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소연은 그때부터 소희를 쫓아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소연의 이간질에 진원은 소희를 미워하기 시작했다.그때 소희는 너무 비참했던 환경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라 소연이 자신을 해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소연은 목이 조여오자 있는 힘을 다해 발버둥혔다.“소희, 이거 놔. 이거 놔.”“소연아.”뒤에서 애처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진원임이 분명했다.소희는 소연을 바닥에 내팽겨치며 진원을 바라보았다.진원이 다급히 소연을 일으켰다.“소연아, 괜찮아?”소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엄마, 언니가 날 죽이려고 해.”진원은 소희를 노려보며 물었다.“너 지금 뭐하는거야?”“무슨 일인데?”소정인이 달려와 물었다.진원이 울부짖으며 말했다.“아까 소희가 소연을 때리려고 했어요, 내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소희가 소연을 목졸라 죽였을거에요.”소정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소희를 바라보았다.“소희야, 무슨 일이야?”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원은 소연의 옷을 정리해주며 목에 상처가 남았는지를 체크했다.소정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소희야, 오늘 회식자리는 너한테도 알릴려고 했는데 날씨가 안 좋은지라 너 안 불렀어, 그것때문에 화난거라면 아빠한테 화내, 소연이 괴롭히지 말고.”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소희가 외쳤다.“소연이한테 무슨 일 있었는지 물어보세요.”소정인이 소연을 바라보며 물었다.“소연아, 어떻게 된 일이야?”소연은 억울한듯 머리를 흔들었다.“저도 모르겠어요, 화장실에서 언닐 만났는데 갑자기 저의 목을 조르면서 절 죽이겠다고 했어요.”진원은 눈을 부릅뜨고 소희를 바라보았다.“우리가 널 부르지 않은건 널 보고 싶지 않아서였어, 오늘뿐만아니라 앞으로도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엄마.”소연이 진원이 어깨에 기대여 울먹였다.조정인은 진원을 째리더니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방에 들어가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그래요.”진원이 말을 하기도 전에 소희가 통쾌하게 대답했다.네 사람은 소정인이 잡아놓은 방으로
소희가 진원을 보며 물었다.“전에 소연이가 거짓말하고 남의 작품을 카피한것도 모른척 하고 넘어가셨죠, 두 분은 소연이가 아주 단순하고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시죠?”“당연하지.”진원이가 대답했다.“소연이가 얼마나 착했으면 어렸을때부터 너한테 괴롭힘을 당했겠니.”“그럼 이 모든것이 소연이가 꾸며낸 일이라는걸 아셔야 할거에요.”소희는 소연을 바라보며 물었다.“내가 다시 물을게, 아까 내가 왜 널 때리려고 했을까?”소연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언니가 갑자기 화를 낸 이유를 내가 어떻게 알아?”소희는 냉소를 지으며 진원이와 소정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의 소연의 모습과 말들을 기억하세요.”“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데?”진원이 내키지 않은듯 물었다.소희가 핸드폰을 꺼내자 마침 임구택이 메시지를 보내왔다.“자기야,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건데?”소희가 답장했다.“좀 이따 들어갈게.”소희는 푸른 독수리가 보내온 CCTV 영상을 방안에 있는 화면에 띄웠다.“아까 복도에 있었던 CCTV 영상이에요.”넘버 나인에는 핸드폰의 화면과 연결할수 있는 장비들이 있었다. 소희가 벽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커튼이 닫겨지면서 화면이 나타났다.소연과 장미현이 서로 만나 몇년전 사람을 찾아 소희를 때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소연은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진원의 안색을 살폈다. 소희가 CCTV 영상 틀줄은 몰랐다.넘버 나인처럼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중히 여기는 곳에서 CCTV 영상을 쉽게 얻을수 없을텐데 소희가 무슨 방법으로 이 영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소연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영상이 끝나자 방은 조용해졌다.소정인은 믿을수 없다는듯이 소연을 바라보았다.“소연아, 네가 사람을 시켜 소희를 때린거야? 왜 그랬는데?”“아빠!”소연은 놀란 마음에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저……. 저는…….”소정인은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빠가 널 얼마나 믿었는데 이런 짓을 한거야, 너 우리 몰래 또 어떤 짓들을
