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구택은 성기고 옅은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너무 오래되서 기억안나.”“난 기억하고 있어. 우리 어머니가 그러시는데 네가 우리 집 사위가 된다면 내가 졸업하는대로 혼수 준비 해주신대.”구은서가 장난치듯 말했다.임구택은 침묵을 유지했다.구은서는 임구택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어색한듯 화제를 돌렸다.“맞다, 우리 이모네 사촌 오빠도 특전사야, 국제적 임무를 수행한다고 들었어. 몇년동안이나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어, 이번 설에는 돌아온다고 들었는데 그때가 되면 자리 한번 잡아볼게, 두 사람 서로 아는 사이일수도 있어.”임구택은 머리를 끄덕였다.“그래.”“구택아.”구은서가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임구택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앞으로 걸어갔다.구은서 입밖까지 튀여나오려던 말을 삼키고는 앞으로 걸어가는 남자의 뒤모습을 보며 사색에 잠겼다.임구택은 맞은켠에 있는 베란다로 걸어갔다. 소희가 옆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너가지 못하는 이 상황이 갑갑했다.“보고싶으면 건너가봐. 어짜피 네가 이 영화 투자자잖아, 핑계거리가 널리고 널리지 않았어?”장시원이 거들먹거리며 말했다.임구택은 난간에 걸쳐서서 장시원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동료들이랑 같이 있을거야. 내가 가면 불편해할거야.”임구택은 늘 함께 있고 싶었지만 그녀에게 자신만의 공간도 필요할것이라 생각했다.그녀옆에서 지켜보는것만해도 만족스러웠다.장시원이 웃으며 말했다.“좋으면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하는거야, 뭔 걱정이 그렇게 많아?”임구택이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넌 모를거야.”장시원이 피씩 웃으며 말했다.“나야 모르지, 네가 이렇게 푹 빠져있는 모습 누가 봤으면 소희가 너한테 약이라도 탄줄 알겠어.”임구택은 난간을 붙잡고 있던 두손을 맞잡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너뿐만 아니라 나도 의심했었어.”장시원은 못볼꼴을 보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담배를 건넸다.“한 대 피워, 소희가 여긴 있긴 하지만 너 담배 태우는건 보지 못할거야, 얼마나 자극적이야?”임구택은 장시원의
임구택은 잠깐 사색에 잠기더니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난 상관 없어, 우리 둘 지금도 신혼부부랑 다를것이 없으니까. 난 소희가 기뻐하면 그걸로 충분해.”임구택은 둘 사이를 온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결혼식이라면 소희가 기뻐하면 그만이었다. 여자들은 결혼으로 자신에게 안전감을 준다는것을 임구택은 알고 있었다.장시원이 물었다.“소희가 너한테 결혼하자고 매달릴 사람은 아닌것 같은데 말이야.”임구택이 담배연기를 뿜으며 말했다.“나한테 두번 얘기했었어.”장시원은 주춤거리더니 하려던 말을 삼켰다.임구택이 손에 든 담배를 태우고 나서야 둘은 방으로 돌아갔다.이때 주 감독님의 매니저가 옆방에서 건너와 임구택한테 귓속말로 무언가를 전했다.주 감독님은 안색이 변하더니 영화를 책임진 다른 감독들과 부 감독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제작진 쪽에서 초청한 사람이 워낙 많은지라 테이블 3개에 나눠 앉았다. 주 감독님이 소희가 앉아있는 테이블을 지나갈때 소희를 향해 손짓했다.“소희씨, 좀 나와볼래요?”이현은 소희를 툭 치며 말했다.“얼른 가봐, 주 감독님이 너한테 연말 보너스 챙겨주나봐.”이현은 어떤 환경에서 자란 아이인지 머리속에는 온통 돈이었다.소희는 주 감독님을 따라 나섰다. 밖으로 나온 주 감독님이 말씀하셨다.“임 대표님이 옆방에 계세요, 우리 건너가서 인사라도 올립시다.”주 감독님은 임구택과 소희의 관계에 대해 들은것이 없지만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다.얼마전 소희가 서이현을 출연금지 시키는 바람에 임구택이 촬영장에 빈번하게 드나들군 했다. 게다가 소희는 워낙 예뻤기에 주 감독님은 임구택이 소희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짐작했다.하여 특별히 소희를 부른것이다.소희는 의외였다.임구택이 여기 있다고?왜 말하지 않았지?그 시각 임구택이 있는 방은 시끌벅적했다.방에 있는 사람들이 진실게임을 놀기 시작했다. 장명원이 돌린 젓가락이 마침 임구택 쪽을 가리겼다.임구택은 모험을 선택했다.“말해봐, 내가 뭘 하면 되는데?”장명원이 말했다.
