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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상대방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급하시다면 오후 말고 지금은 어때요?”

“지금요?!”

그녀는 멍하니 있다가 대문이 ‘삐’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것을 보았다. 대문 앞에 서있는 사람은 바로 아침에 떠나던 정하진이었다.

그는 손에 전화기를 들고는 그녀를 향해 흔들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어쩐지 방금 목소리가 익숙하더라니, 또 그 사람이었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어제 있던 일도 그렇고, 그 아가씨의 삼촌인 건가? 그래서 어제 먼저 손을 써서 윤향을 다 사들인 건가?

어쩐지 협회에만 들어가면 희귀한 향료도 있다더니

이게 바로 타당한 협박인가?!

“절 찾아올 줄 알고 있었어요.” 정하진은 웃으며 들어왔다. “어떤가요, 잘 생각해 보셨나요? 마음 바꾸려는 건 아니죠?”

한소은은 이번엔 직접 거절하지 않고 팔짱을 낀 채 그를 바라보았다. “왜 하필 저죠?”

“네?”

“당신 말대로 조향 협회는 들어가기 어렵고, 매년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 왜 저 같이 이름도 없는 사람을 영입하고 싶어 하시는 거죠?”

“이름이 없다고요?” 정하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프랑스 최고의 조향사의 초청을 거절할 수 있는 이름 없는 조향사는 당신이 처음입니다.”

“단지 윌 선생의 초청을 거절했기 때문인가요?”

“그것뿐 만은 아니죠.” 그는 손가락으로 코를 비비며 말했다. “절 이기셨잖아요.”

그녀는 전혀 몰랐다. 그 대회는 단지 회사에서 파견 보낸 곳이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였을 뿐이다. 하지만 정하진에게도 그 대회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정 씨 가문에게 그는 반역자고, 정치를 잘 하며 집안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 씨 가문의 할머니는 보수적인 인물로 자신의 아들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향수는 여자들이나 쓰는 물건이었고, 남자들이 그런 것을 다루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열린 그 대회에서 정하진은 할머니와 내기를 했다. 원래 1등을 따낸 뒤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이렇게 어린 소녀에게 질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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