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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지난날의 위풍당당함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의 그는 고개를 숙이고 의기소침한 모습이었다. 마치 싸움에서 패배한 맹수처럼 예전의 위풍이 하나도 없었다. 문득 보기엔 약하고 무기력해 보였고 전 세계에 버림받은 사람 같았다.

만약 이전의 김승엽이 그녀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다면, 지금의 그는 마치 자기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전 세계에 배신당하고 명문가에 있으면서 갈 곳도 발 디딜 곳도 없는 자기 모습과 같았다.

그녀는 괴로웠고, 또한 마음이 아파서, 그의 손등을 가볍게 걸치며 말했다.

“두려워할 필요 없어. 이젠 다 지나갔어, 너도나도!"

“???”

그녀의 말은 김승엽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손등에 걸쳐진 하얀 손을 보았다. 손가락이 가늘고 손가락 관절이 약간 튀어나와 피부가 희고 투명하며 푸른 혈관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는 순간 이상함을 느껴 그녀의 손을 획 잡아챘다.

그의 반응이 너무 갑작스러워 우해민은 깜짝 놀랐지만, 손을 빼지 않고 자기 손을 잡도록 내버려 뒀다.

김승엽은 그녀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보며 생각하다 또 그녀의 다른 손도 잡았다.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가락을 문질러 보기도 하고 주물러 보기도 했다. 머리가 멍해지다 어느 순간, 어디가 이상한지 알아차렸다.

예전에는 그저 우해영이라는 여자가 정신병이 있어서 성격이 이리저리 변하는 거로 생각했다. 저번의 정신과에서 그녀를 마주치고 더욱 확신했다. 하지만 지금...

김승엽은 드디어 어디가 이상한지 눈치챘다.

“넌 우해영이 아니야! 도대체 누구야?”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는 그녀의 손을 냅다 벌리고 놀라서 뒤로 두 번 물러섰다.

그의 눈앞에 있는 여자는 우해영이 아니다. 오랜 시간 무술을 배워온 우해영의 손에는 무기를 자주 들어 생긴 굳은살이 박여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은 손바닥부터 손가락까지 힘이 들어갔었다.

우해영의 손을 잡아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자신을 몇 번이나 때렸었고, 어깨를 힘껏 짓눌렀고 손목도 꽉 쥐었었다. 그는 그녀의 손가락이 매우 힘이 있었고, 손가락 관절이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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