소희는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소정인이 소희를 불러세웠지만 뒤 돌아 보지 않았다.방에서 나오자 마침 임구택을 보았다. 임구택의 손에는 핸드폰이 쥐여져있었는데 곧이어 소희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소희는 핸드폰을 들고는 임구택을 향해 손을 저었다.임구택이 웃으며 물었다.“어디 갔다 온거야?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소희는 앞에 서있는 거대한 남자를 꽉 끄러안았다.“둘째 삼촌.”임구택이 소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왜? 무슨 일이야?”“아무것도 아니야.”소희는 임구택의 품에 안겼다.임구택은 머리를 숙여 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누굴 만났는데?”소희가 천천히 말했다.“고등학교때 친구들이 여직껏 날 싫어하는 이유를 알게되었어, 친구들이 날 미워하는 이유는 진짜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오해때문이었어.”소연이가 거짓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원이 좋아하는건 그래도 소연이었다. 소희는 언제나 늘 혼자였다.아마 소연이와 진원이가 친모녀사이일지도 모른다.임구택은 미간을 찌푸리며 소희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여기에서 회식하는거야? 어느 방인데? 남자친구가 가서 혼내줄게.”소희가 머리를 저었다.“쟤네들 나 안 좋아해, 나도 쟤네들 싫어하니까 쌤쌤이야.”임구택은 소희의 말에 빵 터졌다.“그들 감정따윈 중요하지 않아, 내가 좋아하면 그만이야.”“응!”임구택은 소희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먼저 들어가 있어, 큰 형수가 걱정하고 있어.”임구택이 문을 여는 순간 소희가 구택이의 손을 뿌리쳤다.임구택이 몰래 소희를 보았다. 아깐 끄러안더니 이젠 두렵나보지?“구택아, 소희는?”우정숙이 문소리를 듣고 물었다.“여기요.”소희는 임구택의 뒤에 서있어ㅆ다. 우정숙의 배려에 소희는 웃으며 말했다.“고등학교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수다 좀 떨었어요.”“난 네가 밖에 너무 오래 있어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줄 알고 나가서 찾으려고 했어, 구택이가 한발 빨랐네.”우정숙이 웃으며 말했다.소희는 임구택을 감히 쳐다보지 못하고 우정숙과 얘기를 나
진원이 말을 이어갔다.“소연이도 원래는 좋은 아이었어요, 모든건 소희가 이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됐어요. 둘은 친자매가 아니기에 각종 원인으로 인해 둘 사이는 여전히 대치상태에 있어, 소희가 있으면 소연이는 없을거고 소연이가 있으면 소희는 존재하면 안돼요.”소정인은 진원의 말을 곱씹으며 생각했다. 진원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그래서 당신은 소연이를 선택한거야? 소희를 버리고?”진원이는 손수건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이런 상황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난 소연이를 선택할거야, 소희가 억울하다는건 알고있지만 소연이한테 들인 정력과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 난 소희한테 선물해줄 자원이 없어요.”“소희의 양부모가 일찍 돌아가신걸 탓해야지 어떡하겠어, 그 후로 소희를 입양한 사람들은 소희를 너무 평범하게 키웠어. 우리 집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이야.”“우리 집 사정이 점점 안 좋아 지는걸 당신도 알고 있잖아, 어머니 아버지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재산 분배할텐데 소연이가 자리를 잘 잡아야 우리한테도 득이 되지 않겠어요?”소정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늘 진원의 선택이 큰 실수일지도 모른다, 소희한테는 그들이 모르고 있는 비밀이 많기 때문이다.임구택과 소희의 사이도 예외는 아니다.소희가 임씨 가문에 시집간다면 오늘 선택은 큰 실수가 될것이다.소정인은 이 사실을 진원에게 알리기로 했다.진원은 머리를 저었다.“소희는 그저 임씨 가문에서 가정교사를 맡고 있는것 뿐이에요 재벌집에서 가정교사를 며느리로 받아들이는걸 본적 있어요? 소희가 임씨 가문에 시집가는 허망한 생각보다 소연이한테 기대를 갖는것이 어때요?”필경 대외에서는 소연이야말로 능력있고 돈 많은 재벌집 아가씨였다.소연은 문밖에서 둘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소연은 방안을 흘낏 쳐다보고는 밖을 빠져나왔다.…….식사를 마친 소희 일행은 호텔에서 나왔다.소희는 돈봉투를 꺼내 임유민에게 건넸다.“유민이 용돈 해, 새해 복 많이 받아!”소희는 임유민이 결코 돈 아쉬워하는 애가 아니라는걸 알고
