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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잠시 멍해진 한소은은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제 이력으로는 협회에 가입할 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자 어르신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런 옛날 방식으로 문제를 보면 안 되지. 지금 사회가 이렇게 빨리 발전하고 있고, 인재도 많이 나오는데 이력 같은 걸 따지면 쓰나. 만약 정말로 실력이 있고 능력이 있는데 나이로 경력을 따지면 인재를 구할 수 없지.”

“내 나이가 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

그는 한 손을 들어 약간 몸을 기울였고, 곁에서 따라오던 사람의 안색이 복잡해졌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조향사 중 과연 탑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말씀은 너무 겸손하십니다. 어르신의 성취와 작품이 어떻게 저희 같은 후배들과 비교될 수 있겠습니까.”

“맞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입을 모아 말했다.

“어르신의 재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고, 앞으로 백 년, 천 년이 지나도 어르신을 능가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

한소은은 조향 협회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말할 줄은 몰랐다.

그렇다, 하 씨 어르신의 업적은 매우 높이 살 만하고 국내에서도 기념비적인 수준이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은 너무 과장이 심했다.

백 년이나 천 년 뒤는커녕 현재 국제사회를 내다보아도 유능한 사람이 많으며, 드러내지 않고 조향하는 데만 집중하는 은둔자는 말할 것도 없고, 하 씨 어르신이 그들 모두보다 낫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사람이 칭찬하면 다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는 등 협회 내에서 이미 그를 치켜세우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 같았다.

한소은은 아무 대꾸를 하지 않았고, 어르신이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영문을 알지 못했다.

원래는 이곳을 먼저 떠나 김서진에게 연락해 그가 어디에 있는지 보려고 했고, 가능하면 바로 소성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아직 발을 떼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큰 장벽이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하 씨 어르신의 말투로 보아 그녀를 놓아줄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어떤가?"

어르신은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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