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살며시 이연의 손을 잡고, 이연의 손을 자신의 입술에서 끌어내리고, 언제나처럼 온화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나…… 돌아왔잖아.”오이연은 두 팔을 벌려 뒤에서 서한을 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그렇다, 서한이가 돌아왔다! 드디어 돌아왔다!그렇게 오랫동안 걱정한 끝에 그가 마침내 자기 곁으로 돌아왔으니, 그녀는 기뻐해야 했다. 하지만 마음이 무겁고 슬퍼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그냥 서한을 안고 울 수밖에 없었다.천천히 돌아서서 서한은 오이연을 바라보았다. 손바닥이 그녀의 뺨을 스치고, 눈썹을 만지고, 그리고 입술에 닿고, 속삭였다.“그래서 김서진은 만나지 못했어?”“어디 있는지 몰라.”고개를 저으며 모이연의 눈물이 흘러내렸다.“너 귀국했다고 했잖아, 근데 그런 소식은 못 들었어. 김씨 그룹에서도 소식을 내보낸 적이 없는 것 같았고, 요즘 그룹 내부에서 소동이 있었던 것 같아. 말로는…… 김서진이 이미 외국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하는데 위층에서 막고 있어 잠시 큰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어.”“그럼 한소은은?”서한이 또 물었다.“소은 언니 요즘 바쁜 거 같아, 전화도 안 받고…… 그리고 나 지난번에 물어봤어…….”“뭘 물었는데?”서한은 이연의 턱을 움켜쥐고 그녀의 얼굴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연의 눈을 노려보며 약간 화난 표정을 지었다.“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잖아!”“나…… 안 말했어.”오이연은 깜짝 놀랐다. 서한의 욱하는 모습은 크게 본 적이 없어 좀 당황했다.“그냥 언젠가 내가 김서진이 반대편에 서면 누굴 돕는지 물었어.”“바보냐?”서한은 오이연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 일어서 큰 수건으로 몸을 감쌌다. 그의 목소리는 약간 거칠었다.“그래서, 어떻게 뭐라고 말해?”“그…… 그럴 리가 없다고, 나와 김서진 모두 소중하다고 했어.”오이연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실 오이연 자신도 이 문제가 너무 어리석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참지 못하고 묻고 싶었다.아마 그녀의 마음도 몸부림치고 있을 것이다.한소은에 묻
“언니 말로는 김준이 안전한 곳에 있다고 했어, 어르신 댁은 아니고,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잘 몰라.”사실 오이연은 완전히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날 길에서 한소은을 막으면서 이미 어디인지 짐작이 갔다.그러나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숨기고 싶었다.“허…….”서한의 웃음이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오이연은 그의 웃음소리에서 비웃음을 느꼈다.“너희 둘 사이 그런 것도 공유 안 해? 너 정말 한소은에 대해 아는 게 뭐야?”“다 너 때문에 틀어진 거 잖아.”서한의 태도에 조금 화가 난 이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일어나 닦은 수건을 다시 대야에 던졌다.“난 원래 그런 걸 잘 안 물어봤어.”“지금 나 때문이라는 거야?”오이연을 힐끗 쳐다보고는 담배를 힘껏 빨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돌아오는 거 아니었어.”말을 마치고 서한은 일어서서 옆에 던져져 있는 셔츠 커버를 손으로 잡아당겨 단추를 채웠다.서한의 움직임에 당황한 오이연은 달려들어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아니, 가면 안 돼, 가면 안 돼!”‘겨우 돌아왔는데 어떻게 가, 어떻게 가!’이번에 가면 또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겨우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는데 이렇게 보낼 수 없었다!오이연은 두 손을 꽉 묶고 서한을 안았다. 서한은 단추를 채우는 동작을 멈추고 한숨을 내쉬며 두 손을 돌려 그녀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잘 알아, 너와 한소은의 감정, 애초에 나도 김서진이에게 같은 마음이었어.”“…….”모이연이 머리를 그의 가슴에 묻고, 침묵한 채 말을 하지 않았다.서한은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말했다.“너나 나나 마찬가지야, 우리 둘 다 정이 많은 사람이고, 그것 때문에 상처받는 거야. 난 김서진을 위해 여러 번 생사를 걸었고, 후회한 적이 없어. 만약 이번에 그가 날 총알받이로 밀어내지 않았더라면 나도 김서진이 그런 사람인 걸 몰랐을 거야.”“봤어, 봤냐고!”갑자기 힘껏 그녀를 밀고 자신의 총알 구멍의 상처를 보여줬다.“여기야, 봤어? 바로 여기야!”“내 몸
