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너 지금 중상모략하는 거야!" 노형원은 잠시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그는 지금 온몸에 찬 기운이 감돌고 등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으며 머릿속이 하얘져서 한소은이 어떻게 이 일을 알았는지 전혀 감이 안 잡혔다.그럴 리가 없다!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고 강시유도 몰랐을 것이다. 한소은은 예전에 바보처럼 만날 실험 데이터를 연구하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까지 알 수 있을까.그는 그녀가 사실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스스로 내기했다."네가 영리하고 말을 잘한다고 아무 말 해도 된다고 착각하지 마. 증거 있어? 너 그렇게 얘기하면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어!""노형원, 법원 대문은 너네 집을 위해 열려 있는 줄 알아? 입만 열면 고소, 닫아도 고소. 고소하고 또 취하하고, 너 이러는 거 다른 사람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거야. 선을 넘지 마! 만약 언젠가 내가 너를 고소한다면 나는 네가 이길 수 없게, 더구나 용서를 구할 기회도 갖지 못하게 만들 거야!”"내가 증거가 없으면 너한테 이런 말을 하겠어? 적당히 해!""……" 노형원은 끝내 침묵했다.그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방금 그 일들은 만약 주주들이 한 건이라도 알게 되면 자기 자리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자금을 철회하면 시원 웨이브는 완전히 끝장나고 그도 완전히 끝장날 것이다!이제야 그는 이 여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됐다! 그와 5년 동안 알고 지냈고 3년 동안 여자친구였던 여자, 그를 도와 3년 동안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했던 여자인데, 그는 뜻밖에도 그녀를 제대로 알지도 또 알아본 적이 없다.그는 손바닥에 땀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고 침을 꿀꺽 삼켰다. "알았어. 우리 그만 싸우자. 너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내가 뭘 원하는지 몰라?"한소은이 차갑게 말했다."그냥 오이연 한 사람 때문에 그래?"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꼬투리라도 잡힌 게 있어? 그녀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너 같은 사람은
노형원은 전화를 끊고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방에 들어갔다.집 안에서 강시유는 리클라이닝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귤을 까고 있었고 귤 흰색 줄을 깨끗하게 제거한 후 입에 넣었다.그녀는 눈을 들어 안색이 좋지 않은 노형원을 보고 앞에 있는 쓰레기통을 밀어내고 손을 닦고 앉았다. "왜?"그는 고개를 저으며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말하고 싶지 않아도 난 알고 있어. 방금 당신이 전화를 몇 통 받을 때 나도 대충 들었어. 한소은이 향수 레시피를 유출했다고?"그녀는 속이 뻔히 보이는 것처럼 말했다.그녀가 이미 알고 있으니 노형원도 더 이상 그녀에게 숨기지 않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냉장고에서 냉맥주 한 캔을 꺼내서 크게 한 모금 마셨다."그녀가 유출했는데 왜 당신이 화를 내? 걔가 회사의 비밀을 유출했으니 스스로 무덤을 판 거지. 걔가 죽고 싶다면 그냥 내버려 두면 되지, 당신이 답답할 게 뭐가 있어?"강시유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녀는 솔직히 이 일이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사실 시원 웨이브가 전에 향수 레시피 때문에 사고가 난 후 그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예전에 그녀는 그걸로 상을 받긴 했지만, 결국 모두 한소은이 만들어낸 것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거의 참여한 적이 없으니까 그다지 잘 알지도 못했다. 상을 받은 후 그녀의 이용 가치는 끝났고 그 뒤로는 회사에 창출된 이익에서 이윤을 나눠 먹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잘 알고 있는 듯 한소은과 사이가 틀어진 후 예전의 밑천을 까먹고 살았던 날들이 거의 끝났다.어쨌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한다.노형원은 돌아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이 쉽지 증거는! 우리는 그녀가 레시피를 유출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전혀 없다는 거야. 그리고 레시피가 이미 유출된 상황에서 가장 급한 일은 손실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거야.”그렇지 않으면 주주들이 문제를 일으킬 것이고 그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그전에 레시피가 문제 생겨서 공장 생
