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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온 얼굴이 피투성이였지만 유독 별처럼 맑은 소희의 한 쌍의 눈은 장막을 밝혀주고 있었다.

......

전망대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더는 기다리기 귀찮아 고개를 돌려 Maduro에게 말했다.

"사람 보내 처리해."

"아무렴요."

Maduro가 불빛 아래에서 더 조각져 보이는 남자의 얼굴을 보며 담담하게 웃었다.

"절대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 먼저 돌아가셔도 되고요.”

그의 말에 임구택은 몸을 돌려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귓가에 굉음이 들려왔다. 임구택은 멍하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열 대 가까이 되는 헬리콥터가 하늘을 가르며 천천히 날아오고 있었다. 그 헬리콥터들은 마치 먹구름처럼 밀려 와 마지막 한 가닥의 황혼을 가렸고, 하늘은 찰나에 어두워졌다.

헬리콥터는 산기슭으로 날아가 살육 현장의 상공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굉음은 천지마저 뒤흔들었다.

임구택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Maduro를 바라보았다.

"누구야?"

Maduro의 안색도 순간 변하더니 바로 대답했다.

"불곰 쪽의 사람은 아닐 겁니다."

마침 임구택의 핸드폰이 울렸고, 임구택이 바로 받았다.

"무슨 상황이야?"

고무원을 관리하던 명경이 급급히 대답했다.

"임 대표님, 진언이 왔습니다!"

임구택이 듣더니 순간 멍해졌다.

그러더니 바로 고개를 돌려 어두운 얼굴색으로 Maduro에게 물었다.

"포위 공격을 당하고 있는 자들이 대체 누구지?"

Maduro가 듣더니 눈알을 굴리며 대답했다.

"저 여인이 진언이 가장 좋아하는 이를 죽였거든요. 그러니 진언이 직접 저 여인을 잡으러 온 걸 겁니다."

임구택의 눈빛이 점점 무거워났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계단 아래로 내려가며 명경에게 말했다.

"진언 쪽 사람과 통화해. 나 진언을 만나야겠어."

명경이 바로 대답했다. "네!"

*

헬리콥터 프로펠러의 거대한 소리는 산맥 전체를 진동시키고 있었다. 그러다 줄 사다리가 헬리콥테에서 밖으로 던져졌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줄 사다리를 타고 신속히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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