김서진의 안배로 박소희는 곧 위층 VIP룸, 그의 옆방에 들어갔다.사실 아이에게는 신선함 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아이는 가장 단순하고 순수하며 물질에 대한 요구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박소희는 단지 그녀의 인형을 가지고 있으면 되었다.“언니, 방을 왜 옮겨요?”눈을 크게 깜빡이며 그녀가 물었다.“옆방 아저씨가 너를 더 편안한 곳에 있게 하려고 그래, 마음에 안 들어?”한소은의 부드러운 목소리이다.“좋아요!”박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아래도 좋아요!”박소희의 순수한 웃음은 한소은의 심금을 울렸다.처음 위아래 환경이 다른 것을 보고 한소은은 탄식해 마지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요즘 약은 잘 먹고 있어?”한소은은 박소희의 정수리를 살짝 만지면서 그녀의 맥을 짚었고, 맥상으로 보아 아이는 이미 거의 다 나았다.곧 완전히 회복될 것이다.다만…….“언니, 옆방에 가도 돼요?”박소희가 조용히 물었다.“아직 안 되는 거예요?”정신을 차리고 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궁금해서 물었다.“옆방에 가서 뭐 할 거야?”교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각 방의 환자 간에 서로 면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모두 자기 방에 있어야 했다. 어떤 사람은 방에만 있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서 정신과 의사이 치료까지 받았다.“옆방에 가서 아저씨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요.”어린 목소리로 진지하게 답했다.한소은이 웃었다.“언니가 대신 아저씨한테 인사드렸어! 그러니까 약 잘 먹고 의사 선생님 말 잘 들어야 해, 소희가 빨리 나으면 아저씨도 기뻐하실 거야.”“그럴게요!”소녀는 빙그레 웃었다. 품에 인형을 안고 평범한 아이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한소은은 일어나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병실에서 나와 다시 김서진 방으로 갔다.김서진이 한창 문을 닫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소리를 듣고 눈을 떠 그녀가 밖에서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심심해요?”한소은이 물었다.여기에는 어떠한 전자
그 동안 한소은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마음은 이미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건 그녀도 인정하는 바이다. 이러다가는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그런데 바로 이때 김서진이 왔다.한소은에게 김서진은 진정제이다. 매일 그를 볼 수 있고, 그에게 몇 마디 말을 하고, 그가 편안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의 평온한 안색을 보면 들뜬 마음도 안정될 수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생기기 때문이다.“오늘 어때요?”한쪽에 앉아 말하면서 손을 뻗어 그의 맥박을 짚었다.김서진도 익숙해진 듯 자연스럽게 팔을 뻗어 한소은에게 맥을 짚게 하였다.한소은의 손가락은 가볍고 연약하였다. 손목을 살짝 누르면서 말없이 맥박을 짚었다.몇 분 후 손을 거두고 그의 눈을 보더니 또 혀를 내밀게 하고 물었다.“오늘 혈액검사 결과가 나왔나요?”사실 그녀는 맥을 짚은 후에 이미 대략적인 상황을 알고 있지만 어쨌든 이쪽은 실험 센터이고 서양 의학도 있기 때문에 이쪽 혈액 검사와 기타 일련의 기계 검사 결과도 봐야 했다.“아직이요, 오후쯤일 거예요.”김서진이 대답했다.“약간의 빈혈이 있는 거 같은데, 오래 아팠으니 기혈이 좀 부족할 수도 있어요. 제가 약에 기를 보충하는 약재를 넣었으니 잊지 말고 마셔요.”“네, 선생님.”김서진이 한소은의 손바닥을 살짝 긁었다. 한소은은 간지럼을 타며 손을 접고 웃었다.“경씨는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김서진이 물었다.“아직은 아무 증상 없어요. 지금은 격리 관찰실에 있고, 며칠 지켜보다가 아무 문제없으면 퇴원 가능해요.”한소은이 답했다. 이 말을 하면서 한소은은 이전의 일이 생각났다.‘경씨 체질이 남다른 것 같아요. 데이터로 보면 밀접접촉한 사람 모두 감염 됐어요. 높은 감염률이죠. 근데 아무일 없다는 것은 아주 특이한 케이스예요.”“몸이 건강해서 그런가 봐요.”김서진이 웃었다.“서진 씨도 건강하잖아요. 저도 물어봤는데 아마 산속에서 오래 살다 보니 먹는 것이랑 생활 습관에서 차이가 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옆집에는 이미 많은 직원이 서 있었다. 