노형원은 들으면 들을수록 기쁘고, 들을수록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어 그녀를 안고 여러 번 빙빙 돌며 기분 좋아서 말했다. "맞아! 잘했어! 하하하, 시유, 너 정말 내 복덩어리야! 너만 있으면 아무 걱정 안 해도 된다!"“아, 내려줘. 아이 조심해!” 그를 두 번 때리고 강시유는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오, 맞아! 맞아!"노형원은 얼른 그녀를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아랫배에 머리를 갖다 댔다. "아기 괜찮아?""지금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바보야!" 강시유는 손가락으로 그의 이마를 찌르고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나 노형원은 정색을 하고 말했다. "들리거든. 아빠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시유야, 정말 고마워. 고생했어!"노형원은 똑바로 일어나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머리를 맞대고 매우 감탄하면서 말했다."내가 힘든 거 알면 나한테 잘해, 알겠어?"그녀는 그의 품에 살며시 안겨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그녀도 자기만의 생각이 있다. 이렇게 감히 예전의 레시피를 모두 버려도 된다고 한 이유는 그녀는 이미 로젠이라는 대가와 연결되었으니 그가 끊임없이 새로운 레시피를 제공한다면 수상, 명예와 지위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고 손쉽게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물론 그녀가 사적으로 로젠과 연락하고 있다는 것을 노형원이 알아서는 안 된다.그가 요즘 소성에 있지 않아서 오히려 그녀는 안심하고 있었지만, 이 라인이 끊어지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여태까지 기울인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이다."시유..." 노형원은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향기를 맡으며 가슴이 벅찼다. "우리 오랫동안 그거 안 했는데...""싫어!”강시유는 그를 밀어내고 돌아서 가려고 했지만 노형원이 그의 손목을 잡아당겨 뒤에서 힘껏 그녀를 안았다. "설마 임신기간 내내 안되는 거야?"강시유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지만 그녀는 안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몸이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다.그러나 최근에 로젠의 괴롭힘이 없어졌고, 계속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노형원은 반응이 매우 빨랐고 역전을 만들 줄도 알았다.대략적으로 시원 웨이브의 공고를 보면 이번 작업은 그들 회사에 많은 호감을 불러일으켰다.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방식이 대중의 환심을 사는 것인지, 레시피가 진짜인지 아니면 수정한 버전인지, 그리고 시원 웨이브가 이렇게 하는 것이 다음 단계에 더 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느새 그들에게 인기를 가져다주었다."시원 웨이브에서 무슨 꿍꿍일까? 뭐 하자는 거지? 업계에서는 이렇게 자사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은 자신을 망가뜨리는 행동인데 그들은 기존 제품들을 포기할 생각인가?" 조현아는 한 손으로 턱을 받치고 생각에 잠겼다.그녀의 말이 한소은을 일깨워줬다. 시원 웨이브가 이렇게 하면 확실히 이미지를 만회할 수 있지만, 동시에 기존 제품을 포기할 계획도 확실해 보인다. 물론 이 결정도 아마 그녀가 밀어붙여서 일어난 일이지만 그들이 단기간에 대체할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인가?두 사람은 서로 쳐다보면서도 말을 안 하고 각자 생각에 빠졌다.사무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자 조현아의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조 팀장님, 밖에 오 씨 여자분이 오셨는데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오 씨?"조현아는 눈을 찌푸리면서 잠시 생각이 나지 않았다."이연이에요. 내가 오라고 했어요.”한소은은 고개를 돌려 말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집에 가서 쉬라고 하지 않았어? 알다시피 지금 입사하기에…"조현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입사는 당분간 할 수 없지만 시원 웨이브 쪽에서 금방 그 경업금지 계약을 철회할 거예요. 최근 본격적인 단계에 이르렀는데 우선 오이연을 불러서 도와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도 지금 진행 중인 제품이 빨리 나오기를 바래요."원래는 오이연을 집으로 보내서 쉬게 하려고 했는데 어젯밤에 생각해 보니 레시피를 좀 더 조정해야 할 것 같은데 한소은 혼자서는 정말 감당할 수가 없었다.이번 제품은 한소은이 시원 웨이브를 떠난 후 첫 작품이라서 조금이라도
