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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심명이 냉소하며 물었다.

"설마 그 임구택을 두려워하고 있는 겁니까?"

"두려워하지 않는 거랑 적대시하는 건 별개의 일이야!"

심명의 아버지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나 심지어 임구택과 연락도 안 돼. 장시원이 나한테 연락이 와서 너에게 전하더라군, 당장 소희에게서 떨어져라고.”

심명이 하찮다는 듯 웃었다.

"임구택은 정말 자신이 모든 사람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네요. 그에게 전해 주세요. 소희는 이젠 그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이니, 소희가 앞으로 누구와 있던 그가 이래라저래라할 자격이 없다고요."

말을 마치고 심명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의 아버지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그는 아예 전원을 꺼버렸다.

눈빛이 금세 어두워진 심명은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임구택, 벌써 조급해 난건가?

하지만 더 조급해 날 일이 아직 남았는걸?

그는 몸을 돌려 소희 찾으러 갔다. 그러다 해당화 나무를 사이에 두고 멀리서 간미연, 그리고 장명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소희를 보았다. 소희의 희고 온화한 얼굴에는 느긋한 웃음이 묻어 있었다. 차마 방해하고 싶지 않는 아름다움이었다.

그렇게 잠시 서 있다 그는 몸을 돌려 그곳을 떠났다. 소희에게 친구와 담소를 나눌 시간을 줄겸 그도 마침 처리할 일이 생겼으니.

*

늦게 심명은 장원으로 돌아와 소희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소희는 하인의 시중이 필요없이 매번 젓가락으로 본인이 먹고 싶은 걸 정확하게 집을 수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얼굴에서 전혀 이상한 점을 눈치 못챌 정도로.

심명이 탕수물고기를 그녀 앞으로 밀며 웃었다.

"소희 착하지? 밥 먹고 약 먹자?"

소희는 심명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말 똑바로 해."

"어떡하지?"

심명이 실눈을 뜨고 웃었다.

"네가 화난 모습조차도 이젠 너무 귀여워."

소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긴 속눈썹을 드리우고 담담하게 말했다.

"심명, 내일 나를 돌려보내줘. 나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어."

"왜?"

심명이 듣더니 즉시 눈썹을 올리고 물었다.

"하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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