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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오신 김에 바람 쐬러 나왔다고 생각해."윤설아는 그녀의 팔을 가볍게 흔들면서 애교를 떨었다. "그리고 거의 다 왔어."

그렇다고 하니까 요영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좀 지나서 차가 단독주택의 마당에 도착했으며 그녀는 이상하게 살펴보았다. "바람 쐬러 온다고 하지 않았어? 여기가 어디야?"

"여기가 내 집이야.” 윤설아는 웃으면서 차에서 내렸고 그 다음 돌아서서 그녀를 끌어당겼다.

의심스러워 머리를 내밀고 두리번거리다가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렸다. "네 집이라고? 언제 샀어? 나는 왜 모르지? 네 아빠도 알아?"

"엄마, 뭘 하든 아빠가 알아야 해? 아빠가 밖에 여자와 아이가 있다는 거 엄마한테 말해줬어?"

이 반문 한마디에 요영은 순간적으로 생기가 살아졌고 조금 불쾌했다.

"알았어. 내가 실수했어. 그만 화내. 날 믿어. 여기 왔으니 기분이 좋아질 거야.” 윤설아는 웃으면서 그녀의 팔짱을 끼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니?"

입구에서 멈추자 요영은 진지하게 그녀를 살펴보았다. 설아가 이 집이 자기 거라고 하는데 언제 집을 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여기 말고 또 다른 곳에도 있다는 건가? 그녀가 모르는 게 또 뭐가 있을까?

"엄마, 급할 게 뭐가 있어!” 그녀는 말하면서 문을 열고 큰 소리로 외쳤다. "집에 왔다!"

"집에 왔다고?"요영은 눈썹을 찡그렸지만 금방 눈을 크게 떴다.

그녀의 눈앞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 그녀가 오랫동안 몰래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한 사람이다.

"형...... 형원?!" 그녀는 놀라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심지어 자신의 눈에 문제가 생겼다고 의심했다.

노형원?! 그녀의 아들! 어떻게 여기에 있지?

회사에 문제가 생기고 전화가 왔었지만, 그 전화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연락이 오지 않았으며 요영도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일을 크게 벌일까봐 몰래 찾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찾았는데 찾지 못해서 심지어 그가 타격을 견뎌내지 못하고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지 걱정했다.