방금까지도 팔팔 뛰던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소녀가 지금 그곳에 누워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예쁜 눈을 꼭 감고 있었다.한소은의 가슴을 쥐어뜯은 것처럼 아팠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섰고, 그녀를 막 밀치려던 옆 사람은 그녀인 것을 보고 다시 옆으로 비켜섰다. 한소은은 단호하게 한 손을 박소희의 맥박에 얹고 손가락을 가볍게 꼬았다. 조금만 힘을 줘도 부러질 것 같은 작은 손목, 지금 박소희의 맥박도 아주 약했다.한소은의 마음은 무거웠다.이게 바로 그녀가 걱정했던 것이다. 이전 김서진도 그랬다.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나은 것 같아 서양의학 절차에 따라 검사하면 이미 정상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틀도 안 되어서, 정확히 말하면 하루도 안 돼 바로 급전해서 악화되었다.이것이 바로 이 바이러스의 교활한 점이다.위장을 너무 잘한다! 사멸된 척하면서 몸 어딘가에 몰래 숨어 있다가 가장 무방비 상태이고 면역체계가 가장 소홀할 때 갑자기 공격을 한다. 한소은은 손가락에 힘을 주어 손목을 눌렀다. 이미 간호사가 링거 바늘을 준비해서 찌르려고 하였다. 이때 한소은이 그들을 멈췄다.“수액하지 마세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한소은을 바라보았다.“선생님, 지금 환자분 상황이 좋지 않아요. 수액하지 않으면 더 나빠질 수 있어요.”누군가가 다가가서 설명했다.이곳은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두 파벌로 나뉘었다. 그러나 시대적 특수성 때문에 한의사는 서양의학보다 훨씬 적었다. 게다가 오랫동안 축적된 격화와 내부에서의 암투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한의학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고 주임의 체면을 봐서, 게다가 이곳은 어디까지나 국가 부서이기 때문에 그렇게 티가 안 났다.하지만 지금 이 생사를 다투는 시각에 한소은이 갑자기 나서서 수액하지 말라고 하니 다들 불만이 생겼다.간호사가 해석하고 나서 바로 주삿바늘을 들고 박소희 앞에 다가갔다.그러나 한소은이 병상 앞에 막아섰다.“수액하면 안 돼요! 지
한소은의 말을 믿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그러나 확신할 수는 없었다.솔직히 말해서 이번 바이러스는 정말 심상치 않다. 이렇게 오랫동안 연구해 왔지만 아직도 정체에 대해 모르고 있고, 원래 이렇게 많은 엘리트들이 이곳에 모이면 정체를 밝히는데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느끼는데 정말 전례 없는 도전인 것 같았다.그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난제이기도 했다. 결국 전 세계의 우수한 의사들이 공동으로 이 문제를 연구하고 극복하고 있었다.“선생님, 제발 비켜주세요. 환자분 치료가 더 늦어지면 정말 위험해요. 죽을 수도 있다고요. 그 책임 질 수 있으세요?”상대방은 그녀를 믿지 않고 진지하게 말했다.“한의학은 부정하지 않아요. 근데 지금은 한의약으로 환자를 치료하기는 너무 늦어요.”그가 앞으로 나가려는데 한소은이 길을 막았다.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들어 그녀를 잡으려 할 때 호통치는 소리가 들렸다.“그만해!”소식을 듣고 온 고 주임은 달려와 병실 안을 둘러보았다.“뭐 하는 거야!”“환자는 안 살리고 여기서 지금 싸우는 거야?”고 주임은 성난 눈빛을 머금고 방안의 모든 사람을 하나하나 스쳤다. 그리고 마지막 한소은에게 시선이 멈췄다.고 주임을 보고 앞서 한소은과 다투던 그 사람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주임님, 지금 환자분 급히 수액해야 하는데 한 선생님이 막고 있습니다. 이건 명백히 환자 치료를 방해하는 행위입니다.” 한소은은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저 돌아서서 소희의 이불을 살짝 쑤셔넣고, 또 손을 뻗어 소녀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아직도 조금 열이 나고 있었다.이 증상은 김서진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다만 당시 김서진이 병이 났을 때는 경험이 없었고,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몹시 당황했다. 그래서 내린 결단도 지금처럼 서양의학, 수액, 긴급 이송이었다.당시 병세는 통제된 것처럼 보였지만 그 다음에는 끝없이 반복되는 열과 혼수상태이다. 나중에 그녀는 냉정하게 반성했고, 게다가
