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후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가게 놔둬!”“왜죠?”구은서가 의문스럽게 주시후를 바라보았다.주시후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불곰이 소희를 죽이기 위해 직접 온 것은 그는 소희를 매우 꺼리고 중시한다고 말할 수 있어. 그보다, 혼자서는 소희를 죽일 수 없어.”구은서는 그의 말을 점점 더 이해하지 못했다.주시후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우린 장명원의 도움이 필요한 거야!”구은서는 눈빛을 돌리자 곧 주시후의 뜻을 알게 되었고, 얼굴색이 갑자기 햐얗게 질렸다.“명원 씨가 위험할 것입니다!”“그래야 아무 문제 없어!”주시후가 계속 충고하였다.“우린 너무 많은 것을 공들였어.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소희를 쿠르하 산에 꼭 남겨둬야 해.한, 두 사람이 죽는다해도 말이야.그럴 가치가 있어! 목적을 이루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해!”……얼굴이 창백하고 핸드폰을 잡은 손이 살짝 떨리는 구은서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있다.결국 그녀는 핸드폰을 천천히 내려놓고 전화를 걸지 않았다.그녀는 눈을 감고 속으로 묵묵히 생각했다.‘명원 씨, 미안해요. 명원 씨가 나에게 잘해준 거, 나 영원히 기억해 둘게요!’……소희는 밀수에서 이틀째 머물며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숙박 한 곳에서 한 거리를 앞두고 볼품없는 하숙집 2층에 그녀보다 하루 늦은 장명원이 있다는 것을. 소희는 며칠 동안 줄곧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주인 아주머니는 그녀가 놀러 나가지도 않고 사생하러 나가지도 않은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꼈다.저녁, 소희가 계단에서 내려와 주인 아주머니께 여쭸다. “오늘 밀수에서 서래마을로 가는 버스가 있어요?”주인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서래마을로 가게요? 있죠, 시간은 오전 9시, 오후 5시, 여기를 지나쳐요.”1층 로비에는 소희 옆방에 있는 젊은 커플이 앉아 있었다.여자는 소희가 주인 아주머니와 얘기하는 것을 보고 냉담한 표정으로 소희를 힐끗 쳐다보기만 하였다.남자는 소희가 서래마
심명은 소리를 질렀고 급히 차문을 열고 내리려 했지만 문을 열려던 손이 갑자기 멈춰졌다.아무래도 소희가 밀수에 온 것 같았다. 혼자 여기 와서 뭘하는거지?만약 지금 내려가면 깜짝 놀랄게 분명했고 그러면 또 다시 차일게 불 보듯 뻔했다.심명은 나름 머리를 굴렸고 꼼짝도 하지 않은채 앉아서 앞의 버스를 바라보았다,소희는 차에 올라타고 보니 차에는 이미 대여섯 명이 탔는데 모두 현지 주민들의 차림새였고 그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소희를 훑어보았고 소희는 돈을 지불하고는 창가 자리를 찾아 앉았다.차가 아직 출발하지 않았고 그 젊은 커플도 달려왔는데 소희를 본 후 여자는 일부러 고개를 돌렸고 남자도 감히 소희에게 말을 걸지 못했다.차에 시동을 걸자 소희는 캡모자를 아래로 꾹 눌러 쓰고 차창 밖을 담담하게 바라보았다.낡아빠진 버스가 떠나서야 심명이 차에서 내렸고 돌이켜보니 소희는 옆 여관에서 나온 것 같았다.그는 차에서 내려 여관으로 갔다.주인 아주머니는 수공으로 광주리를 엮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바로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투숙하실건가요?”심명은 좌우로 대충 훑어보고 돈 한 묶음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물었다.“방금 차를 타고 간 그 여자, 여기에 머물렀습니까?”“어느 여자를 말씀하시는거죠?”주인 아주머니는 책상 위의 돈을 보자 눈이 반짝반짝거렸고 심명이 뭘 묻는지는 하나도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예쁘게 생겼어요, 검푸른 티셔츠를 입고!”“아 그 여자요? 맞아요. 그 사람 여기에 있었어요.아마 여러날 묵었을걸요?”“그럼 지금 어디로 가는건가요?”주인 아주머니는 그제야 심명을 보며 물었다.“당신 뭐하는 사람이야?”심명은 또 한 묶음의 돈을 책상위에 내려놓았다.“그 여자 어디 갔습니까?”그러자 주인 아주머니는 이번엔 그 어떤 의심도 하지 않은채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입을 뗐다.“서래마을, 서래마을에 갔어요.”“거길 가서 뭘 하는데요?”“그건 정말 몰라요!”심명은 알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자신
