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일이 있으면 비서를 통해 총책한테 전달해 왔으니까."허중식 씨, 당신은 오늘부로 남한그룹에서 해고당하셨습니다."이윤아는 단도직입적으로 차가운 얼굴을 하고는 말을 뱉었다. 그러자 듣고 있던 허중식이 몸을 비틀거리며 얼른 옆에 있는 책상을 짚었다. 허준호와 신아름도 옆에서 그 장면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대... 대표님, 방금 저를 해고하신다고 하셨습니까? 이게 무슨... 이유도 없이 이러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허중식이 이윤아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새롭게 취임한 대표님 뜻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입니다. 이제 그만 회사에서 나가주세요."이윤아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신임 대표라고요? 그 사람이 대체 누군데요? 그 사람이 누군데 오늘 대표 자리에 앉자마자 저를 해고하는 겁니까?"허중식이 긴장하며 물었다."대표님께서 당신이 이유를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라고 하셨습니다. 첫째는 당신이 신씨 가문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당신 조카 허준호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요."이윤아는 임서우가 시킨 대로 그에게 이유를 말해줬다.그녀의 말에 옆에 있던 허준호가 아연실색해서는 자신이 대체 누구를 건드렸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신아름은 옆에서 듣고는 혹시 자신과 허중식간에 있었던 리베이트를 남한그룹 고위층 간부가 알게 된 건 아닐지 의심했다."신임 대표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부터 남한그룹은 허씨 가문과 신씨 가문과 맺은 모든 계약을 전면 파기하겠다고. 알아들으셨으면 얼른 짐을 싸서 남한그룹에서 나가주시죠!"이윤아가 차갑게 통보했다. 그러자 허중식은 눈앞이 깜깜해지더니 이내 다리까지 풀려버리고는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주저앉아 버렸다.그가 남한그룹에 굳이 들어온 이유는 그깟 돈 때문이 아니다. 그한테는 허씨 가문 지분으로도 이미 차고도 넘쳤고 소소하게 자신만의 비즈니스도 시작하고 있었다. 그가 남한그룹에서 버티고 있는 이유는 프로젝트 총책 권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만 있
"일전에 말씀드렸을 텐데요. 제가 대표라는 사실은 비밀이라고요. 그건 제 와이프한테도 해당하는 말입니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해주세요.""알겠습니다."이윤아가 말했다."그리고 집사람이 총책으로 오게 되면 남한그룹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그 사람 뜻에 맡기세요. 하지만, 이것만 명심하라고 하세요. 신씨 가문과는 계약을 할 수 없다고요. 혹 신씨 가문과의 계약을 원한다면 대표이사실로 결재 신청하라고 하세요."임서우는 어제 신씨 가문에 똑똑히 전달했다. 이후 신수아하고 자신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도 절대로 찾아오지 말라고. 그러자 다들 콧방귀를 뀌며 한심하다는 듯 자신들을 집 밖으로 내쫓았었지.현재 임서우는 허중식을 해고하고 그 자리에 신수아를 앉히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그녀의 회사에도 엄청난 이득이 있을 것이다. 신수아가 남한그룹 프로젝트 총책으로서 권한을 잡게 됐을 때 신씨 가문 사람들이 어제처럼 나올 수 있을지 임서우는 궁금했다."네, 사모님한테 일러두겠습니다.""그 사람이 남한그룹으로 들어오게 되면 옆에서 잘 보필해주세요. 전 솔직히 말하면 비즈니스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앞으로 제 자리가 그 사람 자리가 될 겁니다."임서우는 드래곤 네이션의 킹이었고 그한테는 그 땅을 지켜야 하는 사명이 있다. 인간들이 하는 비즈니스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남한그룹을 인수한 것도 신수아한테 건네주기 위한 것으로 다른 뜻은 없었다.‘내 부인이 사업을 하겠다는데, 제일 좋은 걸 줘야지.’그리고 임서우가 김서윤한테서 받은 정보에 의하면 곧 적들이 드래곤 네이션으로 쳐들어올 것이다. 그러니 그 전에 얼른 신수아한테 이 남한그룹을 넘겨줘야 했다. 임서우는 신수아 회사에 있는 잔챙이들 그리고 허씨 가문과 신씨 가문을 더 이상 상대할 여유가 없었다.자신의 땅이 평화롭기만 했다면 얼마든지 상대하고 싶었으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자신은 자신의 땅에 모든 주의를 다 기울여야 했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은 제가 물심양면으로 보필하도록 하겠습니다.이
