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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6화

“이 바보 같은 놈아, 네 머리에는 물이 들었구나!”

진정기의 온화한 얼굴이 갑자기 변하더니, 닥치는 대로 가장자리에 있는 베개를 집어 들어 주현철을 향해 내리쳤다.

“매형!”

주현철은 깜짝 놀라 몸을 비켜 베개를 피하며 전전긍긍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진정기가 베개를 던지는 힘이 얼마나 큰 것도 아니었다. 오랜 잠에서 이제 겨우 깨어나다 보니 사실 조금의 힘도 없었다. 베개를 힘껏 내던져도 침대를 겨우 벗어났을 정도였다. 그런 힘으로 주현철이 피하지 않는다 해도 그를 맞힐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진정기가 눈을 뜨고 주현철을 바라본다는 사실 자체가 위엄이 있었고 게다가 오랜 세월 동안 주현철은 줄곧 진정기에게 눌려 살았기 때문에 주현철은 그를 두려워했다.

진정기가 깨어나기 몇 분 전에 자신이 소란을 피우기도 했고, 또 그의 딸을 욕하기도 했다. 지금 진정기에게 이렇게 욕하고 얻어맞으니 순간 도둑이 제 발 저리듯 뜨끔했다.

“이 멍청한 놈아! 내가 며칠 동안 잠이 들었을 뿐인데 여기서 이런 일들을 저질러? 그동안 내가 화도 안 내고 잘해주니까 내가 만만하다 생각하는 거야? 밖에서 네가 한 짓들! 내가 모르는 줄 알아? 지금 당장, 이 방에서 꺼져!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꺼져!”

진정기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걸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현철의 체면을 깎아내리며 거침없이 욕설을 퍼부었다.

주현철은 자기가 데려온 사람들 앞에서 체면이 조금도 남지 않았지만, 아무런 대꾸도 감히 할 수 없었다. 마치 예전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 마음속으로 조금 불복할 뿐이었다.

“매형이 잠든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났어요. 난 다 매형을 위해서…… 이 사람한테 넘어가지 말아야 해요.”

주현철은 진정기의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 말을 돌리며 우물쭈물했다.

“꺼져!”

진정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힘껏 호통을 쳤다. 이어서 또 한마디 덧붙였다.

“만약 네 손에 쥐고 있는 프로젝트를 지키고 싶다면 당장 꺼지란 말이야!”

이 말을 듣고, 주현철은 더 이상 변명을 늘어놓지 못하고 곧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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