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지훈은 총 맞은 허벅지를 안고는 비명을 질렀다. 최대한 피하르라고 구석에 피해있었는데도 총 맞은 자신의 운명을 탓하기 시작했다.이강현은 눈을 가늘게 뜰고는 고운란을 안고 뛰쳐나갔다. 이강현은 한쪽 발로 장추영의 총을 밟고 다른 한쪽 발로 장추영의 목을 밟았다.장추영이 이강현한테 공제당하자 장추영의 부하들이 허겁지겁 달려오더니 이강현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얼른 발 비켜, 우리 형님 건드리지 마.”“너 죽고싶어서 안달이지? 우리 형님한테 손 대기만 해봐,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살아서 여길 나갈순 없을거야.”장추영의 부하들은 말로 겁을 주려고 애썼지만 사실 여길 빠져나갈 생각밖에 없었다.김해 땅도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갔고 지금 형님도 이강현 발아래에 밟혀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살길은 주어지지 않은것 같았다.고건민과 최순은 이강현의 용맹한 자태에 입을 떡 벌렸다. 두 사람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고운란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긴장감이 사라지자 그제야 자신이 이강현한테 안겨있다는것을 발견했다.‘아까 이강현 날 이렇게 안고 뛰쳐나간거야? 세상에, 너무 창피해.’부끄러움ㅇ에 고운란은 이강현의 품에서 퍼덕였다.“얼른 나 내려줘.”이강현은 고운란을 향해 웃어보이며 살포시 고운란을 내려놓았다.장추영은 왼손으로 이강현의 발목을 잡고는 자신의 목을 밟고있는 이강현의 발을 쳐내려고 안깐힘을 썼다.“살, 살려줘.”장추영의 호흡이 가빠졌다.이강현은 장추영의 손을 밟고있던 발에 힘을 주며 말했다.“고작 이걸로? 너 아주 대단한 놈이잖아.”뚝! 하는 소리와 함께 장추영의 오른손 뼈가 부러졌다.“악!”장추영이 비명을 질러댔다.장추영의 부하들은 이강현의 미소에 등골이 오싹해났다. 부드러운 말로 사람을 죽이는 이강현이 무서워났다.정중천은 이강현 곁으로 다가가더니 이강현의 집사가 된것마냥 공손하게 말했다.“이 선생님, 제가 사람 불러서 처리할게요.”“그럴 필요 없어.”이강현의 말이 떨어지자 한 무리의 경찰들이 범원으로 들
이강현한테 무릎을 꿇고 싹싹 빌고 있던 장추영은 경찰의 말에 그대로 굳어버렸다.이 모든것이 이강현이 벌린 짓인줄 알았는데 서명 선생님이라는 말에 장추영은 멍해지고 말았다.이강현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경찰팀 팀장을 바라보았다. 이 모든 것은 이강현이 용문호위들을 통해 벌인 일들이었다.장추영의 김해세력들을 모조리 체포한것으로부터 한성 경찰들이 나타날 시기까지 이 모든것들은 용문호위들의 사전안배였다.이강현의 만족스러워하는 눈빛에 경찰 팀장은 월급 인상이 멀지 않다고 생각했다.장추영이 경찰들한테 끌리워가자 이강현은 고운란은 부축하여 고건민과 최순의 상태를 살폈다.멍해있던 서명지훈은 총상에 눈물을 흘리며 경찰들을 보고 말했다.“살려줘서 고마워요, 저랑 어머니 먼저 병원에 데려다줄수 있을까요?”경찰 팀장이 웃으며 말했다.“안됩니다, 저랑 경찰서로 이동하여 조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건 선생님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서명지훈은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자신의 상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총상 입은거 안 보이세요?”“경찰관님, 우리 아들 먼저 병원에 보내주세요, 안 그러면 제가 고소할겁니다.”하소진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이강현과 고운란은 고건민과 최순을 일으켜세웠다. 둘은 겁에 질려 다리를 떨었으며 말을 하지 못했다.정중천이 고건민을 부추키며 말했다.“제 차에 올라타세요, 병원으로 모실게요.”이강현은 머리를 끄덕이며 가족들을 데리고 범원을 빠져나왔다.셔명지훈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이강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사람들은 왜 그냥 가는건데요?”“설마 정말 당신 때문이라고 생각한건 아니죠? 당신 돈 몇푼 있다고 잘난줄 아는데 아까는 이 선생님 분부를 받들었을 뿐이에요.”말을 마친 경찰 팀장이 부하들을 데리고 떠났다.서명지훈은 얼굴이 타들어가는것만 같았다. 경찰 팀장은 이강현을 대신해 서명지훈의 뺨을 때린거나 마찬가지였다.‘경찰이 왜 이강현을 돕는거지? 이강현은 그저 쓸모없는 찌질이일 뿐이잖아!’“당신들 돌아와, 우리 아들 병원으로
