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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이때 요영이 주방에서 나오며 투덜거렸다.

"그만 해요. 회사에선 그렇다 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일 얘기만 하다니. 밥 먹을 땐 업무 예기 금지에요."

윤중성도 허기가 졌다. 지금껏 그 사건을 처리하느라 그는 몹시 피곤하고 배고팠다. 식탁 앞에 앉은 그는 젓가락을 들더니 옆에 앉은 아내를 힐긋 흘겼다. 왠지 모르게 진고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말없이 반찬만 집어 먹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설아도 손을 씻고 와서 식탁 앞에 앉았다. 이렇게 세 식구가 조용히 밥을 먹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

대놓고 요영에게 묻지 않았지만, 이 일은 마음속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윤중성을 괴롭혔다. 그가 그녀를 몇 번 더 쳐다보았다.

요영도 윤중성의 시선을 느꼈다. 그가 묻지 않자, 그녀도 모른 채 입을 꾹 닫았다.

원래도 조금만 먹던 요영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려 하자 윤중성이 더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불러세웠다.

"요영."

"네."

요영이 우아하게 국물을 한번 떠 마시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잘 먹었어요."

"가지 말고 앉아요.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윤중성은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설까 봐 바쁘게 말했다.

"뉴스에서 봤었죠. 그 양미나......"

잠시 멈칫하더니 그가 이어 말했다.

"최근에 우리 회사와 문제가 좀 있었던 그 향수 모델 말이에요."

"네."

요영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내 말은, 당신도 전에 모델 일을 했었잖아요. 그 여자 이름 들어본 적 있어요? 혹시 아는 사람일까 해서."

윤중성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요영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대답했다.

"들어본 적 없어요. 모르는 사람이에요."

"정말 몰라요? 나이가 어리지만 일찍부터 모델 일을 했다던데. 모델로 활동했던 시간을 보면 당신이 아직 모델 일을 그만두지 않았을 때잖아요. 정말 본 적 없어요?"

사실 궁금함을 참지 못했던 그가 몰래 뒷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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