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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주효영은 작은 나무 박스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잠시 생각하다 다시 연필꽂이를 앞으로 가져왔다.

뒤돌아서 몇 걸음 걷다 다시 돌아와서 나무 박스를 연필꽂이에 넣었다. 기다란 나무 박스는 연필꽂이 딱 들어갔다. 그런 것도 모자라 연필을 몇 개 더 빼내고 나서야 주혀영이 한숨을 돌렸다.

그녀는 잠옷과 타올을 들고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로 샤워했다.

최근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연구소에도 샤워실과 휴게실이 있지만 편하지는 않았다. 그저 간단하게 샤워하고 잠깐 잘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었다.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니 온몸의 피로가 풀려 잠이 들 정도였다.

한참이나 지나서야 주효영이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언제 잠든 거지?’

주효영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든 주효영은 욕조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곧바로 목욕가운을 입고 문 앞으로 갔다. 밖의 발소리는 이미 멈추었지만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주효영은 경계하며 문을 확 열어젖혔다.

“끼익!”

“에구머니나!”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주 부인의 비명이 들려 왔다. 그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주 부인은 원래부터 걸음걸이가 조용조용했다. 욕실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불은 켜져 있어서 딸이 샤워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효영을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갑자기 문이 열리는 바람에 주 부인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주효영이 안잖은 표정으로 주 부인에게 물었다.

“아니, 네가 이 시간의 집에 돌아왔으니 아직 밥을 안 먹었겠다 싶어서. 아주머니 시켜서 아침 차려왔지.”

주 부인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아침을 가리키며 억울한 듯 말했다.

공교롭게도 아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니 원래 테이블 위에 있던 물건들이 옆으로 밀렸다.

그것을 본 주효영이 흠칫 놀라며 빠르게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주효영은 연필꽂이를 자세히 보며 나무 박스가 아직 있는 걸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조금 놓인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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