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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7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원철수는 맑은 하이힐 소리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지 알고 있었다.

그는 눈을 떴지만 희미한 윤곽만 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한 걸음 한 걸음 그에게 다가와 천천히 차가운 한기를 뿜어냈다.

주효영은 아주 가늘은 하이힐을 신고 굽이 바닥에 부딪혀 소리가 맑고 날카로웠다. 그녀는 손에 물 한 병과 빵 한 개를 들고 원철수 앞에 다가가서 천천히 쪼그려 앉았다.

말없이 한쪽 머리를 갸웃하고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다친 다리에 묶인 찢어진 천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네가 혼자 치료할 수 있다는 걸 내가 깜빡할 뻔했네. 왜 탄두를 꺼냈어?”

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그녀의 웃음소리는 그렇게 음산하고 무서워 보일 수가 없었다.

“나도 대단한 명문 의과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학생이 이런 잔인한 실험을 할 줄은 몰랐어!”

원철수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비꼬며 말했다.

“그래, 아직 욕할 힘이 남았다는 건 네가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다는 거네!”

주효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를 내지 않고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흔들어 보였다.

“보아하니, 내가 쓸데없는 일을 한 것 같네. 너도 이런 물건은 필요 없겠지!”

“…….”

원철수는 그녀의 손에 있는 빵과 물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는 정말 배가 고팠다. 목은 더 마르고 물도 없이 사람은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가 이깟 음식을 위해 그녀에게 부탁하게 하는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생리적 필요와 정신적 의지 사이에서 몸부림쳤고 눈빛은 뜨거웠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정신을 놓지 않았다.

“좋아!”

주효영은 일어나서 그를 흘겨보았다.

“네가 이렇게까지 배짱이 있을 줄은 몰랐어. 내가 너를 우습게 봤다 쳐! 네가 이렇게 잘 참는 이상 그냥 참아!”

