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원이 일어나기도 전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그는 졸린 눈, 헝클어진 머리에 하품을 하며 커피를 가지러 갔다. “뭐가 이리 급하길래 그래. 회사에서 말하면 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집까지 찾아와야 해?”윤설아는 발 밑에 있던 물건을 차며 그의 집을 못마땅하게 바라보았다. “좀 집 좀 치우고 살아라. 사람이 온다 하면 치워야 하는 거 아니야? 이게 다 뭐야!”“누구 보고 치우라고 해? 어차피 나 혼자 사는데 누가 본다고 그래!”그는 소파에 누운 채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네 마음대로 해.”윤설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한 바퀴 돌아본 뒤 의자에 앉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차성호가 갇혔대, 들었어?”“네가 그 말 할 줄 알았다.” 노형원은 손가락으로 윤설아를 가리키며 담담하게 말했다. “침착해, 침착해.”“넌 정말 침착하구나. 애초에 누가 나한테 안심하라고 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깊은 불만이 담겨 있었다.원래 차성호를 위해서 많은 일을 했었고 그를 지지했다. 그를 높은 자리에 앉힌 다음 한소은을 끌어내리려 했지만 실패하였다.한소은은 왜 이렇게 능력이 뛰어난 거지? 만약 2년 전이었으면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녀의 이름이 점점 더 많이 들려온다. 그녀는 한소은이라는 이름이 윤소겸보다 백 배, 천 배 더 싫다.“이건 일이잖아. 어떻게 실패가 없을 수 있겠어.” 노형원은 여전히 나른한 모습을 하며 말을 이었다. “나는 지금 기본적인 소식만 들었을 뿐 그날 차 씨 가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 차성호가 데려갔던 사람도 지금 종적을 감췄대. 뭔가 이상하지 않아?”“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난 결과가 중요해. 결과! 노형원, 네가 나한테 약속했던 결과는?!”윤설아는 그를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결과가 중요하다고 해도 과정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잖아.” 노형원은 천천히 다리를 내린 다음, 자세를 고쳐 앉고 커피를 내려놓은 뒤
노형원에 비해 윤설아는 그 가문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누가 윤 씨 가문의 권력 쟁탈전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꼭 그렇지만은 않아!” 노형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무슨 뜻이야?”“내 말은 차성호가 이렇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거야.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걸.” 노형원은 차성호를 조사하면서 그에 대한 이해를 마쳤다.가문에서 추방당한지 오래됐고 그만큼 원망도 매우 클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문으로 돌아와 그렇게 큰 소란을 일으켰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패배를 쉽게 인정하겠는가.윤설아는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차성호를 믿어? 계속 그 사람을 믿고 가겠다고? 차라리 차성재를 끌어들이는 게 가능성이 더 높겠다.“그 사람을 계속 믿는다는 게 아니라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야.”그는 손에 있던 담배를 끄며 말했다. “당분간은 차 씨 가문 안에서 가만히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지금은 우리에게 좋은 시기야. 이미 사람을 써서 한소은이 향초에 독을 넣었다고 전달했어. 아마 곧 조향계에서 퇴출될 거야. 한소은이 조향계에서 퇴출될 때쯤 우리 향수도 출시될 거야.”“뭐가 그리 좋은 건데?” 윤설아는 그가 웃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우리 회사의 향수가 잘 팔렸으면 좋겠어, 안 팔렸으면 좋겠어?”“잘 팔린다고 해도 네 성과로 인정 안되잖아. 근데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네가 책임져야 할 거야!”사실 윤소겸을 부사장으로 앉히려고 한 것은 이러한 이유였다.모든 일에는 항상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가 아무리 자신감이 있고, 자신이 하는 일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하지만 만약 판매 실적이 부진하거나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다면 모든 책임을 그 부사장에게 돌리면 된다.노형원도 그 의도를 알고 있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중요하지 않은 일에 너무 크게 신경 쓰지 마. 네가 뭘 해도 상관없는데 내가 하는 큰 일만 망치지 마!”윤