그렇다고 나쁜 소식이 전해진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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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신히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이해하고 그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물었다. “오빠를 찾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야. 그때 당시 오빠의 상황이 안 좋았고, 사실 엄마는 불편했던 거고 아니면 벌써 오빠를 찾아냈을 거야. 엄마한테 얘기를 안 한 거는 그때 오빠의 상황이 좀 시끄러웠거든. 엄마도 알다시피 그때 오빠를 찾는 사람이 엄청 많았어. 그래서 가급적이면 리스크를 줄이려고 일단 엄마한테 얘기 안 했어. 화난 거 아니지?” 그녀는 혀를 내밀며 귀여운 모습을 보였다.그녀의 얘기를 듣고 요영은 차마 그녀를 탓할 수 없었으며 자신의 아들이 무사한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설아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형원의 당시 상황이 확실히 매우 번거롭고 곤란했으며 불필요한 연락을 줄이는 게 맞았다.“화낸 거 아니야. 설아 너도 화난 거 아니지?”오래 전에 그녀는 어느 날에 설아에게 이복 오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그녀가 싫어 할지, 거부할지 심지어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을 풀어주려고 했다. 근데 뜻밖에도 그녀가 벌써 알고 있었고 지금 오빠라고 부르는 거 보니까 기분이 상한 거 같지 않았다.“화가 나냐고? 내가 왜 화나는데? 엄마가 사정이 있어서 말하지 않았다는 거 알아.”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나한테 오빠가 생겨서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그녀는 고개를 들고 노형원을 바라보면서 아주 환하게 웃었다.노형원도 그녀를 내려다보며 사랑이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이 두 남매를 보면서 요영의 울적한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다. “설아야…”“너 그럼 그 자식에 대해…”그녀는 멈추더니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만약 설아가 이복 오빠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이복 동생도 받아들일 수 있는 건가?윤설아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한눈에 알아차리고 노형원의 팔짱을 풀고 엄마와 함께 소파에 붙어 앉아 그녀의 품에 안기면서 말했다. “엄마, 밖에 그 혼외자식 말하는 거야?”“걔가 어떻게 우리 오빠랑 같아. 오빠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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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다! 이제라도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곧 쫓겨날 사람은 그녀가 될 것이다!윤설아와 노형원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 그는 알았다는 듯 맞은편에 앉아 입을 열었다. “어머니, 여태까지 윤씨 가문을 위해 많은 희생을 했어요. 노심초사, 모든 일을 생각해주었어요. 그 남자 때문에 우리 모자도 그동안 서로 보지도 못했고, 어머니도 자신의 커리어를 그만두고 은퇴하시고 일편단심으로 남편에게 내조하고 자녀를 교육시켰잖아요. 결과는 뭐가 남았어요?”이 말은 칼처럼 그녀의 가슴을 더 깊이 찔렀다.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불공평하게 느껴졌다!맞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의 아들도 마음껏 볼수 없었고 윤씨 가문을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결국 아들을 낳지 못한 이유로 윤중성이 그녀를 쫓아내려고 한다? 무슨 자격으로!“엄마, 아빠가 이렇게 하는 건 엄마한테 너무 불공평해!”윤설아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너희들의 말이 맞아. 그런데 네 아빠가 이 일에 얼마나 고집이 센지 알잖아. 내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 어쩌겠어?“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들고 윤설아의 손을 어루만졌다. “안타깝게도 넌 여자애야!” 만약 설아가 남자애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그녀는 정정당당하게 윤씨 가문의 가업을 물려받을 수 있으며 그녀의 실력과 수단으로는 윤씨 가문의 실권자가 될 수 있다. 또 이런 얘기! 윤설아가 이번 생에 제일 싫어하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그녀의 눈에 이상한 빛이 스쳐갔지만 금방 웃음으로 바뀌었다. “엄마, 내가 여자애지만, 오빠는 아니잖아.”“오빠…” 그녀는 멍해 있다가 눈을 들고 옆에 서 있는 노형원을 바라보며 멈추었다가 고개를 흔들었다.“안, 안 돼. 네 오빠가 윤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잖아. 쟤는......”“누가 윤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 윤설아는 그녀의 말을 끊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설아야?!”“엄마, 오빠가 윤씨 가문의 사람은 아니지만 오빠는 엄마의 핏줄이야. 나와 엄마, 그리고 오빠, 우리가 가족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14화