…….병원에 도착한 고건민과 최순도 정밀검사를 받아보았지만 충격을 먹었을뿐 다른 별다른 증세는 없다고 했다.정중천은 이강현 가족들을 배웅하고 떠났다. 고건민과 최순은 쏘파에 털썩 주저앉아 이강현의 눈치를 살폈다.아까 이강현의 돌발적인 행동들에 당황했지만 경찰들이 서명지훈때문에 온거라는 말에 마음이 가라앉은것 같았다.“이강현, 아까는 어떻게 된거야? 그 장추영이라는 사람 정말 너때문에 온 사람들인거야?”고건민이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아버지, 김해 사건떄, 장추영이 박성재랑 저 잡으러 왔었잖아요, 그때 정중천이 이강현을 도와 막아나서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된거에요.”고운란이 이강현을 도와 나섰다.고건민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김해 일은 수습 다 한거 맞아? 너 도대체 어떤 사람들을 건드리고 다니는거야?”고운란은 멈칫하며 마음속으로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장추영과 박성재가 크게 손해를 입은것으로 보아 이 일은 이대로 마무리될것 같았다.하지만 고운란은 저놈들이 또 다시 들이닥칠가봐 내심 두려웠다.고운란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자 이강현이 웃으며 대답했다.“깔끔하게 해결된 일이에요.”“흥!”고건민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해결된거면 다행이고, 해결 못할 일이면 나한테 말해, 내가 체면을 버리고서라도 어르신한테 부탁 해 볼테니까, 일 크게 만들지 말고.”“그럴 일은 없어요.”이강현이 말했다.장추영의 세력들이 큰 손해를 입은 마당에 박성재도 자기 살길을 찾아 도망쳤으니 김해 부동산 쪽에 있는 재벌들은 아마 지금쯤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대책을 생각하고 있을것이다.이강현의 생각대로 김해의 재벌들은 지금 이 상황에 내세울 대책들을 연구하고 있었다.하리춘은 풀이 죽어 휠체어에 앉아있었다. 그 시각 화가 제대로 난 웃어른들은 재벌들을 앉혀놓고 욕설을 냅다 퍼붓기 시작했다.“이런 몹쓸 놈들, 눈을 둬서 뭣들 하는거야? 그 사람이 누군줄 알고 건드리긴 건드려? 김해 호건빈이랑 한성의 정중청이 받드는 사람을 감히
이틀뒤.회의실에서 고흥윤이 손에 서류를 들고 득의양양해 있었다. 그 서류는 서명지훈이 고흥윤한테 은밀히 연락하여 보내온 합작 서류였다.서명지훈은 오랜 고민끝에 자신의 체면을 돌리기 위해 고씨 집안 내부로부터 진입해 고씨 집안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다.고씨 집안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데는 같이 일을 하는것이 제일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인듯 했다.이에 고흥윤의 덩실거리는 장면이 생기게 되었다.고민국이 헛기침을 하며 고건강, 고운란과 고청아를 흘낏 쳐다보았다. 이로써 자신의 지고무상한 지위를 나타내는듯 하였다.“요즘 회사가 생각처럼 잘 돌아가지 않아, 심지어 주가가 떨어지고 있어, 운란이 너 일을 어떻게 하고있는거야?”고민국이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지금 우리 회사 생산량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계약을 계속하여 체결한다면 우리의 생산능력이 공급을 따라잡지 못할겁니다.”고운란이 난처해하며 말했다.주문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주문을 받아도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확장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것 같았다.지금까지 고운란이 보고서를 꾸준히 제출해 왔지만 고민국은 고운란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이 너의 핑계거리가 될수는 없어, 너 스스로를 돌이켜볼 줄도 알아야 해, 자그마한 성과에 만족하여 나태해져서는 안될거야.” 고민국이 말했다.“누군 자기가 진짜 뭐라도 된줄 아나봐? 우리 집안에서 자기가 없으면 못 돌아가는줄 아나 보지? 하긴 잘하는게 적은건 아니지.”고청아가 비꼬며 말했다.“운란아, 우리 말이 무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게 다 널 돕기 위해 하는 말 아니니?”말을 마친 고민국이 고흥윤을 바라보며 말했다.“요즘 흥윤이가 프로젝트를 많이 따냈어, 우리 고씨 집안에 없어서는 안될 인재야.” 고민국은 고운란을 질책한후 자신의 아들을 떠받들며 말했다.고흥윤은 귀가 입에 걸려서는 서류를 책상위에 올려놓았다.“이건 저와