법의학자의 감정은 권위적이었고 외할아버지의 사인에 대한 의문도 없어서 곧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일이 끝난 후 한소은은 차성재와 차성호에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뜻밖에도 그녀가 다시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이번에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어디서 세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이었고 비록 짧지만 그녀가 어떤 향료에도 독소를 첨가할 수 있다고 말한 게 녹음되어 있었다.순식간에 온 인터넷이 시끄러워졌고 그녀는 계속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위치해 있었다. 한때 네이버가 마비될 정도로 여파가 컸다.중요한 것은 이 일을 매우 많은 대중들이 알았다는 것이다!조향사로서 이렇게 마음대로 향료에 독을 넣을 수 있다면 아무도 그녀의 물건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사용하는 향수에 독이 들어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이 일은 순식간에 번졌고 김서진은 열기를 가라앉히고 실시간 검색어를 통제하려고 했지만 한소은이 이를 저지했다.“이 일은 분명 계획된 것일 거예요. 일이 커져서 대중들이 모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당신이 실시간 검색어를 통제하려고 한다면 더 큰 반발을 일으킬 뿐이에요. 그냥 제가 몇 억 정도 손해본 다고 생각하고 어차피 이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으니 놔두세요. 돈도 안드는 일이니 이대로 두죠.”“...”그녀는 정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후 한소은이 미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말도 안 되는 얘기긴 하지만 그래도 이 일은 신생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심지어 환아에도 영향이 갈 수 있어요. 죄송해요.”“하지만 제가 장담하건대, 곧 진정될 거예요.” 그녀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김서진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손바닥에 얹은 뒤 가볍게 말했다. “또 바보 같은 소리네요! 당신과 저는 한 몸인데 연루된다고 하더라도 제가 신경이나 쓰겠어요?”“...”말투는 좀 거만했지만 그에게는 그럴만한 자본이 있다.그는 환아의 대표로서 모든 일을 겪었었다. 이런 작은 일은 그에게 정말 아무것도 아니
김서진은 전화를 받으러 갔다. 스피커폰을 키지는 않았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에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다.환아 본사에서 온 전화였고, 최근 매장 카운터로 반품하겠다는 고객들이 너무 많이 온다는 내용이었다. 사용한 적이 있든 없든, 산지 얼마나 됐든 간에 고객들이 반품해달라고 소란을 피운다고 한다. 만약 빨리 해결하지 못한다면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그런 일까지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홍보팀은 놀고 있어?” 그는 냉담하게 말했다.그는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환아의 사업은 방대했고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번 일은 홍보팀의 일이었고 홍보팀 쪽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다. 만약 모든 일을 다 물어본다면 그 대표는 정말 쉴 새 없이 일만 하다가 과로로 사망할 것이다.그가 화를 낸 것은 아니지만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나오는 차가운 기운에 전화 너머의 상대는 자신도 모르게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그... 홍보팀에서 이미 해결했는데 특수한 상황이라... 소은 아가씨가 연루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대표님의 의견을 물어보고...”당연히 홍보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의견을 묻는 이유는 이 방법이 또 한소은과 연루될까봐 두려운 것이다.“대표님...”전화 너머에서 잠시 뜸을 들인 뒤 빠르게 말했다. “홍보팀에서는 소은 아가씨가 잠시 쉬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미 관심이 집중되었기에 소은 아가씨 본인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매장 카운터에는 이미 사람을 보내 조정하고 있고 저희도 관련 부서를 찾아 적합한 감정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언론에도 연락하여 이 문제에 대한 브리핑을 준비하여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고 있습니다.”사실 객관적으로 본다면 이 해결 방법은 괜찮은 편이다. 만약 김서진과 한소은이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면 한소은을 쫓아낸 뒤 모든 결과를 책임지게 할 것이다.왜냐하면 그녀의 개인적인 발언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기 때문이다.“이미 방법이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럼 빨리
