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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한소은은 자고 일어나니 이미 정오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난 뒤 대충 추스르고 나갈 준비를 했다.

어젯밤에 계약 상대에게 주소를 남기라고 했지만 전화번호만 남겼다. 그녀는 밤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일찍 가서 사와야 했다.

밖으로 나가면서 전화를 거니 금방 연결이 되었다. “이따 어디서 만날까요? 참, 지금 물건을 가지고 계시나요? 저 재배지부터 가서 확인하고 싶어요.”

그녀는 말을 빠르게 마쳤고 이미 대문에 도착했다.

그러나 전화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죄송해요, 팔지 않겠습니다. 제가 큰소리쳤지만 사실 물건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없다고요?”

뭐가 무서워서 그러는 거지, 상상이 많아지면 더 두려워져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다만 우물쭈물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니 한소은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이 불만족스러운 건가요? 그러면 그거에 대해서는 다시 얘기할 수 있어요. 물건의 품질만 괜찮으면 가격은 반드시 만족하는 조건으로 맞춰줄 수 있어요.”

하지만 들려오는 상대방의 대답은 달랐다. “아니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물건이 별로 없어요.”

한소은은 한 손을 허리에 짚고 대문을 바라보았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정원에 있던 큰 나무도 사라져 있었다.

그녀가 자고 있을 당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었고 창문으로 정하진이 명령하는 것을 보았다. 그 물건은 그의 것이었는데, 이 나무가 없다면 날 가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건가?

다만 지금은 이렇게 넓은 정원에 그늘이 전혀 없었고, 게다가 답답한 얘기를 듣고 있자니 더욱 짜증이 났다.

“알겠어요, 많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어디서 찾은 건지, 아니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주세요. 그거 전부 제가 살게요. 그것도 안된다면 누가 심고 키운 건지라도 알려주세요. 제게 소개해 주셔도 돼요.”

“그럼...” 여자아이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전화번호밖에 없어요.”

“좋아요. 전화번호 제게 주세요. 다른 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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