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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7화

원철수는 맑은 하이힐 소리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지 알고 있었다.

그는 눈을 떴지만 희미한 윤곽만 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한 걸음 한 걸음 그에게 다가와 천천히 차가운 한기를 뿜어냈다.

주효영은 아주 가늘은 하이힐을 신고 굽이 바닥에 부딪혀 소리가 맑고 날카로웠다. 그녀는 손에 물 한 병과 빵 한 개를 들고 원철수 앞에 다가가서 천천히 쪼그려 앉았다.

말없이 한쪽 머리를 갸웃하고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다친 다리에 묶인 찢어진 천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네가 혼자 치료할 수 있다는 걸 내가 깜빡할 뻔했네. 왜 탄두를 꺼냈어?”

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그녀의 웃음소리는 그렇게 음산하고 무서워 보일 수가 없었다.

“나도 대단한 명문 의과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학생이 이런 잔인한 실험을 할 줄은 몰랐어!”

원철수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비꼬며 말했다.

“그래, 아직 욕할 힘이 남았다는 건 네가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다는 거네!”

주효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를 내지 않고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흔들어 보였다.

“보아하니, 내가 쓸데없는 일을 한 것 같네. 너도 이런 물건은 필요 없겠지!”

“…….”

원철수는 그녀의 손에 있는 빵과 물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는 정말 배가 고팠다. 목은 더 마르고 물도 없이 사람은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가 이깟 음식을 위해 그녀에게 부탁하게 하는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생리적 필요와 정신적 의지 사이에서 몸부림쳤고 눈빛은 뜨거웠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정신을 놓지 않았다.

“좋아!”

주효영은 일어나서 그를 흘겨보았다.

“네가 이렇게까지 배짱이 있을 줄은 몰랐어. 내가 너를 우습게 봤다 쳐! 네가 이렇게 잘 참는 이상 그냥 참아!”

몸을 돌려 두 걸음 걷다가 다시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아, 맞다, 하마터면 너에게 말하는 걸 잊을 뻔했어. 사실 네가 한 그 개뿔 같은 실험들은 보스가 전혀 신경 쓰지 않아. 단지 엄폐해서 위에 있는 놈들을 속이려는 것뿐이지. 우리의 실험은 이미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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