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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2화

“아니에요, 저는 임상언이 전화를 받는 동안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릴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

주효영은 휴대전화를 쥐며 조용히 말했다.

“그 정도 대처 능력도 없다면, 그런 쓸모없는 자를 두고 있을 이유도 없어.”

프레드가 무심하게 말했다.

“전화해, 내가 지금 흥미를 잃기 전에.”

주효영은 직감적으로 프레드가 R10 실험 외에는 다른 것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모든 연구들은 그에게 부수적인 것에 불과했다.

예전에는 주효영이 몇 가지 성과를 내고, 더 뛰어난 연구를 한다면 프레드가 그녀를 다르게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직에서의 위치도 달라질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프레드와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 소용이 없다는 것을.

프레드의 눈에는 R10을 능가할 연구나 약물이 없었다.

사람마다 인식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주효영에게는 R10이 그렇게 대단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는 프레드가 주인인 곳이었다. 그의 말이 법이었기에,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주효영은 휴대전화를 쥐고 임상언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 벨이 울린 후에야 전화가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임상언의 목소리는 잠에서 깬 듯 코맹맹이 소리가 섞여 있었다. 아마 이불 속에서 막 일어났을 것이다.

“임상언 씨, 내게 전화를 걸었었나?”

주효영은 말을 하며 프레드의 표정을 살폈다.

[오후에 했던 것 같은데요.]

임상언은 잠시 헷갈려 하며 대답했다. 아마 이미 잊어버렸을 것이다.

“그렇게 여러 번 전화한 건 중요한 일이 있어서겠지? 혹시 투명 약물의 제조법이 준비된 건가?”

주효영은 한 마디 한 마디를 조심스럽게 내뱉으며 물었다. 프레드는 스피커폰으로 대화를 듣고 있었고, 모든 통화를 들을 수 있었다.

프레드는 듣고만 있었지만, 표정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까지는 그의 만족스러운 표정이 유지되고 있었다.

[지금이 몇 시인지 알아요? 이 시간에 전화를 하다니, 잠은 안 자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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