몸을 돌려 두 걸음 걷다가 다시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아, 맞다, 하마터면 너에게 말하는 걸 잊을 뻔했어. 사실 네가 한 그 개뿔 같은 실험들은 보스가 전혀 신경 쓰지 않아. 단지 엄폐해서 위에 있는 놈들을 속이려는 것뿐이지. 우리의 실험은 이미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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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네 눈에는 네 사촌동생이 생쥐야?”원철수는 놀라서 의아해하며 물었다.주효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걔는 나의 생쥐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영광으로 생각해야 해! 만약 걔한테 유능한 아빠가 있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아니야, 어떻게 나와 비교할 수 있겠어!”말로는 하찮게 말을 했지만 원철수는 의외의 느낌을 받았다…… 질투?질투의 느낌이 맞았다. 질투와 분노, 그녀가 평소에 비꼬고 가벼웠던 하찮음과 달리, 그녀의 이 몇 마디 말은 거의 어금니를 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뱉어 낸 것이다.그녀는 진가연을 증오한다!“너 사촌 동생을 질투하는 거야?!”원철수는 떠보며 물었고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튀어나왔다.“내가 걔를 질투한다고?!”주효영은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지며 나갔다가 재빨리 그의 옆으로 다시 돌아와, 갑자기 허리를 굽혀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난 걔보다 공부도 잘하고, 더 예쁘고, 몸매도 더 좋고, 능력도 더 강해. 나의 모든 면이 걔보다 몇 배나 대단한지 모르는데 내가 걔한테 질투해야 할게 뭐가 있어? 너 미친 거 아니야!”“왜냐면 진가연은…….”그녀의 험상궂고 미친 모습을 보고 원철수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알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떠봤다.“진가연의 가정환경이 좀 더 낫기 때문이야?”진가연의 아버지는 임원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가 본 적이 있어서 아는데 가정 조건이 확실히 좋았다. 그도 왜 주효영이 진가연을 질투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질투가 아니라면 왜 이렇게 미친 듯이 화를 낼까, 왜 10년 넘게 자신의 사촌 동생에게 독을 내렸을까?“허!” 주효영은 차갑게 웃더니 손을 놓고 냉랭하게 말했다.“진가연은 어릴 때 엄마가 죽고 아빠는 일이 바빠서 어렸을 때 거의 우리 집에서 먹고 잤어. 가정환경이 좋다고?”“넌 아무것도 몰라! 넌 그냥 사기꾼이야. 신의 명의로 명예를 낚는 사기꾼!”주효영이 비꼬며 말했다.“네게 이런 말을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너는 진정으로 위대한 의학이 어떤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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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철수는 고개를 들어 길게 탄식하며 웃었다. 자신의 어리석음에 웃었고 자신의 천진함에 웃었고 또 자신의 잘난 척에 웃었다.잠시 웃다가 손가락으로 그 병을 쥐고 막힌 뚜껑을 열고 다가가 가볍게 냄새를 맡았다.가슴속에 스며드는 맛, 은은하고 그윽한 향기, 조급하던 마음도 좀 안정된 것 같이 그렇게 초조하지 않다. 이것은 그의 실험 성과이지만 자신의 몸에 쓰일 줄은 몰랐다.심신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평온하게 하고 통증도 많이 나아졌지만 다른 작용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늘 이 오일을 물을 대신해서 마실 수 없었다!다시 뚜껑을 덮자 그의 눈속의 빛이 조금씩 암담해졌다.바로 이때 문이 다시 열렸지만, 하이힐 소리는 아니었다. 일부러 가벼운 발걸음을 하며 재빨리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원철수는 등을 벽에 바짝 붙이고 실눈을 떴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누구야?!”“쉿!” 빠른 걸음으로 그의 앞에 도착하자 원철수는 그제야 똑똑히 보았다.“이 교수님?” “철수야, 배고프지? 내가 너에게 먹을 것과 물을 좀 가져왔어. 너 먼저 좀 먹어.”이 교수는 낮은 소리로 말하면서 빵 한 조각과 물 한 병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교수님?”분명히 목이 말라죽을 지경인데, 지금은 감히 마시지 못하고 의심스럽게 그를 바라봤다. 필경, 그도 그 사람들과도 한패이니 말이다.“저는…….”그의 염려를 알아차리고 이 교수는 어쩔 수 없는 한숨을 내쉬더니,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뚜껑을 열고 스스로 먼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그에게 건넸다.“자!”그의 의사 표현을 보고 원철수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정말 너무 갈증이 나서 병을 받아 들고 고개를 젖혀 꿀꺽꿀꺽 마셨다.얼마 지나지 않아 물 한 병이 바닥을 드러냈고, 그의 말라서 불이 날것 같던 목은 마침내 좀 좋아졌지만 여전히 갈증이 났다.하지만, 이 물 한 병으로 그의 불편함을 완화시켰고 몸도 약간의 힘을 되찾았다.“좀 먹어.” 또 그에게 빵 하나를 건넸고 원철수는 이번에는 더 이상 의심 없이 게걸스럽게 뜯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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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교수는 깜짝 놀라더니 겁에 질려 그를 보고 말했다.“아니 아니, 이건 안 돼!”그는 크게 놀란 듯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원철수눈 오히려 웃기 시작했다. 그는 당연히 이 교수가 절대 그를 내보내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기가 그때 도망가려고 할 때, 주효영과 다툴 때 항상 한쪽에서 조용히 말을 하지 않고 있던 이 교수가 어떻게 그를 내보낼 용기가 있을 수 있을까?게다가 그가 정말 이 문을 열었다고 해도 원철수는 밖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지 알기에, 지금 이 실험실을 떠나려 하는 것은 그야말로 도망치려고 해도 도망칠 수 없었다.가소롭군!자신이 여기에 갇히다니, 이곳에 머물렀던 밤낮이 생각났고 여기서 노력하고 있다고 믿고 있던 자신이 몇 번이나 생각났다. 그러나 이 빌딩에 얼마나 많은 어두운 무리들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고 있던 자신은 정말 바보였다.애석하게도 그는 버젓한 남자로서 겨우 이런 빌딩 하나를 벗어날 수 없었다. 만약 TV에 나오는 것처럼 쿵후가 있다면 만약 그가 하늘을 날고 벽을 탈 수 있다면 또는…….쿵후!갑자기 한소은이 지난번에 그의 혈을 눌러 움직일 수 없게 한 것이 생각났다. 