“시간 없어요!”한소은과 말다툼을 하던 그 사람이 말했다. 그리고 나서 박소희에게 달려가려고 했다.한소은은 그의 손을 꽉 눌렀고, 그는 뒤로 손을 떼려고 했지만 그녀의 다른 손에 꽉 잡혔다.다들 방호복을 입고 있어 거동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연약한 그녀가 힘쓴 것을 보고 다들 놀랬다.“뭐해, 사람 살리지 않고!”“수액하지 말라니까!”한소은은 갑자기 손을 내저었고 그 사람을 연신 몇 걸음 뒤로 물러나게 했다.목소리가 너무 컸는지 아니면 그녀의 기세가 너무 강했는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잠시 멍하니 있었다.고 주임이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가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람 목숨이 달렸어요!”“알아요!”확신이 담긴 목소리이다.“주임님, 저를 믿고 기회를 주세요! 제가 보여드릴게요. 저 이 바이러스 잘 알아요. 이건 분명히 속임수입니다. 속으면 안 돼요! 수액하면 바이러스가 더 강해져요.”“어이없네!”누군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고 주임은 한 손을 들어 제지하고 다시 스크린의 숫자를 보았다. 심전도는 변동이 크지만 적어도 안전 범위 내에 있었고, 가끔 변동이 있었지만 그들이 다투고 있는 사이에 다시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오랫동안 의학에 종사해 왔지만 확실히 보기 드문 상황이다. 한창 생각 중에 곁에 있던 한 사람이 참지 못하고 냉소했다.“말하는 건 쉽죠! 근데 환자분이 정말 위험하다면요? 만약 정말 한 선생의 판단 미스로 목숨을 잃는다면요?”“그럼 제 목숨을 가져가세요!”그의 말을 끊고 소운은 맹세코 말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침묵했다.다들 의사이고 목숨을 구하는 건 천직이지만 신은 아니니 상황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하여 한소은 그 말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 그 누구도 자기 목숨을 가지고 환자의 생명을 보장할 수는 없었다.몇 초 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그 사람이 다시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말이야 그냥 해도 되는 거고, 정말 잘못된다 해도 누가 감히 당신 목숨을 가져가겠어요!”“맹 선생!”고
“알았어요, 그럼 여긴 한 선생에게 맡길게요.”침묵 중 고 주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런데 정확한 결과는 언제 줄 수 있나요?”“오늘이요.”한소은이 긍정적으로 말했다.그녀의 경험과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에 따르면 항생제와 같은 약물의 자극과 추가 가속이 없었다면 바이러스는 오히려 오래 버티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가 끓인 물약으로 인해 인체 자체의 면역력이 깨어나 저항했다면 오늘 밤 반드시 결과가 보일 것이다.고 주임은 한소은을 깊이 쳐다보았고, 그녀의 침착한 눈빛을 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옆에 누군가 머뭇거리며 말했다.“주임님…….”비록 한소은은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만약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그녀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다. 고 주임은 손을 내저었다.“나머지 선생님들은 다른 환자분 병세를 지켜보세요,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대응 가능하도록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떠난 후 실험 구역으로 돌아와 일련의 소독 작업을 마치고 보호복을 벗자 앞서 한소은과 다투던 의사가 고 주임에게 다가왔다.“주임님, 한 선생을 믿는 거 알지만 그래도 말하겠습니다! 바이러스 전문은 우리입니다. 학벌을 봐도 여기 의사 쌤은 해외 유학이고 상 받은 의사들인데 한소은은요, 무슨 학력이죠? 심지어 의대 출신도 아니예요, 근데 그 말 믿으세요?”“한의학을 배웠잖아요.”고 주임이 손가락을 닦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더구나 한 선생 말도 도리가 없는 건 아니예요.”“도리요?! 전 모르겠는데요!”그는 냉소하며 한동안 잠자코 있던 모 선생에게 고개를 돌렸다.“모 선생님, 한소은은 모 선생님과 고 주임이 찾아왔다고 하던데, 난 왜 한의계에서 이렇게 젊고 유능한 사람이 있다는 걸 몰랐죠?”“한의계 나도 아는 사람이 있는데, 애초 원 어르신을 찾으러 간 거 아니었어요, 근데 왜 이런 여자를 찾아왔죠! 나 외국에서 오래 있었던 거 사실이예요. 하지만 한의학을 전혀 모른다고는 할 수 없죠. 한의학은 경력이잖아요,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