만약 시원 웨이브가 따지지 않는다면 다행이고 만약 따지고 들어 정말 영업 비밀 유출로 그녀를 고소한다면…… 그런데 노형원의 시시콜콜 따지는 성격으로는 따지지 않을 리가 없다."걱정 마. 내가 이렇게 했다 것은 이미 대책을 세웠다는 거야!"한소은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위로했다. "어쨌든 시원 웨이브 쪽에서 더 이상 이거 가지고 너를 협박 안 할 테니까 안심하고 와."그녀의 확실하게 믿는 눈빛은 정말 단지 사람을 위로하는 것 같지 않고 분명 자신만만해 보였다.오이연은 잠깐 생각하고 말했다. "소은 언니, 혹시 나 때문에 노형원 그 나쁜 놈과 무슨 거래를 한 건 아니야? 그 사람한테 무슨 약속을 했어?"그녀가 생각하기에 일이 이렇게 잘 풀린다는 것은 분명 어떤 거래나 타협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노형원이 어떻게 말을 잘 들을 수가 있지.그녀의 걱정도 조현아의 걱정이다. "그러게. 너 우리 몰래 무슨 결정을 한 건 아니지? 한소은, 절대 멍청한 짓을 하지 마! 너 앞길이 창창한데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한소은은 두 사람이 이렇게 그녀를 챙기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두 사람 보면 내가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줄 알겠어.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으니 거래라고 해도 좋지만 내가 타협할 사람은 절대 아니니 안심해요!""진짜?"두 사람 모두 그녀가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했을까 봐 의심했다."당연히 진짜죠. 아무튼 이틀 안에 시원 웨이브 쪽에서 무조건 그 계약을 철회할 거야.” 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요즘 또 쉬지 못하고 나를 도와야겠어!"“바라던 바야!” 마음속의 의문이 풀리자 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시원 웨이브의 주주총회 분위기는 마치 두꺼운 구름이 몰려오는 것 같아 숨이 막힐 지경이다.노형원은 넥타이를 한 손으로 잡고 당기려다가 눈을 들어보니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서 그냥 조금움직였다.“노 대표님, 향수 레시피 유출 사건에 대해
“어떠한 회사도 장기적인 계획 없이는 오래갈 수 없습니다.”그는 두 손으로 책상을 짚고 일어나며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요즘 제가 돌파하려고 노력 중인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이 저희 시장을 깨뜨리기 전에 저희가 먼저 깨야 합니다.”그는 말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표면상으로는 모든 경쟁사가 저희의 레시피를 알고 있고 이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손해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이걸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저희 레시피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저희가 공개하지 않더라도 일부 회사는 이미 저희보다 뛰어난 레시피를 개발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저희의 레시피는 곧 경쟁력을 잃을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 제품을 어떻게 유지시킬 것인 것 생각하기보다는 신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는 것이 저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그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설득력 있고, 이미 준비를 마친 듯해 보였다. 이사회는 의문을 제기했었지만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아 고개를 숙인 채 다시 고민을 했다.누군가가 반문했다. “당신의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만은, 당신이 언급한 신제품은 어디 있는 거죠? 이번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반년 가까이 신제품이 출시된 기록이 없습니다. 전에 신제품 상을 탔다고 했지만 오히려 소송이 걸려와 난리가 났습니다. 저번달...에도 위기가 있지 않았나요?”“맞아요, 말로만 하지 마세요, 저희 주주들은 이익을 보고 싶습니다. 노 대표님, 저희를 안심시키고 싶으시다면 무언가를 보여주셔야죠.”한 사람이 의혹을 제기하자 다른 사람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을 보였다. 노형원은 웃어 보였다. “이 이사님 잠시 진정하시고 조급해 하지마세요. 현재 저희는 이미 두 가지의 신제품을 개발 중이며 곧 출시될 것입니다. 저는 이 제품이 잘 팔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오, 그런가요? 그 말이 정말이라면 정말 좋겠네요!”이 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예전 저희 회사의 우수했던 상품들은 모두 한소은 씨