말을 하던 주 감독님이 멈칫했다. 주 감독님은 구은서도 그 자리에 있을줄 몰랐기 때문이다.때마침 구은서가 임구택 옆에 앉아있었고 임구택이 물고있는 담배에 불을 부쳐부고 있었다. 그들이 보았을때 둘은 아주 가까운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주 감독님은 무의식적으로 소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타이밍이 참 기가 막히다고 생각했다.임구택은 사람들속에서 소희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임구택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것 같았다. 임구택은 입에 물고있던 담배를 다른 손에 쥐었다.구은서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주 감독님, 왕 피디님, 여기에서 식사하셨나 봐요?”주 감독님은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은서 씨와 임 대표님이 여기서 식사하신다고 들어 이렇게 인사하러 건너왔어요.”주 감독님은 임구택 술잔에 술을 부으며 말했다.“임 대표님,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제가 한 잔 올릴게요.”임구택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괜찮아요.”주 감독님은 장시원과 조백림 한테도 한잔 부었다.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서로 술을 부으며 인사치레를 할 동안 임구택은 소희만 바라보았다. 조그만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임구택은 갑자기 짜증이 났다. 소희가 건너오기 전까지 아무일도 없었는데 하필 소희한테 그런 광경을 보였다. 마치 소희 몰래 흡연하는것마냥 느낌이 이상했다. 게다가 거기에 구은서도 동참했다.주 감독님은 옆에 서있는 소희를 보며 말했다.“소희 씨, 임 대표님이 소희 씨 많이 도와드렸잖아요, 소희 씨도 임 대표님께 한 잔 권하시는게 어때요?”소희는 머리를 끄덕이며 임구택 쪽으로 걸어갔다. 눈치 빠른 조백림이 술잔을 건넸다.소희는 술병을 들어 자신의 잔을 채우며 말했다.“임 대표님, 제가 한 잔 권할게요.”임구택은 소희의 얼굴에서 표정을 읽으려 했지만 질투나 기분 나쁜 얼굴은 아니었다.소희가 술을 마시려던 찰나 임구택의 소희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술잔을 가로채더니 웃으며 말했다.“도수가 꽤 높은 술이야
소희는 멈칫하더니 구은서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구 아가씨, 옛 추억은 당사자와 함께 떠올리는게 어때요? 전 아마 당사자들 마음 이해하지 못할거 같아서요.”구은서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저도 갑자기 생각나서 하는 말이에요, 소희 씨,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구 아가씨가 하신 말씀, 저 하나도 궁금하지 않네요.”구은서는 웃음기를 빼고 말했다.“소희 씨, 저한테 안좋은 감정 있으세요? 전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요. 저랑 구택이는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사이라 소희 씨가 예민하게 받아들여도 옛 추억은 지울수가 없어요. 과거나 지금이나 임구택은 임씨 가문 사람인지라 앞으로 일자리에도 많은 여자들을 만나게 될거에요. 소희 씨가 구택이를 사랑한다면 이런것쯤은 감안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구은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구택이한테 금연하라고 시킨거 너무한거 아니에요? 구택이는 장사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담배를 끊을수 있겠어요? 구택이가 소희 씨 아낀다고 무례한 요구 제기하는거 아니에요?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할때면 그 여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 하겠지만 이런 무례한 요구를 좋아하지 않을거에요. 제가 좋은 마음에서 오늘 귀띔 좀 하력 하는거에요. 남자들은 결국 싫증을 느끼게 되고 나아가 반항을 하게 될거에요. 오늘처럼 소희 씨가 없는 자리에선 구택이 담배 피우고 싶었을거에요.”소희는 구은서를 바라보았다. 구은서의 말속에 다른 뜻이 존재한다는걸 알고있었다.