    “하지만......”“게다가 오빠는 내가 데리고 회사에 들어온 거니까 내가 모든 것을 처리할게. 아빠가 오빠와 엄마 사이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할 게.” 그녀는 잠깐 멈추었다. “그리고 엄마가 들으면 속상하겠지만 아빠가 이미 그 자식을 회사에 들였어. 그 자식에게 신경 쓰느라 계열사 신임 경리가 눈에 들어오겠어?”일리 있게 들렸지만 불안한 느낌이었다.“그런데 형원이 회사에 들어온다고 무엇을 바꿀 수 있겠어?”“엄마, 바보야! 오빠가 회사에 들어오면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생긴 거잖아. 우리 남매가 손을 잡으면 못할 게 뭐가 있어!” 윤설아는 계속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 “내가 곧 회사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새 부서를 만들야. 이미 기획안을 제출했어. 곧 있으면 통과될 거야. 그때 되면 오빠가 그 부서에 가서 경리하고, 우리가 안팎에서 서로 도우면 회사의 돈을 우리 손에 쥘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식도 회사에서 내쫓을수 있을거야!”그녀의 마음속에는 전반적인 계획을 세웠고 눈에서 날카로움이 보여 요영도 낯설었다.이 딸에 대해 그녀는 점점 낯선 기분이었다.비록 그녀가 자신과 같은 편이고 자신이 낳은 딸이지만 가끔 이상하게도 무서웠다.“엄마, 엄마?”연거푸 두 번 불러서 그녀가 정신이 들게 했다.요영은 억지로 웃었다. “들어보니까 괜찮은 거 같네. 다만 네 아빠가 그 자식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잖아. 회사에서 내쫓는 게 그렇게 쉽지 않을 거야.”“아빠가 아무리 아껴도 회사의 고참과 주주들이 동의하는 지 봐야지. 만약 그 자식이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면 아빠가 계속 그를 감싸줄 수 있을까?요영이 집중해서 윤설아의 말을 듣고 있을때 옆에서 노형원이 이어서 말했다. “맞아요! 이 일에 있어서는 제가 경험이 있거든요. 어머니, 걱정마요. 제가 회사에서 동생이랑 잘 해볼 테니까 윤씨 가문의 가업은 언젠가 우리 세사람의 것이 될 거예요.”“그때 가서 아빠는 뭐든 엄마 말을 들어야 할 거고 아빠를 내쫓아도 돼! 만약 계속 그 여자를 감싸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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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 공항에서. 비행기가 착륙한 후, 곧 김서진이 마련한 차가 기다리고 있어서 바로 차씨 집으로 향했다. 한소은은 비행기에서 한숨 자서 잠이 오지 않았으나 걱정이 태산이라 차창 밖을 내다보면서 멍 때리고 있었다. 차가 절반쯤 달렸을 때 김서진이 전화 한 통을 받고 안색이 매우 심각해졌다. “차씨 가문과 연관 있어요?” 너무 가까이 있어서 통화가 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가 의심스럽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조사할 것이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다. “지금 차씨 집에 차성재 말고 또 한 사람이 있는데…” 한소은은 침묵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차성호.” 이 세 글자는 주문처럼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기억들을 다시 일으켰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까. 차성호, 그녀의 작은 외삼촌, 차씨 집안 막내 아들, 차성재의 작은 아버지.사실 그때 당시, 외할아버지는 막내 아들을 아주 좋아했다. 하지만 그후 어떤 일이 생겼고, 나이가 어려서 정확히 어떤 일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작은 외삼촌은 차씨 가문을 떠났으며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차씨 가문에서 이 이름에 대해 입을 꼭 다물고 있으며 누구도 그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만약 김서진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 사람을 거의 잊을 뻔했다.“작은 삼촌? 돌아오셨다고?”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고 중얼거렸다. “네, 돌아오셨어요.” 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 소식은 정확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성호가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그의 컴백은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그분이 돌아오신 것도 당연한 거예요.” 한소은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간에 어쨌든 아버지시니 아들로서 장례식에 오는건 당연한 거예요.” “단순히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돌아오셨다면 괜찮은데…” 김서진은 진지하게 그녀를 한 번 바라보았다. “만약 차씨 가문으로 돌아가면 폭풍우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16화

    그녀를 노리고 온 거라면 분명 그렇게 단정했기 때문이며 단지 너무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웠다.그의 옳다는 눈빛을 보고 그녀는 화가 나서 웃었다. “정말 너무 우스꽝스럽네! 내가 왜 외할아버지에게 독을 써요? 그리고 내가 몇 년이나 차씨 가문에 돌아가지 않았는데요. 그전에 외할아버지 생신 잔치 때 한 번 돌아갔었고 다해서 이틀도 머물지 않았어요! 외할아버지는 어제 돌아가셨는데 제가 독을 썼다고요? 제가 언제 독을 썼는데요? 제가 왜 독을 써요?”“각종 흔적이 이번 일은 함정이라고 말해줘요. 함정이라면 이유가 필요 없죠. 게다가 당신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거 알고 있잖아요. 죄를 씌우려고만 한다면 어찌 구실이 없겠어요!”사실 방금 이 얘기를 들었을 때 그도 많이 놀랐지만 지금 상황은 아직 명랑하지 않다.만약 누명을 씌우는 거라면 왜 그녀에게 씌우는 건지. 이 일은 도대체 누구에게 이익이 있는지? 다시 말하자면 누가 이 일을 계획하고 있는 걸까.차성재가 그녀에게 돌아오지 말라고 일깨워줬으니까 당연히 그는 아닐 것이다.가장 의심이 가는 사람이 바로 갑자기 돌아온 차성호다. 오랫동안 실종이 되었다가 이 중요한 타이밍에 돌아왔으며, 그리고 정확한 소식에 의하면 그가 현재 차씨 가문에서 가장 큰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비록 차성재가 차씨 가문의 실권자이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젊으니 차성호가 돌아오는 것에 차씨 가문의 많은 어르신들은 매우 지지하는 편이다.“두려워요?”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고 부드럽게 물었다.“내가 한 적이 없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한소은은 입꼬리를 올리고 가볍게 말했다. “나는 그냥 궁금해서요. 도대체 누가 소동을 일으키고 있는 건지. 그리고 만약 외할아버지 돌아가신 것이 사고가 아니라면 누가 범인일까요?”“진정한 범인은 아마 당신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하는 사람이겠죠.” 그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 “당신 대신 내가 꼭 이 사람을 잡아낼 거예요!”차가 금방 차씨 가문의 영역에 도착했다.사실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은근히 수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617화

