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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소희가 듣더니 일어나 이현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이현이 눈을 깜박이며 연약하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소희를 바라보았다.

"소희 씨......"

짝-

소희가 힘껏 이현의 뺨을 내리쳤다. 그리고 그 힘을 못 이긴 이현은 비명을 지르며 땅에 쓰러졌다. 입 안에는 순간 피비린내로 가득했고, 머리속은 계속 윙윙거리고 있었다. 이현은 그대로 멍해졌다.

촬영장 전체가 삽시간에 조용해지더니 바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이현의 조수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갔다. 그러고는 얼굴이 부은 것도 모자라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이현의 모습에 소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당신 우리 현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오늘 이 일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 딱 기다려!"

여민, 조문 및 기타 부감독들은 바로 그들을 에워쌌고 기타 직원들은 구경하는 에스트라들을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절대 사진을 찍거나 사진을 퍼뜨려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촬영 현장은 순간 혼란에 빠졌다.

한 조수가 이현을 부추기자 다른 4~5명의 조수가 급히 달려와 우산을 들어주고 물을 건네주고 소독 물티슈를 건네주었다.

조감독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소희를 노려보았다.

"소희 씨! 어떻게 사람을 때릴 수가 있습니까? 소희 씨가 아무리 북극의 디자이너라고 해도 우리는 경찰에 신고해서 소희 씨를 잡아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경찰에 신고하세요."

소희의 얼굴은 무정할 정도로 차가웠다.

"마침 경찰더러 이정남 씨가 왜 떨어졌는지, 사다리 뒷면에는 왜 누군가가 톱질한 흔적이 있는지를 조사하라고 하면 되겠네요."

모두들 순간 멍해졌다.

이현이 듣더니 부은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머금고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나를 의심하고 있어서 나를 때린 건가요?"

이정남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이현을 바라보았다.

"네가 한 짓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네가 제일 잘 알 거 아니야?"

소희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만약 찔리는 부분이 없다면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더러 와서 조사하라고 해. 그리고 너의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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