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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우해영이 끌려간 후, 우해민은 혼자 큰 방에서 두 팔을 벌리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 고개를 들어 눈을 감고 힘껏 심호흡을 하며 이곳의 모든 것을 느끼고 있었다. 우해영의 방은 음침하고 좁아서 햇빛이 들지 않는 자신의 방과 완전히 달랐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언니의 방을 몰래 보곤 했다. 크고 예쁜 방, 침대도 매우 커서 그녀의 방만한 크기였다. 안에는 옷도 아주 많았고, 책상, 옷장, 소파도…….

하지만 그 모든 게 그녀의 방에는 없었다. 가장 중요했던 건 큰 창문, 따뜻한 햇빛, 그리고 햇빛이 들어오는 베란다.

항상 몰래 부러워하며 자신이 그걸 가질 수 있다는 건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그때까지는…….

우해영은 그 남자 때문이냐고 물었다.

그래, 맞아. 하지만 아니야!

김승엽이 그녀의 마음 속 가장 깊은 욕망과 갈망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는 도화선일 뿐 결코 진정한 원인이 아니었다. 진정한 원인은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축적되고 억압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욕망이 있다. 외부에서 이걸 억압하면, 결국 마지막에는 분출되어 폭발하는 역효과가 날 뿐이다.

이제 그녀의 모든 욕망이 발동했다. 큰 집, 부드러운 침대, 투명한 창문, 공기 속에 서서 자유롭게 호흡하고 즐거운 연애를 하는 온전한 자신이 되고 싶었다.

우해영이 양보하지 않는다면 망쳐버릴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자신이 모든 걸 얻을 수 있다.

큰 침대에 엎드린 우해민은 몸이 모두 빠져들 것만 같았다. 역시 큰 침대는 너무 편하다. 꿈에 그리던 침대!

즐겁게 위에서 여러 번 뒹굴고 몸을 뒤척이던 그녀는 우해영의 휴대폰을 들고 이 즐거움을 김승엽에게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화는 꺼져 있었다. 아마 김 씨 가문 사람에게서 연락이 올까 봐 꺼 놓은 것 같았다.

하지만 갑자기 보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쳤다.

보고 싶으면 바로 만나면 되지 않을까? 그녀는 이전과 달라졌다. 지금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으니 누구를 만나고 싶든지, 뭘 하고 싶든지 누구에게도 보고할 필요 없이 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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