약 반나절을 갔을때 길 양옆은 한뙈기 한뙈기 고무원으로 변했고 산기슭까지 이어진것이 족히 몇만 헥타르는 되여보였고 끝이 보이지 않게 펼쳐졌다. 한 길목에 도착하자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렸고, 차는 계속 남쪽으로 이동했다. 중간에 몇 개의 마을도 지나가면서 차에 탔던 사람들이 속속 차에서 내렸고, 그 젊은 커플마저 어떤 다리 옆에서 내리자 결국 차에는 소희 혼자만 남았다.서래마을은 산기슭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로 거의 고무원에 둘러싸여 있었고 마을의 20여개의 집들 또한 모두 고무원에서 일했다.고무밭 주인은 인근 마을의 길을 닦아 주었기 때문에 자동차가 질퍽거리는 길을 지나갈 필요가 없었다.점심이 다 되어갈 때 차는 서래마을에 도착하였고 소희는 차에서 내려 사방을 대충 둘러보며 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마을은 산과 맞닿아 있고 비도 많아 주변에는 모두 높고 무성한 나무들이 햇빛을 막아주어 기온은 단번에 몇도정도 내려갔다.지금 이 시간엔 마을 사람들은 모두 고무원에서 일하다가 돌아오지 않았기에 마을에는 노약자와 부녀들 그리고 어린이들만 있었다. 현지 옷을 입은 두 노인이 나무 아래에 앉아 담소를 나누다가 소희를 보고는 눈도 깜박이지 않은채 빤히 쳐다보았다.마을은 모두 지세에 근거하여 지은 조각루들이 있었는데 담장, 1층은 가축을 기르거나 창고로 사용했고 2층은 사람이 살았으며 옥상에는 산에서 자라는 일종의 풀같은것을 깔았는데 이는 굉장히 튼튼했고 비도 잘 막아준다. 소희는 마을의 작은 오솔길을 따라 곧장 앞으로 걸어갔고 마을과 가장 가깝게 있는 한 가정집에 도착하였다. 담장에는 두건을 쓴 부인이 우물에서 물을 기르고 있었는데 소희가 안을 들여다보는 것을 보자 소리쳐 물었다.“아가씨, 여행 왔어요?”고무밭 직원들과 안면을 터야한데다가 가끔 밖에서 오는 관광객들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다들 조금씩 표준어를 구사할줄 알았다.완전히 표준적이지는 않지만 대충 의미를 파악할수 있는 정도였다.소희는 들어가서 비어 있는 물병을 흔들며 물었다.“물 좀 주실수 있으신가요?
반시간정도 지났을까, 부인은 밥을 다 차려놓고 소희를 불러 밥을 먹게 하였다.밥은 일반적인 흰 쌀밥이고 그 외에 두 개의 볶음 요리가 있었는데, 하나는 현지야채를 볶은것이고 다른 하나는 집에 있는 고기와 산버섯을 볶은것이였다.이정도면 이 마을에서는 아주 푸짐한 밥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소희는 밥상에 자신의 밥만 올려져 있는것을 봤고, 부인은 아이를 안고 옆에서 바라보고 있었는데 소희가 나긋하게 말했다.“이리로 와서 같이 먹어요!”그러자 부인은 즉시 고개를 저었다.아마 같이 먹으면 소희가 돈을 안 줄것 같았기 때문이였다.“제가 애들한테 사주는걸로 하시죠. 이리로 와!”소희는 요리 두 접시를 가운데로 밀었다.부인은 그제서야 아이를 데리고 왔고 옥수수밥 두 그릇을 더 떠서 함께 밥상에 앉아 먹기 시작하였다.남자아이는 먼저 고기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은 후 눈길은 줄곧 접시 속의 고기를 주시하고 있었다.여자아이는 줄곧 야채를 먹었고 고기를 다친 적이 없었지만,가끔 참지 못하고 한 번씩 흘겨봤다.소희는 그녀에게 한 조각을 집어주었고, 여자애는 자신의 어머니를 한 번 보고선 다시 동생에게 고기를 집어주었다.부인은 소희에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딸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채 밥을 먹었다.밥을 다 먹고 소희가 돈 두장을 부인에게 주자 부인은 매우 기뻐하며 받았다.그러나 부인의 얼굴에 웃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녀의 안색이 갑자기 변해선 뒤를 돌아보고 훈계했다.“너, 뭐하는 거야?”소희는 머리를 돌려 바라보았고 아마 여자애가 설거지를 할 때 몇 사람이 먹다 남은 접시에 고기가 하나 더 있는 것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먹을려고 했던것 같았다.부인이 부르자 여자애는 놀라서 바들바들 떨자 손에 든 고기가 땅에 떨어졌고, 옆에 있던 남자아이도 놀라서 크게 울기 시작했다.부인은 더욱 화가 나서 옆에 불을 지피는 막대기를 들고 소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때렸다.첫 번째엔 여자애의 목을 가격했고, 여자는 감히 울지 못하
