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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1화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콧끝은 그의 술냄새로 가득 찼지만 우해민은 불쾌하기는커녕 오히려 아주 특별하다고 느꼈다.

여전히 술에 잔뜩 취한 김승엽은 몽롱한 눈빛으로 우해민의 얼굴을 쳐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해민아, 가지 마. 날 버리지 마. 난 너밖에 없어…”

그러면서 김승엽은 고개를 숙여 우해민의 입술에 힘껏 키스했다.

심장의 떨림에 우해민은 김승엽을 밀어내지 않고 순순히 두 눈을 꼭 감고 두 손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 키스를 이어갔다.

김승엽은 술기운 때문인지 거칠면서도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마치 그녀를 잡아먹을 기세로 달려들다가도 또 다시 평온함을 되찾고 행여 우해민을 아프게 한 건 아닌지 안절부절해했다.

이런 일을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우해민은 그저 김승엽에게 몸을 맡겼다. 김승엽은 스킨십 방면에서 우해민에게 멘토같은 존재였다. 처음 손을 잡았을 때부터 첫 입맞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이 다음 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해민은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마음속으로는 김승엽과 끝까지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온도는 금세 후끈 달아올랐고, 주위에서는 빈 맥주 캔이 이따금씩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해민은 김승엽이 술에 만취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전혀 깨우려 하지 않았다.

깊은 밤, 우해민은 김승엽과 함께 어둠 속으로 영원히 빠져들고 싶었다.

......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꿈에서 깨어난 우해민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뻐근하고 아프긴 했지만 마음만은 즐거웠다.

이건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한 선택이었다. 그녀의 몸, 그녀가 선택한 남자, 모두 그녀가 원한 것이었다.

우해민은 잠들어 있는 김승엽을 바라보며 손으로 그의 얼굴을 살짝 만졌다.

우해민은 속으로 이제 자신이 바라고 바라던, 아름다운 미래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우해민은 몸을 일으켜 쓰레기봉투에 쓸데없는 물건들을 전부 치우고 김승엽을 다시 침대로 옮기려고 했지만 그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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