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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장시원이 계속 말했다.

"비록 소희가 화원에 앉아 있는 모습만 멀리서만 보았을 뿐 똑똑히 보지는 못했다지만, 지난번 일로 소희에 대한 인상이 너무 깊었기 때문에 잘못 보지는 않았을 거래."

임구택은 큐대를 상 위에 던지고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운기 그룹과 정순 산하의 모든 회사에 통지해, 심씨 그룹과의 프로젝트를 전부 철수하라고. 그들이 만약 응하지 않는다면 임씨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고 알리고."

그러고는 또 연달아 여러통의 전화를 걸었다.

장시원이 옆에서 듣더니 비웃었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마침내 분풀이를 할 상대를 찾았다 이거야?"

임구택의 긴 눈동자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는 매서울 정도로 아무런 감정 기복이 없는 말투로 말했다.

"내가 놀다 남은 거라 해도 그놈은 앗아갈 자격은 없어."

......

이틀 후,

교외의 한 개인장원,

심명은 주방에서 새로 끓인 약밥 한 그릇을 들고 소희 방으로 갔다.

소희는 비록 보이지 않았지만 대신 청력이 더욱 예민해졌기에 심명이 문 쪽에 접근하자마자 소리를 듣고 즉시 누워 이불을 덮고 잠든 척을 했다.

심명은 그릇을 내려놓고 침대에 누워있는 소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자는 척하지 말고 빨리 뜨거울 때 먹어."

소희는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았다.

심명은 침대옆에 앉아 몸을 숙인 채 온유한 눈빛으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착한 소희 씨, 빨리 먹어. 다 신체 회복에 좋은 것들이야."

소희는 여전히 깨어나려 하지 않았다.

"계속 자는 척하면 나 너 간지러움 태울 거야."

심명이 손을 뻗어 이불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소희가 즉시 눈을 뜨고 어쩔수 없다는 듯이 심명을 ‘바라보았다’.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차라리 벌을 줘, 더는 이런 것들로 나를 괴롭히지 말고.”

심명이 어디에서 영양사들을 찾아왔는지, 끓인 약밥은 냄새도 고약하고 맛도 없어 한 번 먹을 때마다 인생이 암울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먼지가 한층 뒤덮인 듯한 그녀의 눈을 보며 심명은 마음이 아파났다. 하지만 아무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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