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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둘 다 그만해!”

소희가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제지했다.

“둘 다 그만 싸워. 나와 그 사람 사이의 일은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없어. 너희들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이 얘기는 그만하고 다른 얘기 하자!”

이현은 소희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다른 얘기 하자! 소희야, 올해 대학 졸업하는 거지? 졸업하고 뭘 할지 생각해 봤어?”

이정남도 바고 화제를 돌렸다.

“차 감독이 아직도 널 배우로 캐스팅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졸업하고 다른 일 하고 싶지 않으면 차 감독한테 가봐.”

이정남의 말에 이현이 비꼬듯 물었다.

“믿을만한 사람인 거예요?”

“믿을 만해. 나와 몇 번 같이 일한 적 있었거든!”

“나는 소희가 북극 디자인 작업실에 남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세 사람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말하며 더 이상 임구택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

저녁에 집에 돌아온 소희는 샤워한 후 서재에 가서 웨딩드레스 디자인 원고를 계속 그렸다.

술을 조금 마시고 저녁 바람이 솔솔 불어 들어오자, 그녀는 나른하게 책상 위에 엎드려 있었다. 조용해진 서재를 보며 갑자기 주변의 모든 것이 무미건조하게 변한 것 같았다.

그녀는 카카오톡을 열어 이리저리 보다 그 남자의 프로필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에 홀린 듯 소희는 그 남자의 프로필 사진을 클릭했다.

그의 스토리에는 달랑 사진 한 장 뿐이었다.

이건 설날에 그녀가 기분이 좋아서 찍었던 사진인데 그가 “훔쳐” 간 것이다.

소희는 예쁘게 피어난 붉은 색의 매화를 보며 가슴이 아팠다.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고 지금 헤어지기까지 고작 몇 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소희는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 지금 그 사진을 보니 더 풍자적이었다.

그러다 자기의 스토리에 가서 망설임 없이 그 사진을 삭제해 버렸다.

한편, 베란다에 앉아있던 임구택도 그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는 사진을 응시하며 뚫어지게 흐려진 배경을 바라보았다.

순간, 매화 뒤에 자단의 책상과 책꽂이가 있는 것 같았다.

‘소희가 이 사진을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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