    한소은은 양쪽을 둘러보더니 화난 눈빛으로 말했다. “다들 뭐 하자는 거예요?”그 사람들은 분명 지시를 받고 그들을 둘러싼 것이며 그 다음의 움직임은 없었다.서한은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고 경계 상태였으며 일촉즉발의 형세였다.“당신들이 우리 차씨 가문의 사람도 아닌데 차씨 가문의 영역에서 뭐 하는 거예요?”한소은은 주변을 대충 둘러보고 이 사람들이 차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차가운 말투로 호통쳤다.“누가 차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한 목소리가 들렸으며 이어서 한 사람이 방에서 걸어 나왔고 가까이 올 때까지 그 사람들은 자동으로 길을 비켰다.비교적 익숙한 얼굴에 가벼운 주름이 더해졌고 가장 선명한 것은 왼쪽 얼굴에 비뚤어진 칼자국이 있었고 머리카락은 아직 새까맣지만 대머리가 될 추세였다.비록 기억속에 남아있던 것과 조금 차이가 났지만 한소은은 알아보았다. 차성호!“삼촌.” 그녀가 불렀다.차성호는 웃었다. “그래. 이 삼촌을 알아보네. 차씨 가문이 너를 키운 보람이 있네.”만약 돌아오기 전에 미리 알아보지 않았더라면 한소은은 그가 나타난 것에 놀랐을 거고 심지어 그가 단순히 장례식 때문에 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가 나타난 것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삼촌이 오랫동안 깜깜 무소식이더니 오늘 외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이게 뭐하시는 거예요? 외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주먹질이라도 할 건가요?“그녀는 그 사람들을 흘겨보았으며 하나같이 좋은 사람 아니었다.“나도 폭력을 쓰고 싶지 않아. 그런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게 수상해서 원인을 밝혀야지. 소은아, 외할아버지가 너를 키웠으니 정이 박하지 않을 거야. 비록 너한테 엄격해도 네가 이렇게 무정하게 너의 친 외할아버지에게 독하게 굴면 안 되잖아!”그는 어지간히 감탄하며 말했고 말투는 겉돌 듯했으며 말하다가 갑자기 눈을 치켜세우고 눈빛이 아주 날카로웠다.그 눈빛은 유독 무서웠으며 그녀를 심판할 듯했다.아니, 심판이 아니라 이미 그녀에게 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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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촌이 뭐라고 해도 나 먼저 외할아버지께 절부터 올릴 거예요!”여기서 논쟁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그녀는 일단 외할아버지께 절을 올리고 가능한 직접 외할아버지의 유골을 확인하고 최소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야 한다.“넌 그럴 자격이 없어!”앞으로 한 발 나아가 그녀를 막고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차성호는 손을 흔들었다. “잡아!”그 사람들이 금방 달려들었으며 무력을 강행하여 그녀를 잡으려는 모양이었다.“잠깐!”김서진이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나아가 한소은을 자신의 뒤로 막고 시선은 차성호를 보았다. “차씨 어르신의 영전에서 난동을 부리다니 소문나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까 봐 두렵지 않아요?”차성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오만하게 그를 바라보며 대수롭지 않아했다. “당신은 누구야? 우리 차씨 집안의 일에 네가 무슨 자격으로 참견해!”“나 한소은의 남편이예요. 차씨 어르신은 저의 외할아버지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이 일은 당연히 제가 상관할 일이죠!” 김서진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 “내가 잘못 기억한 게 아니라면 차씨 가문의 일은 줄곧 차성재가 관리하는데 차씨 가문이 이렇게 규칙이 없어요. 관리자가 입을 열지도 않았는데 옆에 사람들이 떠들썩하면서 때리겠다 죽이겠다 난리예요?”한바탕 쓴 소리를 듣고 차성호는 별로 화내지 않고 머리를 숙이고 무심한 듯 자신의 새끼손가락의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아주 천천히 말했다. “그럼 당신의 정보가 많이 후지네. 전에 내 조카가 대신 관리하고 있었던 거는 사실이지만 이제 내가 돌아왔으니 당연히 내가 이 집안의 가장이 되는 거야. 젊은 친구들을 좀 쉬게 해야지.”알아본 것과 같이 차성재가 과연 실권을 잃었다.하지만 차성재도 차씨 가문의 실권을 장악한지 1,2년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쉽게 실권을 잃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일이 수상했다.“나 차성재를 만날 거야!” 한소은이 소리를 쳤다.이 삼촌이라는 사람이 너무 의심스러웠지만 먼저 손을 쓴 탓에 이미 차씨 가문의 실권을 장악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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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서 한참 쾅쾅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차성호는 입꼬리를 올리고 돌아서려고 할 때 갑자기 찬바람이 느껴지면서 다음 순간 한 손이 그의 어깨에 걸쳤다. “삼촌, 위풍당당하시네요!”