12시가 되어서야 임구택은 소희의 머리를 씻겨주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주고는 로션까지 발라주었다.소희는 침대에 누워 끔뻑거렸다.임구택은 소희의 등을 주물러주었다. 소희는 워낙 피부가 애기처럼 부드럽고 하얬기에 임구택이 자국을 남길때면 아주 선명했다.임구택이 안마를 해주었다.소희는 갸우뚱하며 물었다.“임구택, 내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 어떡해?”임구택이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내가 원하는게 바로 그거야, 날 떠나면 하루도 살수 없는거.”소희는 이불에 머리를 박고 웃었다.임구택의 손이 소희의 머릿결을 스치자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많이 길었네.”임구택이 소희를 처음 봤을땐 머리가 어깨까지만 왔었는데 이젠 퍽이나 길었다.소희가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자를때가 된거 같아.”“자르지 마.”임구택이 머리를 숙여 소희의 머리에 입을 대였다.“마음에 들어.”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구택이 말을 이어갔다.“내 동의 없이는 자르지 마. 내가 정성들여 기른거니까 내 지분이 있기도 해.”소희는 임구택의 목에 손을 두르며 말했다.“그래.”“착해라.”임구택이 소희의 입술에 키스했다.소희는 임구택이 더 나아갈가봐 물러섰다.“나 너무 졸려, 자자.”임구택은 침대에 눕더니 소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소희야, 보고싶을거야.”소희는 너무 졸린 탓에 머리만 끄덕였다.“나도 보고싶을거야.”임구택이 갑자기 말했다.“너의 집에 같이 갈까?”소희가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장난이지?”“안돼!”소희가 머리를 저었다.“나랑 같이 집에 가면 아버님이 날 찾으러 오실거야.”임씨 가문은 워낙 대가족인지라 많은 술자리에 직접 참석해야 했다. 강성을 떠날수 없다는 소리다.임구택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난 지금 당장 우리 연인사이라고 말하고 싶어.”소희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내가 졸업할때까지 기다려 준다고 약속했잖아!”임구택은 아무 말도 없이 소희를 꼭 끌어안았다.소희도 임구택을 토닥이며 말했다.“중학교 3학년
“집에 가서 열어봐.”임구택이 신신당부하며 소희의 얼굴에 뽀뽀했다.“매일 내 생각 해야 돼.”옆에 기사 아저씨와 가드들이 보고있었는지라 소희는 얼굴이 빨개졌다.“갈게.”“초 사흗날 내가 데리러 갈게.”“알겠어.”소희는 임구택과 작별인사를 나누었다.“해피 뉴 예어!”임구택은 머리를 들어 소희를 바라보았다.비행기가 구름에 가리워 보이지 않아서야 임구택은 자리를 떠났다.임구택은 차창으로 번화한 도시를 바라보며 공허감을 느꼈다.소희가 운성에 도착하자 성연희가 비행기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성연희는 소희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이쁜이, 이리 와, 안아보자.”소희는 자신의 가방을 성연희한테 던지고는 조수석으로 걸어갔다.성연희는 소희의 가방을 받아쥐고는 운전석에 탔다.소희가 차에 오르자 임구택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소희는 성연희의 차에 올라탔다고 말했다.둘은 한참동안이나 꽁냥거리더니 전화를 끊었다.성연희는 운전하면서 혀를 끌끌 찼다.“사랑에 빠진 사람들이구만.”소희가 성연희를 흘기며 말했다.“노명성이 너랑 안 놀아줘?”“진짜야.”성연희가 웃으며 말했다.“소희야, 너 더 예뻐졌어, 여자인 내가 봐도 설레.”소희는 흩날리는 머리결을 넘기며 물었다.“집에는 언제 갈거야?”성연희는 운성에 일 처리 하러 건너왔다. 소희가 운성에 온다고 하자 하루 더 기다려 함께 강 어르신 뵈러 가기로 약속했다.“난 여기에 남아서 설 보내고 싶어.”“그건 절대 안돼.”소희가 단칼에 거절했다.성씨 가문이 내버려둔다 해도 노명성이 성연희를 운성에 남는걸 허락할리가 없었다.성연희가 웃으며 말했다.“소희야, 나랑 노명성 내년에 결혼해.”소희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날자 잡힌거야?”“응, 설 연후에 우리 집이랑 그쪽 집에서 결혼 날자를 잡을거야, 아마 4월쯤에 결혼식을 올리게 될거야, 날씨가 따뜻해야 드레스를 입지 않겠어?”성연희는 무조건 제일 아름다운 신부가 되려 할것이다.“축하해!”소희가 진심을 다해 축복했다.“너랑
