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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진가연이 약을 꿀꺽꿀꺽 마시는 모습을 보고 한소은이 그녀에게 휴지를 건넸다.

“마실만 해?”

진가연은 입가의 약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맛 괜찮은데?”

“맛이 괜찮다고?”

한소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옆에서 냄새만 맡아도 코를 찌르는데 진가연은 맛이 괜찮다고 하니 한소은은 어리둥절했다.

한소은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자 진가연이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던 물잔을 들어 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전에 이상한 약을 하도 먹어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전에 마셨던 약은 쓴 것도 모자라서 맛이 구역질 날 정도였거든. 그때는 정말……”

진가연은 손을 저으며 더 말하지 않으려 했다. 한마디라도 더 하면 금방이라도 토할 거 같았다.

“살 때문에?”

한소은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과연, 진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거 말고는 없잖아. 아무튼 예전에 정말 고생 많이 했어.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그 많은 약을 먹고 의사에게 진료받았어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차라리 마음껏 먹기라도 했으면 즐겁게 지냈을 텐데 말이지. 정말 그랬다면 지금쯤 600군이 나가는 뚱보가 되지 않았을까? 어쩌면 지금 몸무게를 유지 했을지도 모르지. 적어도 이렇게 많은 고생을 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 몸이 겪은 고통과 다른 사람의 이상한 눈빛…… 모두 다 참아 냈지만, 받았던 상처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한소은은 그런 그녀가 마음이 아팠다.

“이제 다 괜찮아 질 거야. 다 괜찮아 질 거야.”

“응! 나도 그럴 거라 믿어!”

진가연은 한소은과 알고 지낸 후부터 모든 걸 다 내려놓은 듯이 해탈해졌다.

몸이 점점 더 편해지는 건 물론이고 마음도 예전처럼 답답하지 않았다. 진가연은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마치 자기가 아닌 것처럼, 아니, 새로운 자기가 된 것 같았다.

“참, 소은 언니. 방금 내가 마신 거 뭐야?”

진가연은 방금 자기가 무엇을 마셨는지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마셨다.

그러자 한소은이 웃으며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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