소희는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후 도망가려는 부인을 덥석 잡아 부엌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세게 닫아버렸다.놀라 벌벌 떨고 있는 부인은 얼굴색마저 하얗게 질린 채 연신 손을 흔들었다."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마당에서 펑펑 울고 있는 남자아이와 놀라 멍해진 여자아이를 바라보며 소희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불곰은 그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마을에서 남존여비를 고집하고 있는 집을 찾아 일부러 부인더러 그녀의 면전에서 아들을 편애하고 딸을 학대하라고 했던 거겠지.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묻혀있는 트라우마를 자극하여 경각심을 늦추게 하려고.하지만 불곰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바로 그녀가 진작에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여자아이를 동정하지만, 이로 인해 경각심을 늦출 정도는 아니다."그들이 당신더러 날 기절시킨 후 어디로 보내라고 했어? 그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락을 해?"소희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부인은 못 알아들은 척하며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계속 고개를 저었다.이에 소희가 바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그러더니 울고 있는 남자아이를 들어 올려 도마 위에 짓누르고 옆에 있는 칼을 들었다.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마지막으로 묻지. 어떤 방식으로 그들과 연락을 해? 말하지 않으면 난 당장 이 아이를 죽일 거고, 너희 온 가족은 오늘 저녁에 고기를 먹어야 할 거야."부인의 놀란 얼굴에는 핏기가 사라졌다. 그녀는 바로 "풍덩"하고 무릎을 꿇었다."내 아들을 죽이지 마! 말할게, 내가 말할게!"부인의 말에 소희가 손에 든 칼을 돌렸다. 무거운 쇠칼이 의외로 그녀의 손바닥에서 빠르게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고 있는 부인은 놀란 나머지 눈만 크게 부릅뜨고 숨마저도 크게 쉴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들은 나더러 아가씨를 기절시킨 후 나무판 수레로 고무원 밖 감 언덕까지 끌고 가라고 했어. 그곳에 예전에 폐기된 고무 가공 공장이 있거든."부인이
그러다 수레 옆으로 다가온 후 한 사람은 경계하며 사방을 둘러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나무판 수레에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소녀를 쳐다보았다.그중 한 명이 영어로 하찮다는 듯 물었다."이 여인이 바로 서희야?"다른 한 명이 성의 없이 한번 쳐다보고는 대답했다."아마도?""불곰은 이 여인이 뭐가 무섭다고 그러는 거야?"남자가 말하면서 소희의 코 밑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해 보려고.그런데 바로 그가 손을 뻗은 찰나, 소희가 갑자기 눈을 떴다. 그녀의 손에서 차가운 빛이 한번 번쩍이더니 남자의 손목이 바로 잘려 나갔다.잘린 손목은 나무판 수레에 떨어졌고, 남자는 울부짖으며 비명을 질렀다.소희는 일초도 망설이지 않고 남자의 손목을 자른 후 훌쩍 일어나 다른 남자의 어깨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피 묻은 비수로 남자의 가슴에 힘껏 꽂았다.남자는 눈을 크게 부릅뜬 채 그대로 뒤로 넘어졌고, 소희는 가볍게 날아올라 바닥에 멈춰 섰다.눈 깜빡하는 사이에 남자 두 명을 처리했다.소희에게 손목이 잘린 남자는 비틀거리며 옆에 있는 방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반쯤 뛰어가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기절했다."아!""사람 죽었어!"이때, 옆에서 갑자기 한 여인의 겁에 질린 비명이 들려왔다.소희가 고개를 돌려 보더니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그녀와 같은 여관에 묵었던 젊은 커플이었다. 두 사람은 산에서 하루를 걷다가 저도 모르게 여기까지 왔던 것이다.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당장 여기를 떠나.""너 사람을 죽였어, 너 사람을 죽였어!"여인이 소희를 가리키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꺼내 신고하려 했다. 하지만 산에서 아무런 신호도 잡히지 않았다.남자도 놀라 멍해져서는 두 다리를 계속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소희는 위험한 줄도 모르고 그곳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당장 쫓으려 했지만 페기된 공장 건물에서 갑자기 20여 명이 달아 나왔다. 위장복을 입은 그들은 하나같이 키 크고 흉악했고 손에는 전부 칼