강 어르신과 성연희가 수다를 떨고 있는 사이 소희는 짐을 풀었다.갖고온 옷들을 옷장에 걸었다. 갑자기 임구택이 건네던 선물이 생각났다. 소희는 코트에서 자그마한 상자를 꺼냈다.상자안에는 열쇠가 들어있었다.카드도 들어있었는데 운수거리 22호 별장이라고 적혀있었다.임구택의 새해선물은 별장이었다.소희는 강산에서 두채의 집이 있었기에 운수거리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 강성에 있는 고급주택이었는데 한 채가 몇백억을 넘었다.소희는 멈칫했다. 이어 핸드폰을 들어 임구택에게 문자를 보냈다.“새해 선물이 너무 귀중한거 아니야?”임구택이 답장을 해왔다.“집을 사고 싶어 했잖아, 이 집 꽤 괜찮아, 너가 원한다면 할아버지 모셔와도 돼.”소희는 갑자기 예전에 임구택이 자신을 접근한 목적이 뭐냐고 물었을때 자신이 집 한채를 가지고 싶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소희가 그때 가지고 싶었던건 청원 별장이었다.소희가 답장이 없다 임구택이 다급하게 말했다.[신경쓸 필요 없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것 다 네꺼야.]소희는 피씩 웃었다.[둘째 삼촌, 선물 고마워.][내 생각 했어?]임구택이 물었다.소희는 입을 삐쭉거리며 물었다.[내가 당신이랑 문자하면서 다른 사람 생각 하겠어?][난 다른 사람이랑 문자 해도 네 생각만 해.]저녁이 되자 가족들이 모여 샤브샤브를 먹었다. 그 외에도 성연희가 좋아하는 백숙이랑 보쌈, 족발, 죽순 등을 준비했다.운성 산에는 특유의 향을 풍기고 있는 죽순이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먹을수 없는 특산물이었다. 성연희는 올때마다 죽순들을 챙겨갔다.운성 겨울에는 두달동안 기온이 낮은 편인데 강 어르신은 워낙 추위를 많이 타셔서 매개 방에 다 보일러를 설치해 두었다. 방안이 워낙 따뜻한데다가 샤브샤브의 열기까지 더해져 성연희는 땀을 뻘뻘 흘렸다. 성연희는 셔츠를 벗고 반팔로 옷을 바꿔 입었다.오 어르신이 삶은 킹크랩을 꺼내놓았다. 강 어르신이 킹크랩을 보고 말했다.“요놈 참 괜찮네.”오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임씨 가문에서 보
그녀는 한 손에는 통조림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성연희를 끌고 방으로 돌아갔다.성연희는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통조림을 먹고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역시 사람이 좋아. 비록 날지는 못하지만 통조림은 먹을 수 있잖아!”소희가 그녀의 이마를 만져보고 말했다.“그렇게 많이 마실 수 없으면 마시지 마!”“안 취했어!”티테이블에 올려놓은 그녀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소희가 가져와 보니 노명성이 영상통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소희는 휴대전화를 성연희에게 건넸다.전화를 받은 성연희는 기뻐하며 말했다.“명성, 방금 뭘 봤어?”영상으로 노명성은 성연희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뭘 봤냐고?”“날 수 있는 새 한 마리!”성연희는 잔뜩 흥분한 채 말했다. 소희는 한숨을 내쉬며 둘이 대화를 나누게 하고는 혼자 방으로 돌아갔다.샤워하고 침대에 누운 그녀는 임구택이 문자를 보냈다는 걸 발견했다.【뭐해?】【방금 샤워를 마치고 자려던 중.】한참 후에야 임구택이 답장했다.【만나러 갈게.】소희가 곧 답장했다.【안 돼, 성연희가 우리 집에 있어서 한밤중에 나갈 수 없어.】임구택은 바로 영상 요청을 보냈고 소희는 거절했다.【연희가 집에 있다니깐.】영상 통화 요청을 중단한 그는 전화를 걸어왔다.“소희야!”“응.”소희는 전화기 너머로 조금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내가 찾아갈 테니 넌 나올 필요 없어. 내가 집 밖에서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릴게.”임구택이 속삭였다.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다음엔? 날이 밝으면 다시 강성으로 돌아갈 거야? 장난 치지 마!”“장난 아니야, 오늘 밤은 분명 잠을 못 잘 거야.”“어딘데?”“케이슬,장시원이랑 카드놀이 중이야.”“그럼 가서 카드놀이 해.”“재미없어!”그는 잠시 주춤하다가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소희야, 사랑한다고 말해줘.”소희는 잠시 침묵했다. 남자의 낮고 느린 숨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가슴이 뜨거워졌다.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문을 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