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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김승엽에 관한 일에 대해서는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노부인이 충격에서 조금 벗어난 후 노부인의 말을 따르겠다고 김서진이 모두에게 알렸다.

집에서 나간 김승엽은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다 결국 차에 기름이 거의 떨어져서야 길가에 멈췄다.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하늘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길가에 몇 개의 노점이 야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향긋한 음식의 냄새에 김승엽의 배가 꼬르륵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차에서 내려 아무 노점앞에 자리 잡고 앉았다.

"사장님, 고기 꼬치구이 50개와 맥주 몇 병 주세요."

노점 사장은 그에게 대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수한 꼬치구이와 맥주를 가지고 왔다. 김승엽은 자리에 앉아 홀로 고기 꼬치구이를 먹으며 시원한 맥주를 들이켰다. 이 순간만큼은 모든 번뇌를 잊고 자신이 받은 치욕을 잊었다.

노점 주변은 사람이 많이 몰려 소란스러웠다. 아무도 그를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고 그를 알아보는 사람도 없었다. 고기 꼬치구이를 먹고 맥주를 들이켜다 보니 어느새 정신이 해롱해롱하여질 만큼 취기가 올라와 있었다.

맥주를 마시면서 김승엽은 갑자기 설움이 폭발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바깥을 떠돌았는데 아무도 그를 찾는 사람이 없었다. 이 세상에는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았다.

‘날 얼마나 아끼고 사랑한다더니, 결국에는 손수 날 벼랑 끝에서 밀었어! 거짓말쟁이, 다 거짓말쟁이야!’

김승엽은 이렇게 생각하며 고기 꼬치를 물어뜯었다. 그는 집에서 나오면서 핸드폰을 꺼두었던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맥주를 두 병 더 마시고 나서 그는 노점 맞은편의 나이트클럽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가끔 세련된 옷차림을 한 사람이 그곳을 드나들었다.

그는 술에 취해 반쯤 풀린 눈으로 어슴푸레하게 한 번 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이곳의 단골손님이었지만, 지금은 여기에 앉아서 홀로 술을 마실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사장님, 고기 꼬치구이 백 개 안쪽 룸으로 갖다주세요.”

어떤 사람이 노점 사장님에게 주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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