고흥윤은 퍽 난감해하는 고운란의 모습에 더욱 크게 웃기 시작했다.“조심하는게 좋을거야, 서명지훈은…….”고운란은 말을 잇지 못했다. 말을 이어갔다간 서명지훈과 이강현 사이에 있었던 일을 고씨 집안 사람들이 알게 될거고 그러면 고씨 집안 사람들은 이강현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일것이다.“흥!”고흥윤은 내키지 않는다는듯이 말했다.“조심하는것이 좋을것 같다고? 이렇게 파격적인 제안을 우리가 왜 조심해야 하는데? 너 설마 질투하는건 아니지? 나랑 서명지훈 사이에 있는 계약을 없앨려고 하는거면 꿈 깨.”“누군 주접 떠는걸 워낙에 잘해서야 말이지, 너가 많이 이해해줘, 운란이는 다른 사람이랑 같은 침대에 오를순 있어도 다른 사람의 직접적인 도움은 받지 않는 편이야, 맞지, 운란아?”고청아가 고운란을 비꼬며 말했다.고운란은 입술을 깨물며 의자등받이에 몸을 기댔다.“운란이 의견은 묻지 말고 얼른 협상 진행하도록 해, 이번 건 우리 고씨 집안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프로젝트야, 흥윤이 너는 얼른 서명 선생님한테 연락하여 협상 날자 잡아.”고민국이 조급해하며 말했다.등희래그룹과 협상을 진행할 생각을 하니 고민국은 온 몸에서 피가 들끓는것 같았다.고흥윤은 머리를 끄덕이며 고운란을 힐끗 보더니 핸드폰을 꺼냈다.“여보세요? 서명 선생님, 저 고씨 집안 고흥윤 입니다, 흥윤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고흥윤은 음침한 미소를 지어보였다.고흥윤의 모습에 운란이는 눈을 감았다.고운란은 이 세상에서 믿을 사람은 이강현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서명지훈은 고흥윤의 들뜬 목소리에 차갑게 내뱉었다.“서류는 봤어?”“네, 봤어요,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 집안 사람들 모두가 깜짝 놀랐는걸요, 저희 아버지께서 언제 협상 가능할지 물어보시네요.”익숙한 말투와 익숙한 태도에 서명지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서명지훈은 만인들한테 존경받는 기분을 즐겼다.“좀 이따 만나서 계약조건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를 나누지, 하지만 현장에 꼭 있어야 할 사람이 두명 있어.”“누굴 말씀하시는지
고운란은 서명지훈의 의도를 파악했다. 서명지훈은 협상을 하러 오려는것이 아니라 이강현을 놀리려고 오는거였다.“이강현 오늘 몸 상태가 말이 아니라 오지 못할거에요.”고운란이 핑계를 대며 말했다.“그놈이 언제부터 그런 귀한 놈이었다고 그래? 집에서 휴식하긴 뭘 휴식한다는거야? 나도 팽이처럼 돌아치는 판에 걔가 뭐라고 휴식을 취해?”“기어서라도 오늘 회의실에 도착해야 할거야, 서명 선생님과의 협상에 문제가 생기면 너희 집안이 이 책임을 져야 할거다.”“부를래 안 부를래? 네가 안 부르면 우리가 연락한다? 그놈 너한테 일 생겼다고 하면 헐레벌떡 달려올걸?”고씨 집안 사람들은 운란이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운란이도 고집을 부려봐야 안 통할걸 알고 있었다. 자신이 이강현한테 연락을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강현을 불러들일것이다.고운란은 할수 없이 이강현한테 연락했다.“서명지훈이 협상 현장에 당신 있어야 한다고 했대, 당신 그냥 오지 않는게 좋겠어.”고운란의 말을 들은 고민국은 물잔을 바닥에 내팽개치며 외쳤다.“고운란, 너 오늘 너의 남편 불러들이지 않으면 오늘 내 손에 죽을줄 알어.”고민국의 외침소리를 들은 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금방 갈게.”“하지만…….”“괜찮아, 서명지훈이라며, 두려워할거 없어.”전화를 끊은 이강현이 입꼬리를 올렸다.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 이강현이 정중천의 연락을 받았다.“이 선생님, 김해 부동산 사장들이 호건빈을 찾아 저를 통해 이 선생님한테 사과를 전해달라고 하네요.”“사과? 사과할거면 직접 찾아오라고 해.”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러자 정중천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다들 어떻게 해야 이 선생님 화를 풀어드릴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대요, 뭐라고 전할까요?”“서명지훈이라고 기억나?”이강현이 서명지훈을 언급했다.“네, 기억나요, 제가 조사해본데 의하면 등희래그룹 대표였어요, 그놈이 이 선생님한테 무례하게 굴던가요?”정중천의 추측이 이미 사실에 근접했다.“그 자식이 고씨 집
