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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7화

방 안에 진정기와 김서진 두 사람만 남자 분위기가 순간 느슨해졌다.

진정기를 마주한 김서진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마치 오랫동안 못 본 두 친구처럼 닥치는 대로 의자를 잡아당겨 앉았다.

“지금 기분이 어때요?”

김서진이 담담하게 진정기에게 물었다.

“가슴이 좀 답답하고 머리도 좀 혼란스럽지만, 많이 나아졌어요.”

진정기는 한 손으로 자기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두어 번 기침을 가볍게 하고 김서진의 물음에 대답했다.

이번 기침 소리는 이전과 달리 약간 억눌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기침 소리도 크지 않았다. 진정기는 기침을 두어 번 하고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정신은 방금보다 훨씬 맑아 보였다.

“그건 정상이에요. 오랫동안 잠에 들어 있었으니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건 두말할 것도 없어요. 게다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도 그 정도 잠에 들어있었다면 머리가 멍할 거예요.”

김서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다가 김서진은 말끝을 돌렸다.

“하지만, 잠에 깊게 들어 밖의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진정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눈빛이 침울하게 김서진을 바라보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믿어요.”

김서진은 잠시 멈칫하다 한마디 덧붙였다.

진정기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동안 몸이 내 말을 듣지 않았지만, 정신은 밖의 일들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에요. 분명히 내 몸인데 내 말을 듣지 않는 느낌은 정말 이상하더군요.”

진정기는 팔을 들어 올리며 자기의 손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몸이 자기의 몸인데 자기의 몸이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의 눈빛은 조금 흐리멍덩했다. 이런 눈빛은, 결코 그에게 나타난 적이 없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그런 느낌인가요?”

김서진은 잠시 생각했지만 자기가 직접 경험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진정기가 말한 그런 느낌을 정확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진정기의 설명을 들으면서 묘하긴 했다. 분명 자기의 몸인데 통제할 수 없고 자기의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두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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