허씨 가문은 매우 보수적인 집안이라 웃어른이 하는 말이면 죽은 시늉도 해야 했다. 이렇게 대꾸조차도 해서는 안 됐다."건드린 적 없어? 아까 이 대표가 하는 말 못 들었어? 네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다잖아!!"허중식이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작은 삼촌, 준호는 저랑 항상 같이 있었어요. 제가 증인이에요. 그는 정말로 억울하다고요.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아닐까요?"신아름이 얼른 허준호를 감쌌다.사실은 신아름과 허준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 했었다. 임서우. 하지만 일개 직원일 뿐인 임서우가 자신의 삼촌을 하루아침에 해고할 정도의 권력 같은 건 없는 게 당연하니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네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다! 그리고 내가 해고당한 건 너네 신씨 가문에게도 잘못이 있어! 아까 한 말 못 들었니? 너희 둘이 나한테 계약 때문에 조르지만 않았어도 내가 남한그룹에서 쫓겨날 일은 없었어! 이런 서방 잡아먹을 년 같으니! 너 때문에 허씨 가문이 망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책임 질 거야?!"허중식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이제는 신씨 가문 아가씨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었다."작은 삼촌, 우리 가문이 손댄 업계가 얼마나 많은데. 남한그룹과 계약이 깨진 게 뭐라고. 차라리 이 기회에 다시 허씨 가문에서 근무하시면 되잖아요. 그리고 어차피 남한그룹도 우리 허씨 가문이 먹으려고 한 거 아니었어요?"허준호가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듯 허중식을 위로했다."이런 멍청한 놈, 이렇게 생각이 없어? 우리 허씨 가문이 백 년을 노력해 봐라, 남한그룹을 따라잡을 수가 있나. 내가 이 자리에서 우리 허씨 가문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가져다줬는지 알기나 해?""지금 상황을 봐라. 너희 둘 때문에 난 회사에서 쫓겨나고 허씨 가문은 남한그룹과의 모든 계약을 파기 당했어. 이게 너희 둘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이 없어?"허중식은 마음속에 담았던 말들을 그 어떤 필터도 없이 다 입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허
"한 대 칠 것처럼 달려들더니? 뭐해? 쫄았어?"임서우가 둘을 보며 물었다. 허준호는 한마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마음속 깊이 공포가 자리 잡고 있어 숨을 쉬는 것조차도 버거웠다."진짜로 내가 만만하게 보여? 예전 같았으면 너희 둘은 벌써 내 손에 죽었어. 지금은 쓸데없는 곳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놔두는 거야, 알아?"임서우는 할 말을 마저 하고는 이재 노란색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졌다. 그리고 임서우가 자리를 뜨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온 신아름이 얼른 허준호를 일으키더니 물었다."자기야, 괜찮아?""어... 어, 난 괜찮아."허준호는 아직도 덜덜 떨고 있었다."아까 저 인간 눈 봤어? 거의 우리를 잡아먹으려는 것처럼 노려본 거?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을 수가 있지?"신아름은 그런 그를 회상하며 마치 악마라도 본 듯했다."그래?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아까 다리가 잠깐 풀려서 넘어진 것뿐이야. 이것만 아니었으면 저 새끼 벌써 내 손에 죽었어!"허준호는 임서우 따위한테 쫄았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 필사적으로 부인했다. 신아름이 그런 그를 알아보고는 또 한마디 했다."저 인간 아마 면접에서 떨어졌을 거야. 그래서 우리한테 화풀이로 저주한 거고. 저런 인간한테 신경을 쓴 시간이 아까워. 결혼식 날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면 돼.""좋아. 저 새끼는 결혼식 날 뭉개버릴 거야."허준호가 차갑게 말했다....임서우가 신수아 집에 들어서 거실로 향하자, 침실 안쪽에서 장모님인 양혜영이 신수아를 다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수아야, 엄마 말 좀 듣고 빨리 이혼해! 그리고 30일 당일 송씨 가문 도련님과 결혼하는 거로 해. 네가 송씨 가문과 결혼만 한다면 신아름 그년 때문에 코가 납작해지는 일 따윈 없을 거야!""그 별 볼 일 없는 인간이 신아름보다 더 화려한 결혼식을 하겠다는 망발을 늘어놓는 바람에 지금 서울에 있는 사람 모두가 다 알게 됐어! 그 두 사람 이미 세종 호텔로 예약까지 했다는데 이제 어떡할 거야!""서
