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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무슨 소리야?”

한숨을 쉰 우해민이 화가 나서 묻자 눈을 깜박거리던 김승엽이 갑자기 히히 웃기 시작했다.

“너 해민이네! 우리 해민이야! 해민이는 착해서 욕할 줄도 몰라, 그러니까 너는 해민이야! 히히히…….”

멍청하게 웃는 그의 얼굴은 술 때문에 빨개져서 눈빛마저 취해 멍청하고 어리석게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면서도 우해민은 기뻤다. 그가 자신을 알아봤다. 이렇게 취했는데도 자신이 우해영이 아니라 우해민이라는 걸 알아본 것이다.

이 세상에서 오직 그만이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볼 수 있다.

“바보, 웃지 마!”

감동받은 우해민이 두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받치고 눈을 마주치며 진지하게 물었다.

“질문 하나 할게. 그럼 네가 좋아하는 건 우해영이야, 우해민이야?”

그녀는 계속 그가 마음속으로 정말 자신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었다. 만약 좋아한다면 그녀가 우해영을 닮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해민이기 때문일까?

이건 그녀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다.

술기운이 오른 김승엽은 얼굴을 그녀의 손에 올리고 약간 어질어질하게 눈을 깜박거리며 생각하다가 그녀의 손을 툭 치며 말했다.

“우해영!”

“…….”

그녀가 막 화를 내려고 할 때, 그가 우렁차게 트림을 했다. 그 소리가 끝나고 나서야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그 계집애가 뭐가 좋아! 사납고, 포악하고, 야만적이고, 이기적인데!”

“그래도 우리 해민이가 좋아, 히히히, 해민이가 좋아!”

그 말을 마친 그는 몸이 비뚤어지며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대고 쓰러져 히히거렸다.

마음속에서 떠오른 불이 한순간에 꺼진 우해민은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아무 말이나 하는 버릇 좀 고칠래?”

“해민아, 너만 나한테 잘해줘. 너 알지?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정말 모질어. 나한테 아무것도 안 준다고 했어. 내 모든 걸 다 가져가겠다고! 너도 알지? 엄마는 날 원하지 않아! 흑흑…….”

말을 하던 그는 울기 시작했다. 화가 나고 무서워서 마음속으로 억울함을 가득 참고 있다가 마침내 그녀에게 털어놓을 수 있게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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