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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김서진이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김씨 가문에서 높은 지위를 지키고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의 사랑과 발탁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서진이 한 말을 듣고, 한소은은 다른 일들이 떠올랐다.

“그럼, 당신의 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의 죽음에는 의문이 가득하네요.”

‘젊은 나이에 하나는 절벽에서 떨어지고, 다른 하나는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다 목숨을 잃다니. 게다가 어린 나이에 요절한 작은 아버지와 그의 아버지는 항상 병을 달고 살다시피 했고. 만약 한두 사람이 그렇게 된 거라면 그냥 불행일 수도 있겠지만, 이 가문의 아들 모두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했다는 건 너무 이상해.’

“이상하긴 하죠.”

김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

“세상에 그렇게 많은 우연이 있을 리가요. 김씨 가문은 오래된 가문인 데다가 세력이 크니 원한과 질투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말하고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 떠오른 듯 어두운 얼굴만 하고 있었다.

한소은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파져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당신도…. 아주 힘들었죠?”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이은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분명 많은 경쟁과 내부의 암투를 겪은 건 말할 것도 없고 원수의 추격과 암살을 당하는 건 부지기수였다. 가문 가주의 자리를 이어서 부터 지금까지 그녀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일을 겪었을 것이다.

“힘들건 힘들지 않던, 다 지나간 일이에요.”

김서진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마치 그가 겪었던 모든 것이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처럼 다 지나간 듯이.

그가 가볍게 얼버무리듯 대답했지만, 한소은은 그가 얼마나 많은 험난한 일을 겪었는지, 얼마나 많은 칼싸움을 지나왔는지, 얼마나 많은 암살과 모함을 겪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가 잠이 얕고 어떠한 상황에 닥쳐도 다 태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건 타고난 것이 아니다. 이건 여러 번 겪은 후 얻은 경험과 성장이었다.

한소은의 눈은 온통 그에 대한 가슴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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