"수아야, 너도 내 마음 잘 알고 있잖아. 네 과거 같은 건 난 상관 안 해. 나랑 결혼해 줄래?"송민호가 재차 그녀에게 말했다. 그때 양혜영이 얼른 한마디 거들었다."수아가 지금 그 인간이랑 혼인신고를 했어도 같이 밤을 보내진 않았을 거야."그 말을 들은 신수아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서는 소리를 질렀다."엄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왜? 사실이잖아? 문제 될 거 있어?"양혜영이 뻔뻔하게 대꾸했다."그만 해요. 임서우가 나한테 30일 그 누구보다 화려한 결혼식을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나도 그를 믿어요!"신수아가 다시 한번 말했다."너 진짜 뭐 잘 못 먹었니? 그 말을 믿어? 네 아래서 일하는 직원인데 그런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돈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다 거짓말이잖아! 왜 모르는 거야?!""설령 그 사람이 그럴만한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고 해도 나는 그 사람 곁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그런 것 따위는 어찌 돼도 좋을 만큼 그 사람이 좋으니까! 이제 둘 다 그만하고 나가세요!"신수아는 더는 듣기 싫다는 듯 그들을 내쫓았다. 그런 신수아의 말을 듣고만 있던 임서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당신, 이제 집에 온 거야?"신수아는 임서우의 얼굴을 보더니 이제야 한숨을 돌렸다."어머니, 어쩌다 오셨는데 차라도 한잔하시고 가세요."임서우는 지금까지의 대화는 못 들은 척 양혜영한테 웃은 얼굴로 인사했다. 소파에는 깔끔한 모습의 남자가 있었고, 그가 바로 신수아를 가지고 싶어 안달이 난 송씨 가문 도련님, 송민호였다. 임서우는 송민호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양혜영한테만 얘기를 건넸다.양혜영도 역시 그런 임서우는 거들떠보지도 않고는 다시 신수아 설득에 나섰다."수아야, 엄마 말 들어. 송씨 가문이 우리 유일한 구세주야. 고집 좀 그만 피워!""엄마, 대체 몇 번을 말씀드려요. 이제 그만하시라고요. 제발!"신수아는 이 상황이 쪽팔려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수아야, 엄마가 알아봤는데, 남한그룹이 우리 가문하고 허씨 가문하고의 계약을
양혜영과 신수아는 갑작스러운 임서우의 행동에 같이 놀라버렸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거 빨리 안 놔?"송민호는 아파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며 소리를 쳤다."귀먹었어? 수아가 싫다고 하잖아. 다시 내 와이프한테 껄떡대 봐, 그때는 다리 한쪽을 병신으로 만들어 주지."임서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신수아는 처음 보는 임서우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이런 미친놈이, 지금 누구한테 손을 대는 거야? 얼른 안 풀어 줘?"양혜영이 놀란 얼굴을 하고는 소리를 질렀다."어머니, 아무리 제가 성에 안 차도 전 수아의 남편입니다. 그런데 저보다 이런 놈을 먼저 걱정하시는 겁니까?"임서우가 양혜영한테 소리를 쳤다."송씨 가문 도련님은 내가 점찍은 사위야. 난 너 같은 거 사위로 인정한 적 없어! 얼른 사과하고 잘못을 빌어!"양혜영의 말에 임서우가 잠깐 멈칫하더니 주먹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혀를 차며 그를 놔줬다. 그런 그의 태도에 양혜영과 송민호는 그제야 임서우가 현실 파악이 됐다고 생각했다."이봐, 사람이 분수를 알아야 하는 거야. 당장 우리 딸과 헤어져. 너 같은 놈은 평생 우리 딸이 원하는 걸 해줄 수 없어!"양혜영이 경고하듯 말했다."결혼식 당일까지 며칠밖에 남지 않았는데 대체 뭐가 그렇게 급하신 거예요? 내가 그날 약속을 깨면 자연스레 우리는 남남이 될 텐데요."임서우가 사실을 늘어놓았다."결혼식까지 갈 필요 있어? 딱 봐도 거짓말밖에 할 줄 모르는 것 같은데?"양혜영이 반박했다."결혼식 날 두 눈 똑똑히 뜨고 보세요. 제가 말한 대로 될 테니."임서우가 태연하게 맞받아쳤다. 그러자 양혜영이 더는 임서우를 상대하고 싶지 않은 듯 옆에서 팔을 부여잡고 있는 송민호를 걱정했다."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 팔은 좀 괜찮은가?""어머니, 저 자식 대체 뭡니까? 저 팔 부러질 뻔했습니다!"송민호는 달려가서 임서우를 힘껏 때려주고 싶었지만,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느끼고는 입만 놀렸다."저것이 무식하게 힘만 세
