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삐죽거리며 허우연은 마지막 선을 지켰다.“네가 나한테 뭐라 안 하면 나도 화 안 낼게.”"피식......" 웃음을 참지 못한 윤설아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바보! 비위를 맞춘 거라 해도 넌 제일 예쁘고 귀엽게 비위를 맞춘 거야!""또 그렇게 말해?"발을 동동 구르며 허우연이 성냈다."그래, 그래, 그래 말 안 할 게. 일단 손부터 떼 주면 안 될까?"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그 손을 바라보았다.“안 놔, 너 도망가면 어떡하라고?”윤설아가 웃으며 허리를 굽혀 말했다.“여긴 내 집인데 어디로 도망가? 위층으로 올라가서 옷 갈아입으려고 하는 거야, 네가 내 옷을 더럽혀서. 옷도 한 벌 안 물어줄 거면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지도 못하게 하는 거야?” 허우연은 그제야 그녀의 뜻을 깨닫고 서둘러 손을 놓았다.그녀가 손을 놓았지만, 윤설아는 서둘러 올라가지 않고 말했다."너 나랑 같이 올라가지 않을래? 네 옷도 더러워졌는데 일단 내 옷으로 갈아입어."고개를 숙여 가슴 쪽의 얼룩을 한 번 보았는데 확실히 자국이 있어서 사양하지 않고 윤설아와 함께 위층에 있는 그녀의 방으로 올라갔다.윤설아는 스스로 옷을 갈아입고는 허우연에게 옷 한 벌을 골라주었고 허우연이 옷을 갈아 입는 걸 기다린 후 뒤에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거울을 보여주었다."봐봐, 얼마나 예쁘냐!"허우연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봤는데 맑은 눈망울과 하얀 이가 돋보였고 눈은 울어서 약간 부어올랐지만, 그녀의 미모에 조금도 흠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보는 이의 애틋함을 자아냈다. 정면과 측면, 어떻게 봐도 그녀는 다 예쁜데 왜 김서진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생각이 나 또다시 눈시울이 붉어졌고 울음을 참기가 힘들어졌다."잘 봐봐." 윤설아가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는 허리를 굽혀 말했다. "너 이렇게 예쁜데 왜 그렇게 떨쳐버리지 못하는 거야.""맞아, 나 이렇게 예쁜데 왜 날 안 좋아하는 거지? 오빠는
윤설아가 한 말을 그녀는 알 것 같기도 했고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했다."그럼 난 어떻게 해야 된다는 거야?" 허우연은 마음속에 조금씩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느끼기 시작했고, 마치 무언 가가 서서히 그녀의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더 이상 조금 전처럼 그렇게 막막해하지 않았다."우연아, 너는 너무 아름다워서 빛이 날 정도야. 너는 일단 그가 너에게 관심을 갖도록 해야 돼."윤설아는 더욱 허리를 굽혔고 거의 그녀의 뺨에 닿을 정도로 얼굴을 대고 말했다. 허우연의 눈이 막 빛을 내려 할 때 갑자기 돌아서서 말했다. "하지만...""하지만 뭐?" 그녀의 하지만이라는 단어는 허우연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하지만 지금 네가 이런 식으로 행동하기엔 이미 늦었어! 전에 네가 너무 비굴하게 행동해서 이미 그 사람을 너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게 했어, 네가 지금 뭘 어떻게 한다 해도 그는 이미 생겨버린 너에 대한 인상을 바꾸지 않을 거야, 게다가 지금 네 앞에는 이름 모를 강적도 있고 시간도 촉박해서 이렇게 하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아."윤설아는 손을 떼고는 허리를 곧게 펴 화장대 앞에 앉아 핸드크림을 천천히 발랐다. 그녀는 늘 세심한 관리를 해왔고, 모든 부위를 여유롭게 두루두루 관리했기 때문에 윤설아의 피부는 매우 좋았다. 그녀는 굉장히 예쁘다고 할 수는 없었고 특히 허우연과 비교하면 더욱 평범해 보였지만 피부가 굉장히 하얗고 부드러워서 물도 빼낼 수 있을 것 같이 보인다는 점에서는 허우연보다 나았다.윤설아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핸드크림만 열심히 바르는 모습을 본 허우연이 급하게 말했다."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야? 네가 그렇게 급하게 해야 할 문제도 아니라고 했잖아, 결혼을 해도 이혼도 할 수 있는 거고, 게다가 지금은 고작 약혼만 한 거라고 하지 않았어? 그러면서도 또 내가 늦었다니, 도대체 무슨 뜻이야?"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번 보고는 윤설아는 유감스럽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방법은 당연히 있지, 그냥 네가 그렇
