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21화

김서진의 카리스마가 너무 압도적이었는지 남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그가 떠난 지 한참이 지나서야 노부인이 정신을 차리더니 “억”하며 울부짖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손자에게 이런 대접까지 받아야 하는 거야!”

“어머니, 울지 마세요. 그 자식은 은혜조차 알지 못하는 놈이에요. 어머니도 그 자식이 그런 사람이라는 거 잘 아시잖아요. 그 자식은 정말 김씨 집안 사람들과 닮은 곳이 하나도 없어요! 우리와 사이가 좋지도 않고. 내가 진작에 김씨 가문을 그런 자식 손에 들어가게 하면 안 된다고 아버지에게 말했었는데 아버지는 듣지도 않으셨죠. 지금 봐요. 이젠 어머니를 안중에 두지도 않잖아요!”

김승엽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노부인의 가슴에 박힌 가시가 되어 버렸다.

노부인은 김서진이 죽을 만큼 싫었지만 그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김서진의 할아버지가 살아있을 때 노부인과 가업을 이을 후계자를 두고 여러 번 싸웠었다. 노부인은 자기의 아들인 김승엽에게 가업을 물려받길 바랐다. 아들이 살아있는데 아들을 뛰어넘고 그런 손주에게 가업을 물려준다는 게 못마땅했다. 하지만 김서진의 할아버지의 고집을 아무도 꺾을 수 없었다. 김씨 가문의 가주는 김서진의 할아버지였기에 그가 한 말이 곧 가문의 법이고 가문의 규율이었다. 그렇다 보니 노부인은 가업이 모두 김서진의 손에 들어가는 걸 눈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자 친할머니라는 신분으로 김서진을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김서진은 노부인의 말을 조금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는 김서진은 오직 할아버지의 얘기를 꺼낼 때만 노부인을 조금 존중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할아버지 얘기를 꺼내도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방금 그가 무슨 말을 했었던가! 한 번만 더 그의 뜻을 거스르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뭘 어떻게 하겠단 말인가? 설마 김씨 가문의 어르신인 자기를 내쫓기라도 할 속셈인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노부인은 분노에 몸을 부르르 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