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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구 부인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구성봉을 밀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그러고는 그의 곁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부드럽게 말했다.

"성봉 씨, 다 도착했어요. 다들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었어요."

"회장님!"

그룹의 몇몇 원로들이 구성봉의 모습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일어났다.

구성봉은 말을 할 수가 없어 충성심이 지극한 그룹 원로들을 복잡하고 또 처량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몇몇 원로들은 감개무량하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기도한 채 그의 뜻에 따라 다시 앉았다.

구은서가 구성봉 앞에 가서 그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아빠, 제가 그룹을 인수한 후에 반드시 그룹을 더 크고 강대하게 만들 겁니다. 절대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니까 아빠는 엄마와 함께 집에서 만년을 누리세요."

구성봉은 눈빛이 혼탁하고 흐리멍덩해진 채 구은서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구은서는 구 부인과 눈을 한번 마주치고는 일어서서 함께 온 변호사에게 말했다.

"아빠의 지분 이양 협의서를 읽어주세요. 아빠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면 서명하신 걸로 하죠."

구성봉은 서명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고개만 끄덕이면 동의한 셈 치고 다른 사람이 그의 손을 들고 협의서에 서명할 수 있었다.

변호사는 큰 소리로 협의서를 한 번 읽은 후 구성봉에게 물었다.

"구 선생님, 이 협의서는 선생님께서 깨어나 있고, 자주적인 사고를 할 수있는 상황하에서 작성된 거 맞으신가요?”

구성봉은 여전히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주주와 그룹 고위직 직원들은 이미 소곤소곤 속삭이기 시작했다. 눈살을 찌푸린 채 구성봉을 쳐다보고 있는 그들은 구성봉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하에서 강요당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구은서가 구 부인에게 눈짓을 했다.

구 부인이 즉시 허리를 굽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성봉 씨, 어서 고개를 끄덕여요. 집에서 이미 상의가 다 끝난 일이잖아요."

그러고는 또 목소리를 낮추어 남자의 귓가에 대고 한마디 했다.

구성봉은 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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