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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고민국의 마음은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남문무의 태도가 이미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그러나 강현에게 고개를 숙이고 강현에게 부탁하자니 고민국은 할 수가 없었다.

고민국은 고운란을 바라보았다.

“운란아. 너도 고씨 집안의 일원이야. 네가 나서서 말해야 해.”

“저는 강현의 의사를 따를 겁니다.”

고운란이 강현의 손을 잡고 말했다.

“너, 강현은 우리 집에 들어온 기둥서방이지 않니? 강현은 네 말을 들어야 해.”

고민국이 힘겹게 말했다.

“하지만 이건 큰 사안입니다. 저 혼자서는 강현 대신 결정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전과 같았다면, 운란이 무조건 고씨 집안을 돕겠지만, 그 많은 풍파를 겪고 나니 자연스레 고씨 집안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고운란의 마음도 차갑게 식은 터라 고운란은 더 이상 고씨 집안일을 생각하기 싫었다. 강현이가 좋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고민국은 괴로운 얼굴로 강현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었다.

강현은 살짝 웃었지만, 고민국의 표정이나 속마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고민국이 어떻게 되든 강현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운란을 위해서라도 강현은 고씨 집안을 쓰러뜨리지 않을 것이다.

“남씨 가주님.”

“남씨 가주라뇨. 그냥 편하게 남씨 아니면 문무야라고 불러주십시오.”

남문무가 한없이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원래 화려한 주거지에서 웃고 떠들며 호젓한 학자들과 어울려야 할 남문무지만, 이 순간에는 마치 땅에 떨어진 먼지 입자처럼 겸손하게 행동했다. 정말 뼛속까지 겸손해 보였다.

고씨 집안의 현재 상황은 남씨 집안이 받는 외부 세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남문무는 자신의 남씨 가문이 강현에 의해 휘청인 것, 그것도 풍비박산 날 지경에 이른 것을 생각했다.

고민국은 이미 여러 번 충격을 받았지만, 남문무의 이러한 겸손함을 보고 영혼이 털리는 것 같았다.

“나이도 있으니 남 선생이라고 부를게.”

강현이 웃으며 말했다.

“은행이 고씨 집안 대출을 중단했어. 네가 좀 처리 해줘야겠어.”

강현의 분부를 들은 고민국은 마음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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