맞아, 한소은이 쿵후를 할 줄 안다!눈이 반짝이더니 그는 문 쪽을 바라보며 몸을 곧게 펴고 말했다.“이 교수님, 저도 교수님의 난처함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에게 위협을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교수님이 저를 내보내기를 바라지 않아요. 하지만 저를 도와 말을 전해줄 수 있나요?”“무슨 말을…… 전해?”이 교수가 묻더니, 이어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아니, 난 할 수 없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가 너에게 먹고 마실 걸 주러 온 것도 이미 큰 모험이야! 나는 단지 네가 이렇게 빨리 여기서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야. 철수야, 미안해!”말하면서 그는 황급히 일어서서 가려고 했지만 발을 비틀거리며 또 당겨졌다.원철수는 재빨리 그의 옷자락을 잡고 힘을 주어 바로 그를 저지하고 뒤에서 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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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이 교수는 조금 망설였다. 그러다 원철수가 말을 이어갔다."이 교수님 주변에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이 교수님이 경찰서에 가면 도착하기도 전에 위험에 처할까 봐 걱정돼요.”“제 가족에게 말을 전해주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한소은, 그 여자는 원래부터 이 실험과 연관이 있던 사람이잖아요. 실험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데이터에 문제가 있어서 찾아간다고 하면 아무도 교수님을 의심하지 않을 거예요.”"한소은은 무술을 할 줄 알고, 그녀의 남편은 김서진이예요. 김씨 가문은 제성에서 큰 권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녀만이 나를 도울 수 있고, 당신을 도울 수 있고, 우리를 도울 수 있어요!"이 순간 원철수의 머리는 차분했다. 빵과 물이 준 힘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차분히 자기의 생각을 이 교수에게 말했다.이 교수의 얼굴을 바라보던 그는 천천히 팔을 풀더니 심각한 어조로 충고했다."이 교수님, 지금 그 실험이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말할 수 없다는 거 아니까 묻지 않을게요! 하지만 이 실험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당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거예요. 그들이 당신의 가족으로 당신을 위협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정말로 성공한다면 세상은 엉망이 될 것이에요. 그때가 되어서 당신의 가족이 안전할 거로 생각해요?"원철수의 이 말에 이 교수의 표정이 크게 흔들렸다."나도……모르겠어, 하지만 난 널 도와줄 수 없어, 안돼!"이 교수는 거의 도망치듯 그곳에서 빠져나갔다. 이번에 원철수는 그를 막지 않았다.해야 할 말은 이미 다 했고, 이 교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교수도 감히 쉽게 동의할 수 없었을 것이다.이 교수가 자기를 도와줄지는 정말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모두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한소은이 장유나를 해고한 다음 날, 그녀는 떠났다.월급은 바로 카드로 지급해 주었고 한 달 치 월급을 더 주었다. 그녀가 김준에게 해가 가는 행동을 한 것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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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는 원 어르신의 저택 방향으로 운전하고 있었다.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진 구간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도로는 매우 비어 있었다. 주변에는 차가 거의 없었고 사람은 더 적었다.그런 도로에서 한소은은 원래부터 느릿느릿하게 운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차 뒤로 한 대의 차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 고는 걸 발견했다.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그녀가 다른 길로 가거나 브레이크를 밟아도 그 차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했다. 그녀의 차를 추월하거나 다른 도로로 갈라지지도 않았고 일부러 그 거리를 유지하는 것 같았다.미간을 찌푸린 한소은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그녀는 안전벨트를 단단히 묶고 베이비 카시트에 앉아 있는 아들을 다시 바라보았다."김준, 가만히 앉아 있어! 엄마 이제 속도를 높일 거야!"그녀는 아들이 긴장하고 겁먹게 만들고 싶지 않아 반쯤 농담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네!"김준은 작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작은 손으로 안전벨트를 꽉 붙잡았다.한소은은 아들을 한번 보고는 백미러에 비친 차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가속 페달을 밟으며 앞을 향해 질주했다.뒤따라오던 차도 역시 가속페달을 밟으며 맹렬히 추격했다.‘정말 내 차를 따라오는 거였어.!’솔직히 말해서, 한소은은 조금 긴장했다.차에 자신과 아들 둘만 있었고 이 길은 너무 외딴곳이어서 다른 사람이나 차가 없었다. 게다가 상대방이 누구인지 여전히 알지 못했다.긴장한 채로 운전하던 그녀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다행히 그쪽에서 전화를 빨리 받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원 어르신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뭐야? 내가 보고 싶어서 전화한 거냐?""사부, 지금 김준을 태우고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현재 위치는 반동로 5백30미터쯤이에요."그녀는 헛소리하지 않고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또 온다고? 너……"원 어르신이 투덜거리기도 전에 한소은은 잔뜩 긴장한 말투로 말을 이어 갔다."미행당한 거 같아요. 지금 내 차 뒤로 검은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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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1화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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