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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엄마, 지금 화가 나서 사리분별이 안 되는 거야! 저 여자가 아빠 카드를 긁고 싶어도 엄마가 긁게 해야 긁을 수 있지! 엄마, 핸드폰 어디 있어?”

윤설아는 웃는 얼굴로 손을 내밀었고 요영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를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핸드폰을 건넸다.

“핸드폰은 왜?”

핸드폰을 받은 윤설아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은행이죠? 전 윤중성 씨 아내 되는 사람입니다. 네, 맞아요. 다른 게 아니라, 제가 실수로 신용 카드 몇 장을 잃어버렸는데,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주워서 긁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서요. 그래서 말인데, 은행에서 잠시 제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모든 카드를 정지시켜줄 수 있나요?”

요영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윤설아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었다.

화가 너무 나서 그런 건가, 그녀는 왜 이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지? 그럼 전에 내연녀를 상대하려고 했던 연기들과 수단들은 다 뭐였지?

이내 기분이 좋아진 요영은 여유로운 얼굴로 유리창 쪽을 쳐다보았고 그 안에 있는 여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전혀 모른 채 실실 웃으며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네, 주민 등록증 번호는… 핸드폰 번호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전화를 끊은 윤설아는 핸드폰을 엄마에게 돌려주며 말을 이어갔다.

“엄마, 이제 좋은 구경만 남았어!”

두 사람은 근처에 자리 잡고 앉아 여유롭게 맞은편을 바라보았다. 곁에 커다란 식물 몇 개가 놓여있었기에 그녀들은 맞은편을 볼 수 있지만 맞은편 각도에서는 식물에 막혀 두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물건을 잔뜩 고른 진고은은 손가락 두 개에 카드 한 장을 끼고 뽐내듯이 결제하려고 했다. 물론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지만 요영은 진고은이 남편 카드를 꺼내든 순간,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쥔 채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

판매원이 공손하게 카드를 받아 뒤돌아서 결제를 하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진고은에게 뭐라고 얘기를 전했고 진고은은 다른 카드를 꺼내 판매원에게 건넸다.

예상했듯이 몇 번의 시도 끝에 판매원의 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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