모든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지 이해득실을 따져야 하고 견제와 제어를 받아야 한다. 큰아버지 윤백건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장으로서 똑같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똑같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서는 안 됐다. 그녀는 모든 집안이 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예외가 있을 줄은 몰랐다.허우연의 입에서 김서진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막을 사람도, 감히 의견을 제시할 사람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아닌가? 이것이 바로 그녀가 추구하고 동경하는 것이 아니었나?정말 이 세상에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고?"설아야, 윤설아…." 몇 번을 연거푸 불렀지만 윤설아는 반응이 없었다. 허우연이 고개를 돌려 윤설아가 멍 때리는 것을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몇 번을 잡아당겼을 때 겨우 반응을 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아니, 별거 아니야.” 윤설아는 고개를 가로젓고는 다시 물었다.“그럼 너 말은 만약 네가 그 사람이랑 같이 있고 싶으면 반드시 그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거지?”"당연하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이렇게 신경 쓰겠어!"입을 삐죽 내밀고는 손가락을 매만지며 허우연은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에효, 설아도 무슨 아이디어를 줄 수 없는 건 알고 있었고 기껏해야 위로 정도 해주겠지.’"그럼 네가 이렇게 애를 써서 얻은 게 뭐야?""얻은 건…의외로 많이 있어, 가방도 있고 옷도 있고 장신구도 있지만 명절이나 내 생일 때만 줬어. 하지만 다 되게 비싼 물건들이야, 디자인이 그렇게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윤설아가 그녀의 말을 끊고는 말했다. “누가 그런 걸 물어봤어!"그럼….""내가 물어본 건 몇 번이나 뽀뽀를 했는지, 안아본 적은 있는지……어?!"윤설아가 작은 소리로 손으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말을 했다.말을 들은 허우연의 얼굴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붉어졌고, 그녀는 윤설아를 두 번 힘껏 내리쳤다. "어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윤설아는 몹시 한스러워 그녀의 못난 모습을 흘끗 보았다. "내가 진짜 할 말이 없다.""그러니까 이 몇 년 동안 너 뭘 쫓아다닌 거니?"정말 한 명은 용감하게 쫓아다니고 한 명은 용감하게 거절하고 이런 일은 그녀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마음 독하게 먹고 사람을 잡든지 아니면 아예 포기하고 다른 사람을 찾든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현재 상황은 정말 허우연이라서 버틸 수 있는 것이다."이제 와서 그런 얘기 그만해. 그러니까 말해봐. 내가 도대체 희망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글쎄. 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지. 너는 그 사람을 원하는 거니 아니면 그 사람의 마음을 원하는 거니?"윤설아는 약간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물었다.허우연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당연하지! 당연히 다 갖고 싶지!""그런데 문제는 너 지금 하나도 갖지 못했잖아. 그러니까 만약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너는 무엇을 가지고 싶어?"그녀는 검지 손가락을 내밀고 허우연의 눈앞에서 흔들며 말했다. "사람이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돼. 하나만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생각해봐. 너는 그 사람과 영원히 같이 있고 싶어? 그 사람 마음이 너한테 없더라도. 아니면 그 사람의 마음은 너한테 있지만 영원히 같이 있을 수 없어."“......”이 문제는 허우연을 난처하게 만들었다.그녀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몇 년 간 계속 김서진을 쫓아다녔으며 영원히 그와 함께 있을 거라는 생각만 했고 그 사람이든 그 사람의 마음이든 모두 그녀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윤설아의 말도 맞다. 지금 문제는 둘 다 잡지 못하고 둘 다 잃게 될 상황이다.그럼…"난 사람을 원해!"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마지막 결심한 듯 고개를 들었다. "그 사람 마음에 내가 있으면 무슨 소용 있겠어. 옆에 있는 사람이 내가 아닌데 얼마나 괴로워! 나는 매일 그의 곁에 있으면서 영원히 같이 있을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도 언젠가 얻을 수 있을 거야!"윤설아는 고개를