그녀는 이미 이런 처지에 놓였는데 언제부터 그가 공금으로 강시유와 데이트를 하고 선물을 산 것을 알게 된 것일까?만약 그녀가 진작에 알고 있었다면 왜 이전에 언급하지 않고 지금까지 참고 있었을까?노형원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두 가지의 가능성을 생각했다. 첫째, 그녀가 최근에서야 어떤 경로나 수단을 통해서 찾아낸 경우, 둘째,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 모르는 척하고 있었던 경우.그러나 어느 쪽이든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매번 그녀를 상대할 때마다 점점 속을 알 수 없는 여자라고 느꼈고, 그가 예전에 알고 있던 한소은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분노가 한계점에 다다르기 시작했다.오늘 이사회에서 침착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그는 어제 정말 당황했었다. 주주들에게 설명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고 만약 그랬다면 그는 정말 큰일 났을 것이다.다행히도 오늘 그의 변명은 그들을 만족시켰고,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들을 설득시킨 상태이다.하지만 주주들이 그의 이 사건을 알고 있었다면 오늘처럼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이다.여기까지 오니 그는 한소은이 정말로 약점을 잡은 건지 아닌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가고 싶으면 가도 좋다, 기껏해야 한낱 오이연 아닌가? 됐어, 그녀에게 줘버려.여기에 남겨두기에도 거추장스러운데 그녀에게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어차피 시원 웨이브의 신제품이 성공적으로 출시되고 상을 탄 후 히트칠 수 있다면 엄청난 이윤을 얻을 텐데 한소은을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그는 인터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오이연과의 협업 금지 조약, 백지화해주세요!”“네, 제가 말한 겁니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그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며칠 쉰 후 강시유는 실험실로 왔다.사실 그녀도 별로 오고 싶지 않았다. 이 안의 화학 약품 냄새는 별로 맡고 싶지 않았지만 훗날 손에 쥘 수 있는 명예를 위해 억지로 왔다.비록 레시피를 그녀가 쓰지만 연구 과정에도 약간은 참여해야 하고 전 과정에도 얼
이상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녀는 직접 해보려고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속이 메스꺼워져 밖으로 나왔다.물론 그녀는 임신을 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고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커피 한 잔을 가지고 밖으로 나와 감독을 했다. 그녀도 임산부가 커피를 많이 마시면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문제는 그녀가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임신 증상이 분명해지는데 그녀는 여전히 아이를 갖고 싶은 건지 아닌지에 대해 자신도 알지 못했다.이해관계를 따져본 후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 하지만 노형원을 생각하고 만약 그녀가 직접 가서 낙태를 한다면 두 사람의 관계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낙태를 하지 않는다면...좀 짜증 날 것 같아!휴대전화의 진동이 울렸고 그녀는 노형원이 그녀에게 어디 있냐고 묻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받고 보니 로젠의 전화여서 그녀는 조금 당황했다.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고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고 복도의 구석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honey, 나 보고 싶지 않아?” 로젠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서유: “...”“당연히 보고싶지, 난 네가 바로 내 눈앞에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네 발걸음을 막을 수 없어 묵묵히 지켜볼 뿐이야.” 그녀는 로젠이 듣고 싶어 하는 말과 듣기 싫어하는 말을 구분해냈다.“그래?” 과연 그는 매우 기뻐했다. “그럼 지금 뭐하고 있어?”“나 연구실에 있어. 매우 중요한 레시피인데 당연히 내가 직접 참여해야지, 당연히 너의 고생을 헛되이 하게 해서도 안돼고.” 그녀는 아부를 하면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잠시 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난 이 두 신제품이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해. 올해 향수 대회에 참가하려고 하는데 갈 거야?”로젠은 허허 웃으며 반문했다. “지금 내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하냐고 묻고 싶은 거야?”강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