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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그녀는 순간 몸을 돌려 곧장 정하진 앞으로 가서 그를 바라보았다.

정하진도 사실 지금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하 씨 어르신이 이 사람을 원해서 그녀를 머물게 하려고 한다면, 이 점에 있어서 그들의 이익은 일치하기 때문에 별말 없이 이 여자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기만 하면 됐다.

옆에 수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주눅이 들어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은 체면이 떨어지기에 그는 떨리는 목소리를 억누르려 애쓰며 힘을 주어 말했다.

"뭐 하는 거죠?”

그는 방금 전에 이 마녀가 자신의 팔을 꽉 잡고 하마터면 팔이 뽑힐 뻔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 번 경험했기에 그는 마치 그녀가 무슨 악귀라도 된 것처럼 경계하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소은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빙긋 웃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그의 외투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

그녀가 그의 주머니에서 작은 향수병을 꺼냈고, 그것은 방금 전 그녀가 만든 향수였다.

그 향은 보편적이지 않았고, 포기하기 힘든 물건이었기에 정하진은 이쪽 일을 해결한 후에 돌아가서 잘 연구해 보고자 했다.

하지만 그는 막을 겨를도 없이 한소은이 향수병을 꺼내갔다.

"아니면 제가 남의 것으로 인심을 쓰죠, 이건 제 보잘것없는 선물이니 어르신께서 마음에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는 두 손으로 향수를 어르신에게 건넸고, 어르신은 거절하지 않고 그녀의 손에서 그 향수를 가져다가 먼저 자세히 눈으로 관찰한 다음, 다시 몇 번 흔들고는 비로소 병마개를 뽑고 코끝에 가져다 대었다.

코끝까지 거리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꽃향기가 물씬 풍겼다.

꽃향기라고 하기엔 정확하지 않고, 새벽 허브의 풀냄새도 은은히 섞여 있어 가슴을 파고든다.

"당신이 만든 건가?”

어르신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지만, 눈빛은 매우 진지했다.

한소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저와 정하진 씨가 함께 만든 겁니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손으로 뒤쪽 대문을 가리켰다.

"바로 뒤뜰의 작업실에서 정하진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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