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35화

진정기는 이때 까지만 해도 힘이 없어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것도 버거웠다. 하지만 곁눈으로 차갑게 주현철을 바라보자, 주현철은 깜짝 놀라 몸이 얼어붙었다.

순간 주현철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정말 고생했어.”

진정기가 담담하게 말했다. 말투는 나른했고 약간의 피곤함이 묻어났다.

난데없게 칭찬을 듣자, 주현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그런 말 하지 마요, 매형! 수고는 무슨! 이건 다 당연한 일이잖아요. 우리는 한 가족인데! 매형, 지금 기분이 어때요?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 내가 보기엔 역시 병원에 가는 게 나을 거 같아요. 매형이 깨어났으니 우리 대학 병원으로 가서 정밀 검사라도 받아봐요.”

“대학 병원은 조건도 좋고 치료도 더 정확하잖아요. 여기서 웬 엉뚱한 사람이 틈새를 파고들어 매형에게 나쁜 짓이라도 하면 어떻게요.”

주현철은 이렇게 말하면서 옆에 서 있는 김서진을 쓱 쳐다보았다.

“내가 잠드는 동안 엉뚱한 사람이 많이 다녀갔어?”

진정기는 깊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려 진가연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진가연이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아빠, 아니에요. 외삼촌이…….”

주현철이 변명을 하려 하자 진정기가 느릿느릿하게 말을 이어갔다.

“엉뚱한 사람뿐만 아니라 은혜를 모르는 사람도 있다는 거 같은데? 아까는 내가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아서 자세히 듣지 못했어. 현철아,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다는 거지?”

주현철은 말문이 막혀 대답하지 못했다.

진정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린 진가연이 입술을 오므리고 웃기 시작했다.

“아빠,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바로 나예요.”

보아하니 진정기는 방금 깨어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하는 얘기를 다 들은 것 같다.

‘오히려 잘됐어. 굳이 내가 설명할 필요도 없겠네!’

“뭐라고?”

눈썹을 찌푸린 진정기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진가연을 바라보며 정색했다.

“우리 딸이 어떻게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야? 누가 너 더러 은혜를 모른다고 했어?”

“그게…….”

진가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