"이 일은 그들 모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거예요! 잘 생각해 봐요!" 윤중성은 양손을 허리에 대고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위층에 서 있는 허우연은 아무래도 엿듣는 것 같아서 좀 어색했다. 지금 친구의 부모님이 싸우고 계시는데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도 부적절하고 방으로 돌아가려니 두 분을 놀라게 할까 봐 걱정됐다.그리고...그녀는 윤설아 쪽을 바라보니까 윤설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거기에 서서 무표정이었으며 두 손으로 계단 난간을 꽉 잡고 있었다.......그녀를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고, 아래층에서 다투는 두 사람은 집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여전히 싸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요영은 몸을 돌려 소파에 앉으며 가볍게 피식 웃었다. "우리를 위해서요?! 흥! 듣기 좋은 말이네요! 솔직히 말해서 당신을 위해서 그런 거잖아요. 그리고 밖에 있는 그 천한 년! 윤중성, 나가서 알아봐요. 누가 밖에 여자를 집으로 들이냐고요. 이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앞으로 해성 사람들은 모두 나를 우습게 보겠네요! 우리를 위해서라고요? 말을 쉽게 하네요!""당신 좀 봐요. 생각이 짧았잖아요? 지금 윤씨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당신이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요. 윤설웅 저 못난 놈은 가업에 관심도 없고 우리 형님은 여전히 사업에 손 놓을 생각 안하고, 아들이 없는 내가 잘못한 거지. 아니면 벌써 가업을 물려 받았을 텐데요. 그나저나 만약 당신이 애초에 아들을 낳았더라면 이런 일 없었…."말이 끝나기도 전에 요영이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내자 윤중성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힘 빠지게 말해봤자 내가 아들을 낳지 않았다고 탓하는 거 아니에요? 윤중성, 내가 당신과 결혼한 후 이 몇 년 동안 안팎으로 대가족을 챙기는 게 쉬운 줄 알아요? 큰 형님 집의 언니는 능력이 없어서 모든 걸 내가 처리하길 바라시는데, 내가 윤씨 집안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바쳤는지 못 본 것도 아니잖아요. 이제 와서 내가 아들을 낳지
"당신이 한 짓을 봐요!"요영은 그를 매섭게 노려보더니, 얼른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갔다.허우연은 윤설아를 따라 방으로 돌아왔고, 그녀의 침묵하는 모습을 보고 위로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녀의 뒤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으며 이렇게 같이 있으면 그녀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오히려 윤설아가 먼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고 웃었다.그녀의 웃음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분명 억지로 짜낸 웃음이었다. "미안해. 웃음거리를 보였네.""그렇게 말하지 마!"허우연은 앞으로 가서 그녀의 어깨를 감쌌고, 갑자기 친한 친구가 자신보다 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지만, 윤설아가 상대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친부모였다. 아버지가 밖에 여자와 혼외아들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렇게 남아를 선호하며 가업을 밖의 여자와 아들에게 줄지언정 자신의 딸에게 물려주기 싫은 것이 단지 여자애이기 때문이다.또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때 요영이 이미 올라와서 예의상 문을 두드리고 바로 밀고 들어왔다.허우연을 보았을 때, 다른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는지 약간 놀랐다.그러나 그녀는 곧 정신 차리고 허우연에게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우연이 왔구나!”"아줌마, 안녕하세요!"허우연은 착하게 인사를 했다.요영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곧장 윤설아를 향해 그녀 앞에 서서 2초 동안 바라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설아야, 왜 우연이랑 놀러 나가지 않았어?"분명히 그녀는 이 말을 하러 온 것은 아니었지만 허우연이 같이 있는 것을 보고 말을 바꿨다.“밖이 너무 추워서 나가기 싫어.”윤설아는 눈을 내리깔고 눈앞의 바닥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날씨가 정말 점점 추워지고 있어. 요즘 엄마랑 아빠도 회사 일로 바빠서 너랑 같이 옷 사러 갈 시간도 없네. 이때면 옷 몇 벌 살 때도 됐는데. 자…"말하면서 그녀는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윤설아의 손을 잡아당겨 그녀의 손에 넣어주었다. "마침 우연이