설령 차성호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해도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으며 눈가의 잔광으로 보니까 그가 데리고 온 수하들이 모두 찌그러지고 비뚤어진 모양으로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어떻게 해냈을까?!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어떻게 가능하지!“너…” 그는 너무 놀라서 목소리까지 쉬어 침을 삼키고 말했다. “너 감히 어르신에게 손을 대?”“내가 당신을 어르신으로 생각해야 당신이 어르신이 되는 거예요. 내 마음속에서 어르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당신은 쓰레기도 못 돼요!” 그를 흘겨보며 한소은은 한 단어 한 단어 또박또박 말했다.물론 그가 차씨 가문의 사람이고 또 외할아버지가 가장 사랑하는 막내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녀는 몇 년을 못 본 삼촌이 만나자마자 그녀에게 폭력을 쓰려고 해도 삼촌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아무런 이유와 근거 없는 죄를 씌우는 데 그녀가 이대로 인정할 리가 없으며 꼭 진실을 밝힐 것이다.“까불지 마!”이때 중후한 목소리가 들리면서 안에서 한 무리 사람들이 나왔으며 그 목소리가 가장 앞에 있는 사람이다.“작은 할아버지.”한소은은 흘겨보고 알아보았다.그분은 차씨 어르신의 사촌 동생 차국동, 촌수를 따지면 작은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며 차씨 족보에서도 어르신이다. 수년 간 차씨 집안일에 거의 참견하지 않았는데 이때 나타났다.하지만 이상할 것도 없다. 아무래도 어르신의 장례식에 사촌 동생으로서 참석하는 게 정상이다.이 순간 그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의 앞에 섰으며 뒤에는 차씨 가문의 어르신들이 계셨다. “한소은, 지금 뭐하는 짓이야?”상대하기 쉽지 않은 사람이다!그들이 입을 열자 모두 차성호의 편이라는 것이다. 방금 그녀를 곤란하게 굴 때 왜 나타나지 않고 지금 차성호가 제압당하니까 그녀가 까분다고?한소은은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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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임남을 달래던 임상언이 무심히 되물었다.“로사 왕자는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날 Y국으로 송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로사 왕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걸까요?” 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신호가 나쁘거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로사 왕자가 저희 연락을 거부하고 있을 수도...”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둘 다 이미 답을 얻은 듯했다. 로사 왕자가 그토록 연락을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가?...3일 후. 소은은 마지막 침을 놓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여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시술로 폐하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실 겁니다. 하지만 일어서는 건 천천히 시도하셔야 합니다. 너무 서두르시면 안 돼요.”소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무엇 때문에 웃는 거지?” 여왕은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약간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낀 터라, 소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사실 R10 실험을 고집하신다면 결국 폐하께서는 이 몸을 떠나게 되실 텐데, 제가 이 몸에 애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여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한 거지?”“어쩌면, 폐하께서 마음을 바꾸실 지도 모르니까요.” 소은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올 때 두 손은 비어있지만, 이 몸만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죠. 몸마저 버리신다면, 그 영혼은 여전히 진짜 자신일 수 있을까요?”“그렇구나.” 여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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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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