화면에는 저장하지 않은 번호가 나타났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빈번하게 전화가 왔었고 그녀는 제성에서의 일에 대한 인상이 아직 남아 있는지라 자연스레 누군지 알 수 있었다.그녀는 전화를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상대방이 먼저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 “한소은 씨 맞나요?”“네.” 한소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한소은 씨 조향 협회에서 당신의 조향사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어요.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상대방의 말투는 겸손하지도 않았고 어조도 높았다.한소은은 입술을 깨물며 옆에 있는 김서진을 바라본 뒤 말했다. “누구한테 조사를 받죠?”“...”상대방은 한소은이 반문할 정도로 평온할 줄 몰랐다는 듯 잠시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말했다. “당연히 조향 협회의 조사죠! 지금 당신이 몰고 온 파장이 너무 커서 당분간 조향사 자격을 정지시키고 조사 후에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상대방은 자신이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혹은 한소은이 이 일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려는 듯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제가 농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으로 인해 이 업계 전체가 나쁜 영향을 받았어요. 조향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얘기를 할 수 있는거죠? 결과가 확인되면 면허도 취소되고 평생 조향업에 몸담을 수 없을 겁니다!”이 말을 다른 조향사가 들었다면 매우 긴장하고, 초조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한소은은 전혀 반응하지 않고 여전히 웃고 있었다.“여보세요, 여보세요. 듣고 있나요? 한소은 씨! 당신이 어떤 배경을 갖고 있든 간에 당신은 조향 협회의 감독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지금 협회는 당신에게 근본적인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그는 계속해서 말을 했고 한소은은 마침내 그의 말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전 그냥 자격증을 획득한 적이 없어서 당신들이 감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전 조향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그녀의 말에 상대방은 너무
정말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한소은은 더욱 크게 웃었다. 과연 그는 그녀를 이해하고 있다.그녀는 조향사 자격증 같은 것들이 너무 형식적이라고 생각해서 시험을 보지 않았다.예전에 조향사 등급 시험은 본 적이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그녀는 조향 방면에서 다소 자신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노형원이 제안했다. 그는 당시 막 창업한 상황이었고 향수 개발을 하는 조향사의 조향사 등급 증명서는 매우 좋은 홍보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최소한 시험을 거쳐 인증을 받은 것이다.조향사 자격증 같은 것에 대해서는 노형원은 잘 알지 못했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게다가 한소은은 자신이 혼자 연구한 뒤 대부분이 이론 지식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향은 유연한 사고와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했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 책을 본 뒤 책 자체에 많은 오류가 있다고 느꼈고 자신은 흥미도 없고 고지식한 사람들과 겨룰 생각도 없었기에 아예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처음에는 시원 웨이브에 있었고, 나중에는 노형원과 선을 긋고 신생으로 갔다. 아무도 그녀에게 어떠한 자격증을 달라고 한 적도 없었고 언급한 적도 없었다.만약 이번 일이 아니었다면 그녀가 이런 시험을 본 적이 없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조향 협회 측에서도 그녀가 각종 국제 대회에 참가해서 각종 상을 받을 줄도 몰랐고, 기본적인 증명서 하나 없을 줄 몰랐다.지금 했던 말들을 모두 취소한다면 꼴이 매우 우스울 것이다.“맞다, 방금 제게 물었던 질문, 사실은...” 한소은은 잠시 곰곰이 생각한 뒤 말했다. “향료에 독을 넣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 없어요.”“네?” 김서진은 놀라서 눈썹이 올라갔지만 그녀가 계속해서 말하기를 기다렸다.“외할아버지 일 때문에 제가 이틀 동안 소성에 있던 회사의 실험실 빌렸잖아요? 전 특별한 실험을 했었어요. 향료에 독성 물질을 첨가하는 것이 완전히 가능하고 원래의 향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
