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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그러다 수레 옆으로 다가온 후 한 사람은 경계하며 사방을 둘러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나무판 수레에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소녀를 쳐다보았다.

그중 한 명이 영어로 하찮다는 듯 물었다.

"이 여인이 바로 서희야?"

다른 한 명이 성의 없이 한번 쳐다보고는 대답했다.

"아마도?"

"불곰은 이 여인이 뭐가 무섭다고 그러는 거야?"

남자가 말하면서 소희의 코 밑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해 보려고.

그런데 바로 그가 손을 뻗은 찰나, 소희가 갑자기 눈을 떴다. 그녀의 손에서 차가운 빛이 한번 번쩍이더니 남자의 손목이 바로 잘려 나갔다.

잘린 손목은 나무판 수레에 떨어졌고, 남자는 울부짖으며 비명을 질렀다.

소희는 일초도 망설이지 않고 남자의 손목을 자른 후 훌쩍 일어나 다른 남자의 어깨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피 묻은 비수로 남자의 가슴에 힘껏 꽂았다.

남자는 눈을 크게 부릅뜬 채 그대로 뒤로 넘어졌고, 소희는 가볍게 날아올라 바닥에 멈춰 섰다.

눈 깜빡하는 사이에 남자 두 명을 처리했다.

소희에게 손목이 잘린 남자는 비틀거리며 옆에 있는 방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반쯤 뛰어가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기절했다.

"아!"

"사람 죽었어!"

이때, 옆에서 갑자기 한 여인의 겁에 질린 비명이 들려왔다.

소희가 고개를 돌려 보더니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와 같은 여관에 묵었던 젊은 커플이었다. 두 사람은 산에서 하루를 걷다가 저도 모르게 여기까지 왔던 것이다.

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

"당장 여기를 떠나."

"너 사람을 죽였어, 너 사람을 죽였어!"

여인이 소희를 가리키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꺼내 신고하려 했다. 하지만 산에서 아무런 신호도 잡히지 않았다.

남자도 놀라 멍해져서는 두 다리를 계속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소희는 위험한 줄도 모르고 그곳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당장 쫓으려 했지만 페기된 공장 건물에서 갑자기 20여 명이 달아 나왔다. 위장복을 입은 그들은 하나같이 키 크고 흉악했고 손에는 전부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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