"그럼 갈게. 아빠 안녕!"그의 볼에 뽀뽀를 하고 윤설아는 빙그레 웃으며 허우연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허우연:"!!!!!"그녀는 이 장면을 보고 온 몸이 불편했으며 자신의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왜! 설마 방금 보고 들은 것이 모두 거짓인가? 촬영장에서 촬영하는 것처럼 모두 대사니까 말을 하고 나면 마음속에 두지 않는가?그렇지 않으면 윤설아가 어떻게 이렇게 침착할 수 있지? 자상한 아빠와 착한 딸이 있는 화목한 가정이며 아빠에게 애교도 부릴 수 있을까?운전석에 앉아 그녀는 묵묵히 차에 시동을 걸고 윤설아를 데리고 나갔으며 가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녀의 머리속에는 아직 정리가 덜 되었고 그녀의 인지 범위를 조금 벗어났다.이건 불합리하다! 이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윤설아는 작은 가방을 열고 그 안에서 작은 간식 봉지를 꺼내 예쁜 손톱으로 찢어서 말린 살구 조각을 허우연의 입에 내밀었지만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한 번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윤설아도 강요하지 않고 자신의 입에 넣었다."방금 그 말을 듣고도 내가 왜 아빠랑 그렇게 친하고, 왜 내가 옷까지 사주냐고 생각해? 내가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면서 아빠와 한바탕 싸워서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해?"그녀는 마치 방관자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그것은 내가 어릴 때부터 알았는데 울고불고 난리를 피운다고 아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거야."그녀는 천천히 간식을 씹으며 조용하게 앞을 응시하며 말했다. "내가 울고불고, 내가 난리를 피우거나 우리 아빠랑 싸우면 아빠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그럼 아빠가 나의 능력을 인정해줄 수 있을까? 그럴 리 없어!""그렇게 하면 나를 미워하게 되고, 내가 철이 없고, 밖에 있는 그 이복동생과 경쟁한다고 생각할 걸.""아빠가 그렇게 생각할수록 나는 더 얌전하고 철이 들어야 해. 아빠가 내가 여자애니까 여자애다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나는 아빠가 보고 싶어하고
윤설아는 무심코 한 말이지만 허우연은 새겨들었다. 그 말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서서히 자라고,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거리낌없이 풀이 자라고 퍼졌다. 그녀는 생각할수록 절친의 말이 매우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이것이 바로 인간의 경험이다. 직접 목격한 적이 있기 때문에 마음속에는 거울처럼 정확히 보인다고 생각했다."그럼 우리는 이제...""당연히 옷을 사러 가야지. 아빠한테 약속했는데!"윤설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허우연은 고개를 끄덕이자 핸들을 꺾고 비즈니스 센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한소은은 며칠 동안 의기소침해 있다가 마침내 그 가라앉은 감정에서 벗어났다. 악몽을 꾸었을 뿐, 어린 시절의 별로 즐겁지 않았던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냈을 뿐, 이것 때문에 과거에 몰입해서는 안 된다.게다가 외할아버지께 드려야 할 향 외에도 마르세유 비누의 임무는 반드시 서둘러 완수해야 하고 그녀가 약속한 이상 이 일을 반드시 잘 해내야 한다.연구실에 온 힘을 쏟아 부었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이연이가 휴가라서 제대로 도와주는 조수가 없기 때문에, 그녀 혼자가 더 바빠졌다. 물론, 연구실 자체도 몇몇 스태프들이 있지만, 그녀의 의도를 바로 이해할 수 없고, 의사소통도 이연과 하는 것처럼 가볍고 자유롭지 않다. 결국 사람은 호흡을 맞추어야 한다.원래는 이미 충분히 바빴는데, 이때 리사가 와서 출장 나온 김에 그녀를 보러 왔다고 저녁에 같이 만나서 식사하자고 전화 두 통을 했다.만약 특별한 사람이 온 것이 아니라면, 한소은은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촉박하다!하지만 리사는 그녀의 좋은 친구였고 프랑스에 있을 때도 많이 도와줬으니까 이번에 꼭 만나야 한다.김서진에게 저녁을 들어가서 안 먹겠다고 말하고 리사와 미리 약속한 식당에 갔는데, 그녀를 봤을 때 하마터면 알아볼 수 없을 뻔했다.하얀 빅카라 패딩은 그녀의 몸매를 부각시키기 위해 커팅한 듯 보였고, 한소은의 앞에 도착해 재킷을 벗자 안에 타이트한 원피스가 그녀의 완벽한 몸매를 마음껏 뽐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