역시 환아의 대응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다. 이틀 동안 모든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수하고 마음을 안정시켰을 뿐만이 아니라 회사에 닥치는 모든 부정적인 영향도 바꾸어 놓았다. 기자회견은 한소은이 직접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자신의 사무실에서 데이터를 훑어보던 노형원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책상을 쳤다.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환아는 일 처리가 아주 효율적인 회사였다. 위기를 수습하는 반응속도가 시원 웨이브보다 훨씬 뛰어났기 때문이다.대기업은 역시 대기업이다. 팀원들도 모두 가장 프로페셔널한 팀원들이었다. 예전의 그의 회사 같은 상황에서 이런 위기 사태가 벌어지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부정적인 영향이 사라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지금 밖에서 관찰하고 공부하는 것이 앞으로 대윤 그룹을 이끌어 나갈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환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편을 알고 상대편을 알아야 최후의 승리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한소은....요즘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을 보니 두려운 것인가? 아니면 여론의 타격이 무서워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걸까? 하긴, 지금 다들 그녀를 살인범을 보는 눈빛과 비슷하게 보니까.다른 사람들은 차 씨 가문의 이야기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소은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어 환아에서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향수의 안정성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반품할 수 있어 대부분 사람들의 원망을 잠재울 수 있지만 의심이 강한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여전히 안심할 수 없었다.김서진이 한소은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어려웠을 것이다.하지만 여전히 화가 가시지 않는다. 그동안 대윤 그룹에서 힘들게 일한 생각만 하면 그는 자신이 조금 더 좋은 가문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서진의 능력이 그보다 더 나은 것이 아니라 단지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을 뿐이라고 생각한다.이번 사건만 놓고 보아도 그는 전혀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회사의 전문 팀이 해결했을 뿐이다.
게다가 이 노형원이 윤설아와 가깝게 지내니 그의 적인 셈이다. 그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윤 씨 가문에 천천히 진입해 어머니를 빼오고 윤 씨 가문의 호적에 드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 모자가 진장한 윤 씨 가문의 주인이 된다.배다른 그의 누나 윤설아는...자신의 기분이 좋으면 그들 모녀에게 일을 주고 기분이 나쁘면 쫓아낼 것이다!자신과 어머니가 그동안 밖에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데. 어려서부터 빛을 보지 못하고 자란 그와 달리 그들 모녀는 이렇게 큰 저택에서 좋은 것만 먹고 지냈을 것이다. 윤 씨 가문의 주인은 바로 자신인데 말이다! 노형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싱긋 웃었다.“오해예요!”책상을 돌아 담배를 윤소겸에게 건넨 노형원이 문을 닫고 말했다.“이 프로젝트 책임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직원 모두가 소겸 씨가 얼마나 수고하는지 보고 있어요. 조향사도 윤소겸 씨가 데려왔으니 프로젝트도 직접 진행하고 출시일에도 직접 자리를 빛내줄 거잖아요. 윤소겸 씨가 그동안 수고한 모습을 모두가 지켜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그의 공손한 말 한마디와 “윤소겸 씨”라고 부르는 호칭이 윤소겸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예전처럼 거들먹거리는 모습이 아니었다.담배를 건네받은 윤소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쳐다봤다. “알면 됐어! 마음속으로도 그렇게 생각하길 바라!”“물론 그렇게 생각합니다!”그의 곁에 붙어 앉은 노형원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회사에서 앞으로 대윤 그룹의 차 주인이 윤소겸 씨가 될 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윤 회장님의 아들은 회사 업무를 돌보지 않고 회장님도 회사에 나오지 않잖아요. 프로젝트가 당장 성공을 하고 윤소겸 씨가 지금은 회장이 아니라고 해도 부 회장이잖아요! 제가 어떻게 감히 다른 마음을 품을 수 있을까요?”윤소겸은 싱글벙글하였다. 자신의 기쁜 마음을 숨기고 싶었지만 입꼬리가 그의 마음도 모르고 올라갔다. 그가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만, 그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일이야! 함부로 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