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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아무것도 아니야, 기분이 별로 안 좋나 봐.”

어깨를 으쓱하며 윤설아가 웃었다.

“엄마, 마실 걸 가져온다고 하지 않았어?”

"넌 아직도 이렇게 식탐을 부리니, 살찌는 게 무섭지도 않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손짓으로 준비한 디저트를 내오게 했다.

“그나저나 저번에 이미 애인이 있다고 했잖아. 도대체 누구길래 널 데려다주는 걸 본 적이 없어?”

"헤어졌어.”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고, 요영은 순간 멍해졌다.

“헤어졌다고? 왜 헤어진 거야, 분명히 데리고 와서……”

“젊은 남녀가 연애를 하고 안 맞으면 헤어질 수 있지!”

윤설아는 손사래를 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꼭 최고의 사위를 찾아 줄 테니까!”

그녀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며 요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 네 아버지는 내일 그 여자랑……”

뒷말을 잇지 않았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윤설아는 먹던 일을 멈추더니 어머니를 돌아보며 물었다.

"정말 그 여자를 데려온다는 거야? 큰아버지가 동의를 했어? 아버지는 집안을 도대체 뭘로 보는 거야!”

"이제 네 아버지는 굳게 결심하셨어, 누구의 말로도 그 사람의 결정을 좌우할 수 없어."

이 말을 꺼내자 언제나 단호했던 그녀의 얼굴에도 근심이 피어올랐다.

“결국은 내가 아들을 못 낳았으니……”

"아들을 안 낳은 게 뭐 대수라고!”

윤설아가 화를 내며 일어섰다.

“큰아버지 집에도 아들은 있지만 그 사람이 가업을 이어받을 수 있겠어? 난 회사에서 몇 년 동안 이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내가 아들보다 못하다고? 그 밖에 있는 사생아보다 내가 못한 게 뭐가 있어? 나는……”

"설아?!"

가볍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요영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이런 그녀의 모습을 요영은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윤설아는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목청을 가다듬었다.

“내 말은, 이건 엄마 탓이 아니라, 아빠 탓이라는 거야. 그 사람이 아빠한테 미안해해야 한다고.”

그녀를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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