소희는 민첩하게 한 남자의 팔을 따라 미끄러내려 종아리를 세게 걷어찬 후 손에 든 비수를 힘껏 남자의 목덜미에 꽂았다.살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소희는 여유롭게 덩치가 큰 남자들 사이에서 공격을 날렸다. 그녀는 비록 보기에 많이 수척했지만 순발력은 놀라울 지경이었다. 그녀의 모든 공격에는 보여주기식이 전혀 없었고 전부 급소만 공격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세 명의 남자가 쓰러졌다.불곰은 사람들 뒤에 서서 소희를 차갑게 바라보았다.그는 한 번도 눈앞의 소녀를 얕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비록 C국 경내라는 이유로 이만한 인원들밖에 데려오지 못했지만, 하나같이 정예였고, 목숨을 바칠 마음가짐을 안고 이곳까지 왔다. 그는 오늘 반드시 서희를 이곳에서 죽여야 했다.요 몇 년 동안 서희 수하의 추격 때문에 그는 곳곳에서 제약을 받고, 끊임없이 숨어다니는 바람에 장사와 수하가 전부 격감하고 있었다. 그러니 더 이상 소희를 죽이지 않으면 그는 영원히 숨어다니며 살아야 했다.C국을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삼각주에 관한 일에는 절대 관여할 수 없고, 용병들 앞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건 진언이 그녀에게 정한 규칙이다.마찬가지로 C국은 그가 오고 싶다고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서희를 죽도록 증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그런데 마침내 이번에 누군가가 그에게 이 기회를 제공했으니 그는 위험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지체하지 않고 왔다.서희가 직접 그를 죽이고 싶은 만큼 그도 그녀를 죽이고 싶었으니까.자신이 데리고 온 부하가 네다섯 명이나 서희의 손에서 죽어나가자 불곰의 눈에는 순간 포악한 빛이 번쩍였다. 그러더니 손바닥을 치며 입을 열었다."데려와!"방안에서 두 사람이 한 남자를 끌고 나왔다.남자는 온몸에 힘을 잃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생사를 알 수가 없었다."서희, 누군지 한 번 봐봐."불곰이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싸우고 있던 쌍방이 모두 멈추었다. 중간에 포위된 소희의 하얀 얼굴에는 피가 잔뜩 튀었다. 그녀는 칠흑
장명원은 놀라 눈을 크게 뜬 채 발버둥 치며 뒤로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결국 꼼짝도 하지 못하고 칼이 자신의 발목을 향해 날아오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땡-소희가 걷어찬 돌멩이 하나가 불곰의 칼에 부딪히자 칼은 순식간에 방향이 틀려 옆의 진흙에 꽂혔다.장명원은 식은땀을 흘리며 별안간 고개를 들어 소희를 바라보았다.불곰도 소희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입을 삐죽거리며 냉담하게 말했다."이래도 모른다고?""너희들이 죽이려는 건 나잖아. 다른 사람과는 무관하니 무고한 사람을 연루시키지 마."소희가 차가운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불곰, 저 사람은 풀어줘. 나 혼자 여기에 온 건 바로 우리의 일을 우리끼리 조용하게 해결하고 싶어서야.""너의 능력은 나도 잘 알아. 이 사람을 살리고 싶으면 무기를 바닥에 버려."불곰이 말했다."그러지."소희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장명원은 그제서야 그를 납치한 사람이 불곰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바로 소희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이 사람의 말을 듣지 마요!""닥쳐요 그냥!"소희가 장명원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고는 불곰을 쳐다보며 천천히 몸을 웅크리고 앉아 비수를 발밑에 놓았다.그녀가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이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달려들어 손에 든 주사기를 소희의 어깨에 세게 박고 힘껏 아래로 눌렀다.하지만 거의 동시에 소희가 손을 들어 그 사람의 손에 있던 주사기를 빼앗고, 그 사람을 장명원을 잡고 있는 남자에게 던졌다.그 후 바로 하늘로 날아올라 한 발로 불곰 앞에 있는 남자의 가슴을 걷어차고 몸을 돌려 다른 사람의 팔을 잡았다. 그러고는 손에 든 주사기를 그 사람의 팔에 꽂아 3분의 2의 약을 전부 주입했다.그녀의 동작은 엄청나게 빨라 불곰 쪽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두 사람이 연달아 죽었다.소희는 동작을 멈추지 않고 바로 불곰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녀의 몸에는 이미 3분의 1의 약이 주입되었고, 그녀는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