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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서인의 출현은 구씨 모녀의 계획을 완전히 망쳐 놓았다. 지분 이양 협의도 그 자리에서 폐기되었다.

회의가 끝난 후 서인은 구성봉을 밀고 떠났다. 그러다 구은서의 곁을 지날 때 발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입을 열었다.

"알아? 사실 난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 만약 네가 조용하게 살았다면, 가문을 너에게 준다해도 난 상관없었거든. 하지만 소희만은 건들지 말았어야지. 네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고."

구은서는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서인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야, 알고 보니 네가 돌아온 게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희를 위해서였네?"

서인의 눈빛이 차가웠다.

"아버지는 너희 모녀를 선택하고 내 어머니를 포기했을 때 이미 오늘에 벌어질 일들을 생각했어야 했어. 모든게 그 자신의 선택인데 내가 왜 그를 동정해야 하지?"

구성봉도 그의 말을 듣더니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서인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구성봉을 밀고 성큼성큼 떠났다.

구은서의 상기된 얼굴은 파랗게 질려있었다. 주먹을 너무 꽉 쥐는 바람에 방금 한 네일이 손바닥 살을 파고 찔러들었다.

구 부인이 놀라서 구은서에게 물었다.

"구운정이 한 말이 무슨 뜻이야? 소희는 또 누구고?"

"엄마는 알 필요없어!"

마음속의 원한이 극에 달한 구은서는 차갑게 한마디 내던지고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을 떠났다.

*

이틀 뒤면 강성에서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아문영화제가 열리게 된다.

구은서는 전에 찍은 한 편의 영화로 상대 배우들을 제치고 최여우주연상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무대에 올라 상을 받고 막 수상 소감을 발표하려던 찰나, 갑자기 일렬로 늘어선 경호원들이 몰려들어 통로를 전부 봉쇄했다.

객석에 앉은 배우들이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야?"

"저 사람들은 누구야?"

"장내 경비원들은?"

......

다들 수군거리고 있을 때, 성연희가 계단에서 내려왔다. 붉은색 긴 치마를 입은 그녀는 차가우면서도 요염한 기풍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한 걸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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