대체 다 무슨 소리야?’진건국의 마음속에는 수만 가지 목소리들이 오갔다. 이강현의 말뜻을 알 수가 없었다.진건국의 부하들이 핸드폰으로 검색하더니 퍽 난감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진건국 앞으로 내밀었다.“어젯밤 발표된 최신 추가 조항에 대한 해석과 적용 표준입니다, 어젯밤 점검하는 걸 깜빡했어요.”진건국은 당황한 기색으로 핸드폰을 빼앗아 스크린에 비친 내용을 훑어보더니 청천벽력을 맞은 사람처럼 굳어있었다.“어젯밤 왜 눈여겨보지 않은 건데? 어젯밤 노력이 다 헛수고로 돌아갔잖아!”진건국이 분노에 겨워 외쳤다.이강현의 미소 짓는 모습에 진건국은 핸드폰을 던지며 말했다.“말해, 당신 어떻게 안건데? 설마 어제 밤 우리가 당신 몰래 토론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던 거야?”“돌아가서 사장님한테 전해, 이런 역겨운 수단 말고 떳떳하게 붙어보자고.”이강현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진건국이 타협하며 말했다.“당신 말은 내가 전할게요, 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우리 사장님한테 사죄드리는 게 좋을 거에요, 안 그러면 당신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피곤해질 테니까요.”“가자.”말을 마친 진건국은 부하들을 데리고 회의실을 나섰다고민국을 비롯한 사람들은 이강현을 노려보고 있었다. 진건국의 말에서 알 수 있었다시피 이 모든 것은 이강현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비록 이강현 덕분에 진건국을 내쫓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이강현이 무슨 사고를 어떻게 쳤느냐 하는 것이었다.탕!고민국이 테이블을 치며 외쳤다.“이강현! 너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데 변호사가 나서서 환자들 자료까지 수집하는 거야, 너 우리 고씨 집안 망하게 할 셈이니?”“내가 있는 한 고씨 집안은 앞으로 더 번창할 겁니다.”이강현은 마치 사실을 얘기하는 것처럼 담담하게 말했다.“퉤!”고흥윤이 침을 뱉으며 기시하는 눈으
“놀라긴 뭐, 우리가 겁만 먹고 살아온 줄 아나, 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고민국이 불평을 부리며 말했다.이강현이 힐끔 보자 크루프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 일의 시작은 저로 인해 일어난 거일 거예요.”고민국은 제 자리에 멍해 있었다. 이강현 때문에 일어난 일이 어떻게 크루프와 연관된 일이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크루프 선생님, 혹시 이강현 감싸주려고 이러시는 거예요? 이건 우리 고씨 집안 미래가 달린 심각한 문제예요, 우리가 이강현한테 자초지종 묻는 거 당연한 거 아닌가요?”크루프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진짜 저로 인해 일어난 트러블이에요, 어제 이 선생님께서 나서지 않으셨더라면 우린 지금쯤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 거예요, 자세한 상황은 묻지 마시고 이 선생님이 시키시는 대로 하시면 돼요.”크루프의 말을 들은 고민국은 잠시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국은 크루프가 떠난 후에 다시 이강현에게 물어보리라 마음먹었다.“다들 별 문제 없으면 회의 계속합시다, 우리 쪽 전문가들이 화상회의로 건설 방안에서 주의해야 요점들을 설명할 겁니다.”크루프의 손짓에 비서는 재빨리 영상통화를 걸었다. 고씨 사람들도 모두 다시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그 시각 진건국은 차 안에서 마덕복한테 아까 있었던 일을 보고 올렸다.잠자코 듣고 있던 마덕복은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탑 클래스 변호사긴 무슨, 멍청이 한마디 말에 반박할 줄도 모르고, 젠장, 그놈이 진짜 뭐라도 돼? 왜 씨알도 안 먹히는 건데?”진건국의 실패는 마덕복의 상업 계획 책략이 완전히 실패를 선고했음을 의미한다. 열심히 준비한 모든 계획이 거품이 되고 말았다.집사는 깨진 핸드폰 액정을 주우며 말했다.“어르신, 어제 제가 듣기론 서울에 천남 도장이라는 곳이 새로 섰다고 합니다, 도장 관주 최일우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뛰어난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일우한테 이강현을 부탁해 보는 건 어떨까요?”“최일우? 최일우에 관한 자료 있어?”마덕복이 미간을
마침 최일우는 매트에서 명상하고 있었다. 청년은 살며시 최일우한테 다가가 말했다.“관주님, 관주님 만나 뵙겠다고 오신 분들이 계시는데 일행이 많은 데다가 여기까지 오신 목적을 알 수가 없습니다.”최일우는 살며시 눈을 뜨더니 목을 꺾었다.“들여보내.”“네.”청년은 마덕복과 집사를 방안으로 들여보냈다.마덕복은 최일우를 깐깐하게 훑어보았다. 최일우의 날카로운 눈매와 튼실한 근육을 본 마덕복은 마음속으로 내심 흡족했다.“오늘 소문으로만 듣던 무림 고수 최 관주님의 진짜 실력을 보려고 이렇게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마덕복이 웃으며 말했다.“무림 실력을 아무한테나 보려줄 수는 없지요.”최일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최 관주님 소문대로 진짜 실력이 뛰어나신 분이시라면 절 대신하여 사람 한 명 죽여주시겠습니까,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마덕복이 말했다.최일우는 흥미가 생긴듯 웃으며 말했다.“그렇군요, 이 세상에 제가 죽이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제 진짜 실력을 보여줄게요.”최일우는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이었다. 돈만 벌수 있다면 최일우는 평생 거짓말에 묻혀 살아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최일우는 방 안쪽에 놓여 있는 거대한 돌을 가리키며 말했다.“여러분 저 돌 한번 만져보세요, 좀 이따 제가 손으로 저 돌을 부술 겁니다.”마덕복과 집사는 제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순간 머릿속에 가슴으로 돌을 부수고 쇠를 삼킨다고 허풍을 떠는 사기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둘은 서로 마주 보더니 돌 옆으로 걸어가 돌을 두드려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두드려보 아도 멀쩡한 돌 같았다.“이 돌을 한 번에 부숴버릴 수 있다고요?”마덕복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최일우가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한방이면 끝냅니다, 부하들을 시켜 돌에 문제가 있는지 두드려 보게 해도 상관 없습니다.”마덕복은 집사에게 사인을 보냈다. 집사는 튼실한 경호원들을 불러와 돌을 발로 차보라고 명령했다. 경호원이 온갖 힘을 다해 돌을 찼다. 경호원은 냉기를 들이마시며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