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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마음이 급한 비서는 몇 분 더 기다리다가 미동조차도 없는 사장을 보며 더는 참을 수가 없어서 말했다.

“대표님, 제가 한소은 씨에게 전화를 걸어볼까요?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해 볼까요?”

회사 직원의 연락처를 알아내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었기에 비서는 그 나쁜 사람 역할을 자신이 도맡을 생각이었지만 김서진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일단 밖에 상황을 좀 정리해 주세요. 조금 있으면 나타날 거예요.”

대표가 이렇게까지 말을 한다면 비서가 아무리 급해도 소용없는 일이기에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돌아서서 휴게실을 나섰다.

그제야 김서진은 핸드폰을 꺼내 힐끔 보더니 얼굴이 어두워졌다. 두 사람이 헤어질 때, 한소은은 증거를 준비해야 하니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지만 늦더라도 꼭 나타나서 기자들과 회사가 받아들일 만한 해명을 할 거라고 했었다.

김서진은 한소은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으며 그녀가 아직 소식이 없는 건 준비가 채 안 됐다는 뜻이기에 재촉해도 소용없다. 시간이 일분일초 흘렸고 시계가 6시 55분을 가리키던 순간, 그의 핸드폰이 드디어 울렸다.

“여보세요?”

김서진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고 전화기 너머 한소은의 미안함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다.

“서진 씨, 저 지금 길이 너무 막혀요, 최대한 빨리 가고 있는데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아요, 혹시 회사 사람들이 조금만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까요, 저… 죄송해요!”

분명히 시간을 정확히 계산했고 그 시간에 맞춰서 준비를 했는데 저녁 퇴근 시간에 걸려서 차가 막힐 줄은 상상도 못했으며 7시가 코앞인데 아직 도착도 하지 못했다.

“여긴 걱정하지 말고 천천히 와요. 어디에서 막힌 거예요? 제가 데리러 갈까요?”

김서진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묻자 한소은이 서둘러 대답했다.

“괜찮아요. 여긴 지금 꽉 막혀서 서진 씨가 오는 길도 막힐 거예요. 그러다가 두 쪽에서 막힐 수도 있으니 거기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최대한 빨리 갈게요, 전 지금 이연이와 함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말에 김서진은 그제야 안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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