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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시언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두 사람, 매곡리 쪽 사람인가? 줄곧 소희의 위치를 추적하고 있던 것도 그쪽이고?"

"네. 중간에 오해가 좀 있긴 했지만, 하얀 독수리는 절대 고의로 보스를 해치려고 했던 건 아닙니다. 이미 잘못을 뉘우치고 있기도 하고."

간미연이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장명원은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시언에게 잡혀있는 그는 전혀 반항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장명원을 풀어준 시언의 눈빛에는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 그러더니 부하를 향해 말했다.

"서희한테 보내줘."

"감사합니다, 진언님!"

간미연이 듣더니 바로 감사를 표했다.

소희는 양지바른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상처가 전부 봉합 처리된 소희는 하얀 잠옷을 입고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잠든 것처럼 보이지만 얼굴색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했다.

옆에는 하녀 한 명이 멍들고 부어오른 주사바늘 자국을 따뜻하게 찜질하고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 들어온 걸 보고 소리 없이 물러났다.

침대에 누워있는 소희를 보면서 장명원은 후회와 자책하는 심정이 점점 용솟음쳤다. 그리고 그 심정에 손가락마저 떨렸고 콧등과 목구멍도 시큰시큰해 났다. 결국 두 무릎이 나른해지더니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는 정말 세상 멍청이었다.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더라도, 무고한 소녀일 뿐인데.

왜 그녀를 겨냥하고, 왜 구은서를 도와 그녀를 해치려한 거냐고!

그가 그녀에게 그렇게 많은 어리석은 짓을 했는데,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를 탓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위급한 순간에도 그녀는 그를 먼저 보호했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바보같은 짓들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떨고 있었다. 후회되기 그지없었다.

간미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침대 옆으로 가서 조용히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돌려 장명원에게 말했다.

"소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

그래, 그녀는 아직 살아있어. 모든 잘못을 만회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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