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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9화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곧이어 진가연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아빠.”

진정기는 한숨을 돌리며 말했다.

“들어와.”

진가연은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그 안에는 죽 한 그릇과 약간의 반찬이 놓여 있었다. 작은 접시에 몇 개 나누어 담는 것이 매우 정교해 보였다.

“아빠, 아주머니에게 쌀죽을 좀 끓여 달라고 했고 반찬도 좀 가져왔어요. 어서 드세요.”

그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아빠가 방금 잠에서 깨어났으니 너무 기름진 것을 먹으면 안 되니까 조금 담백하게 만들게 했어요.”

“그래.”

쌀죽의 냄새를 맡자 배가 고팠던 진정기는 허기가 솟구쳤다. 진가연이 침대 위에 작은 상을 차려 놓고 죽과 반찬을 올려놓자 진정기가 몸을 바로 앉고 느릿하게 죽을 한술 떴다.

김서진은 진가연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서 문밖으로 나간 후 전화를 받았다.

“아빠, 좀 어때요?”

진가연은 침대 옆에 앉아서 진정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진정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많이 좋아졌어. 우리 딸 그동안 고생 많았다.”

“아니요, 고생은 무슨!”

진가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말은 진심이었다. 진정기가 잠들어 있는 동안 피곤하고 항상 걱정이 한가득이었지만, 아버지가 자기를 홀로 키워온 세월이 쉽지 않다는 것을 더욱 실감했다.

진정기는 높은 직위에 있으면서 진가연보다 더 많은 어려움과 많은 일을 겪어야 했다. 밖에서 돈을 벌어야 할 뿐만 아니라 어린 진가연을 돌봐야 했고, 여러 가지 문제들에 직면해야 했다.

그러나 진가연은 한 번도 진정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었다.

진가연이 아무리 말썽을 피워도 진정기는 항상 인내심이 가득했다. 하루가 달리 뚱뚱해지는 몸과 점점 더 괴상해진 성격에 진정기는 모두 포용했다.

그러나 진가연은 결코 그의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이전에는 그저 그를 탓을 할 뿐이었다. 그가 자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함께 해준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만 탓할 뿐이었다.

이번에 잠든 아버지를 돌보고 입장을 바꾸어서야 진정기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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