그녀도 이 회사의 부대표였으니까."쓸데없는 말이 많네요. 이윤아 씨는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이 정도의 손실은 제가 알아서 합니다."임서우는 어차피 돈이 썩어날 듯 많았고 유명한 가문과의 계약을 파기한다고 해서 그에게 문제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송씨 가문을 빨리 처단해야 이후 신수아가 총책을 맡았을 때도 편할 것이다."알겠습니다, 대표님."이윤아도 더 이상의 말은 못 하고 그의 명령을 따랐다."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송 씨 가문에 톡톡히 전하세요. 송민호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려서 이 사달이 난 거라고.""네, 그대로 전하겠습니다."...한편 거실에서는 송민호가 아직도 신수아에게 끈질기게 들이대는 중이었다. 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고, 발신자는 그의 할아버지인 송철근이었다."여보세요, 할아버지. 무슨 일이세요?""너 이 녀석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고 돌아다닌 거야!"송철근은 화부터 내며 물었다. 그러자 화난 할아버지의 모습을 처음 본 송민호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네? 제가 무슨 짓을 했는데요? 무슨 일인데요?""방금 남한그룹 이윤아 대표가 나한테 전화가 왔다. 네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려서 남한그룹이 우리 송씨 가문하고 전면 계약 파기를 하겠다고 하더구나!"송철근이 악에 받쳐 말을 했다."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세요? 제가 누구를 건드려요! 저 지금 신수아한테 프러포즈하러 왔는데 제가 누굴 건드려요?"송민호가 얼른 변명했다. 양혜영도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송철근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송씨 가문도 전면 계약 해지를 당했다고?'세 가문이 똑같은 이유로 줄줄이 계약 해지를 당한 상황인 것이다.‘다 똑같은 사람을 건드려서 이런 사달이 난 거라고?'"너 당장 집으로 튀어 와! 너 때문에 우리 가문이 6천억이라는 손실을 보게 생겼으니까!"말을 끝낸 송철근이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네, 할아버지. 저 지금 갈..."송민호는 6천억이라는 숫자를 되새기고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너라고?"신수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래, 나야. 모르겠어? 아까 송민호가 내 앞에서 당신한테 프러포즈하는 등 내 심기를 건드렸잖아""네 심기가 불편한 거랑 남한그룹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데?"신수아가 여전히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남한그룹에 새롭게 취임한 대표가 바로 나니까."임서우가 태연자약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가? 네가 남한그룹 대표라고? 너 진짜 헛소리도 정도껏 해. 서울 제일 큰 기업인데 네가 그 회사의 대표라고? 그 말을 지금 나더러 믿으라는 거야?"신수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쳤다."..."이런 상황을 임서우가 예상 못 한 건 아니다. 갑자기 신수아한테 이런 얘기를 했으니 믿어줄 리가 없었다. 그녀를 믿게 하기 위해서는 직접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다음에 다시 얘기해. 그리고 나 중요한 정보 하나 들고 왔어."임서우가 화제를 돌렸다."뭔데?"신수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인맥도 뭣도 없는 사람이 대체 무슨 중요한 정보를 들고 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니까."남한그룹 프로젝트 총책 자리 채용공고를 냈다고 들었거든. 출퇴근도 자유롭고 아주 좋아 보이던데? 당신이 응모해 보면 어때? 잘 해낼 것 같은데."임서우가 말했다."그건 나도 들었어. 하지만 상대는 남한그룹이고 그것도 프로젝트 총책이라는 자리야. 아마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응모할 게 뻔해. 난 안 될 거야."신수아가 자신 없어 했다."자신감을 가져. 당신이 얼마나 우수한 인재인지 내가 잘 알아. 거기에 더해 당신은 회사를 경영하면서 쌓은 경력도 있잖아. 그리고 해보지도 않고 당신이 결과를 어떻게 알아?"임서우가 그런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 줬다."그렇긴 해도, 나보다 더 우수한 사람들도 많이 응모했을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난 안 될 거 같아."신수아는 여전히 자신 없어 했다."사실은 내가 남한그룹 대표와 아는 사이거든? 그래서 이미 당신 얘기를 해뒀어."임서우는 그녀가 이대로 포기할까 봐 계속 그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