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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화

“교수님, 무슨 말씀인지…….”

모범은 아직도 변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소은에게 끊겼다.

“그만하시죠.”

“…….”

“지금 이 상황에 그 변명 먹힐 거라고 생각하세요? 설마 아무 증거도 없이 우리가 여기에 왔을까요?”

그를 보는 한소은의 마음도 복잡했다.

사실 이곳에 왔을 때, 그녀가 가장 먼저 알게 된 사람이 바로 고지호와 모범이다.

모범과는 친한 친구사이는 아니지만 적어도 협력이 유쾌한 동료라고 말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에 대한 편파적인 인식과 불신을 느낄 수 있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사람이었다.

배신자보다 원철수처럼 그냥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오히려 더 받아들이기 쉬웠다.

한소은의 말을 듣고, 또 앞에 서있는 고지호 교수를 보고 모법은 홀연히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고개를 젖히고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마치 무거운 짐을 벗은 것처럼 온 사람이 홀가분해졌고, 얼굴의 웃음은 더욱 커졌다. 정말 괴이했다.

“이렇게 될 줄이야.”

고개를 저으며 모범은 천천히 머리를 숙이고 속삭였다.

“어떻게 알아챈 거예요? 나 여기서 일하면서 교수님에게 할 만큼 하고, 한소은 선생님도…….”

“너무 괴롭힌 거 아니죠?”

“빈틈 없었어요.”

한소은이 대답했다.

“처음엔 정말 의심 한 번 안 했어요, 근데 맹호군 선생이 나타나면서 달라졌죠.”

“맹호군 선생님이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모범은 의아했다.

“그자와는 무슨 상관이 있죠?”

‘맹호군과 가깝게 지내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관계가 차가운데 왜 그 사람 때문이지?’

“겉으로 보기에 맹호군 선생님의 혐의가 가장 큽니다. 하지만 그 혐의가 너무 커서 오히려 의심을 살 수 있는 거예요.”

일이 이때쯤 되면 못할 말도 없었다.

“워낙 저에게 불만이 많은 분이라 소희에게 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약도 몰래 넣었죠. 근데 이 모든 게 너무 겉으로 드러나 있어서 의심스러운 겁니다.”

“여긴 능력자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고, 다른 조직에서 들여보낸 사람이라면 더욱 범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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