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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정하진은 눈썹을 매만지며 그녀가 안에서 무엇을 고르는지 지켜보았고, 그는 곧 향신료의 일부를 채취했다.

그녀는 채취가 끝나자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바로 뒷방으로 갔다.

뒷방에는 몇몇 기구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일부러 괴롭히려는 듯 완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소은은 개의치 않고 향료 정제 및 제조를 시작했다.

사실 이틀 동안 여기서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많은 제품들을 두고 사용하지 않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이미 정제된 오일과 그 향료를 혼합해 제조하였고 곧 은은한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정하진은 그녀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고,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계속 쳐다보았다. 그는 소리 내지는 않았지만 계속 그녀를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녀가 분석하는 도구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채 바로 혼합하는 것을 보고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곧 한소은이 그를 곁눈질하며 쳐다보자 그 눈빛으로 인해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

잠시 동안, 물건이 부딪히는 소리만 들려왔고 공기 중에는 가슴속까지 스며드는 향이 떠돌기 시작했다.

정하진은 자신이 최고의 조향사 중 하나라고 자부해왔다. 그는 아직 젊었고, 그의 명성이 다른 최고의 조향사들만큼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이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심지어 재능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순간, 그는 자신을 의심했다.

그녀는 자신 앞에서도 편안하게 향수 만드는 일을 해냈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조향사도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향수를 마치 커피 마시는 일처럼 편안하게 만들었고, 그녀는 향수를 만드는 데 온전히 집중하며 그 일을 즐기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정하진 또한 그녀에게 집중하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한소은이 “OK”라고 외치고 나서야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간을 다시 보니 세 시간 가까이 흘러 있었다.

“시험해 보실래요?” 그녀는 자신감 가득한 모습으로 작은 병을 그의 앞에 내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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