“이 선생의 수단이 대단하니, 이번엔 우리가 얼마나 성의 있게 사과할 것인지 테스트하는 것 같아. 그러니 우리는 반드시 일을 잘 처리해서 국제 의약 거두를 찾아 고씨와 협력하게 해야 해.”김해의 부동산 업자들은 몇 마디를 의논하고 초보적인 협력 방안을 내놓았다.하리화는 잠깐 생각을 하더니 호건빈을 바라보며 말했다.“호씨, 난 당신의 인맥이 넓다는 걸 알아. 예전에 우리 아이들이 당신에게 불경스럽게 대한 건 사과할 게, 너그럽게 용서해 주길 바라네. 이번 고비는 무조건 우릴 도와 넘겨줘야 해. 그렇게만 해준다면 앞으로 우리 회사의 10% 지분을 당신에게 줄게.”‘이 부동산 회사들의 10% 지분이라, 그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이 부동산들이 모두 김해 현지의 기업이라 하더라도 각 회사의 자산이 수십억은 될 거니까.’“지분은 원하지 않아. 너희들이 성심성의껏 이 선생에게 사과만 하면 돼. 너희들의 지분을 받았다간 이 선생이 날 오해하게 될 거야.”호건빈은 웃으며 말했다.하리화 일행은 깜짝 놀랐는데, 호건빈이 지분을 거절할 줄은 몰랐다.호건빈은 이미 똑똑히 알고 있었다. 이강현만이 소리 없이 무서운 기세로 장추영을 단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걸. 그런 에너지는 그가 보고 배워야 하는 것이었다.호건빈의 추측에 의하면 이강현 신분 지위는 적어도 국내 정상의 차원이다.“내가 해외 국제 의약 거두는 알고 있지만, 그들을 설득하고, 그들이 고씨와 협력하도록 하려면 당신들은 틀림없이 적지 않은 대가를 지불해야 할 거야. 당신들의 예산을 말해주면 내가 조율할 방법을 찾아볼게.”하리화는 몇 명의 가주와 한바탕 상의한 후 결심한 듯 금액을 얘기했다.“우리 모두 5억을 마련할 수 있어, 최대 10억까지도 가능하니까 그쪽이 좀 연락해 줘.”“알았어.”호건빈은 휴대전화를 들고 어딘가로 연락한 후 웃으며 말했다.“당신들은 운이 참 좋아. 등희래그룹 대표께서 국내로 오려는 일이 라이벌의 주의를 끌었어. 난 이미 그들의 라이벌인 현휘제약에 연락했으니 그들의 최고
서명지훈은 경호원의 부축하에 고씨네 회의실로 들어갔고 고민국 일행은 웃음을 지으며 회의실 문 앞에서 맞이했다.“서명 대표님의 왕림을 환영합니다.”고민국은 환심을 사려는 표정으로 말했다.서명지훈은 고민국을 상대하지 않고 고씨가족들 중에서 고운란과 이강현의 그림자를 찾았다.고운란과 이강현이 제일 끝에 서있는 것을 보고서야 서명지훈의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들어가서 합작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서명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고민국은 감히 소홀히 하지 못하고 서명지훈을 회의실로 맞이한 후 고운란에게 말했다.“운란아, 어서 시명지훈 씨에게 차를 따라드려.”서명지훈의 의도를 알아챈 고민국은 망설임 없이 고운란을 이용했다.고운란은 썩 내키진 않았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회의실 구석의 궤짝으로 가서 다기를 꺼내 차를 우려내기 시작했다.서명지훈과 고민국이 마주 앉았고 고씨 가족들과 서명지훈의 수하들도 분분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강현은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고운란은 우려낸 차를 들고 서명지훈의 곁으로 가서 찻잔을 그의 앞에 놓았다.서명지훈은 고개를 돌려 고운란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내가 올 줄은 몰랐지? 우리의 게임은 이제 시작이야.”고운란은 차가운 얼굴로 몸을 돌려 서명지훈을 전혀 상대하지 않았다.서명지훈은 고운란의 뒷모습을 보고 순식간에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이 상황을 본 고민국은 두 눈을 굴리며 고운란을 향해 말했다.“운란아, 넌 서명 대표님 곁에 앉아 우리가 조화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줘.”고운란은 잠깐 멈칫하더니 천천히 몸을 돌리며 말했다.“큰아버지, 당신들의 합작얘기에 왜 내가 소통을 도와야 하는데요? 서명 대표님 우리말 잘합니다.”“그래도 안 된다. 기술적인 문제는 내가 잘 모르잖아. 게다가 네가 업무를 책임지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전문적인 세부 사항은 네가 소통해야 해.”고민국은 생각나는 대로 고운란이 거절할 수 없는 이유를 말했다. 고운란은 잠시 침묵하더니 차가운 얼굴로 서명지훈의 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