구은서가 말하고 싶었던건 자신이 볼수 없는 곳에서 남자는 다른 여자들과도 놀고 싶을거라는거였다.구은서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진심에서 우러나온 말들이에요, 믿을진 모르겠지만.”말을 마친 구은서가 자리를 떠났다.소희는 밖에 한동안 서있었다. 방에 들어가자 주 감독님이 불렀다.“소희 씨, 여기 와서 앉으세요.”주 감독님이 앉아계신 테이블에는 유명인사들이 앉아있었다. 주 감독님은 소희가 임구택의 곁에 있길 바랐기에 임구택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중도에 많은 사람들이 앞에 있는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지만 소희만 제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러다 친한 동료들이 술을 권하러 오면 같이 마시기도 했다.임구택의 시선은 줄곧 소희를 향해 있었다. 소희가 이미 세네잔 마신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소희도 더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이현을 보며 물었다.“혹시 숙취제 있어?”“너 너무 많이 마신거 아니야? 잠시만 기다려봐.”이현은 가방에서 여러 종류의 숙취제를 꺼내 소희한테 건넸다.“무슨 맛 좋아해?”이정남과 소희 모두 놀란 눈빛이었다.“너 가방에 또 뭐 들어있는데?”“이것도 있어, 발라 볼래?”이현이 립스틱을 꺼냈다.이때 이현이 립스틱에 있던 버튼을 누르자 감전된 이정남이 소리쳤다.“악!’그건 다름아닌 호신용 립스틱이었다.이정남의 외침소리에 다들 분분히 고개를 돌렸다.이정남이 부들부들 떨며 사람들을 향해 애써 웃어보였다.“괜찮아요, 괜찮아요.”너무 어색했다.다른 사람들도 한바탕 웃더니 이어 술자리를 이어나갔다.이정남이 이현을 노려보며 말했다.“진작 좀 알려주지, 이건 왜 갖고 다니는데?”이현이 배꼽을 끄러안고 웃으며 말했다.“이건 우리 엄마가 선물해주신거야, 너가 처음으로 매운맛을 보았네, 하하하하.”이정남은 어이가 없었다.소희는 오히려 둘 덕분에 기분이 풀린듯했다. 소현은 이현의 호신용 립스틱을 만지작거렸다.3차가 되자 뭇 사람들의 기분도 절정에 달아오른듯 했다. 보일러를 세게 틀었는지 방안이 후끈거렸다.머리가 어지러웠던 소희는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벨라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벨라에는 이미 누군가가 서있었다.장시원은 뒤돌아 보더니 손에 쥐고 있던 담배불을 껐다.“방이 많이 답답하죠?”“네.”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장시원이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아까는 구택이가 진실게임에서 지는 바람에 구은이가 담배불을 부쳐주는 벌칙을 한것 뿐이에요, 오해하지 마세요.”“아니에요.”소희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전 먼저 들어갈게요.”장시원
소희는 고개를 들어 임구택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닿자 임구택은 몸을 굽혀 소희의 입술을 깨물었다.“소희?”소희는 무의식적으로 임구택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임구택은 몸을 돌려 소희를 자신의 뒤에 숨겼다.이현은 훤칠한 남자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림자가 겹쳐있는걸 보아 남자의 뒤에 여자 한 명이 더 숨어 있다는것을 짐작할수 있었다. 그림자의 자세로 보아 키스를 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이현은 놀란 나머지 말을 얼버무렸다.“저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말을 마친 이현이는 줄달음쳤다.소희는 이현이가 자리를 떠서야 머리를 빼꼼 내밀어 밖을 향해 보았다. 그리고는 있는 힘을 다해 임구택을 밀쳤다.임구택은 뒤로 한발 물러서더니 소희를 보며 말했다.“부끄러워 하긴, 여기 내가 널 좋아한다는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나도 너 인기 많다는걸 알고 있어.”소희가 말했다.임구택은 멈칫 하더니 소희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물었다.“질투 하는거야?”소희는 머리를 저었다.“아니야.”“질투하는거 맞네, 무심한척 하지 마. 내가 널 비웃을가봐 그러는거야?”임구택이 웃었다.소희는 임구택을 째려보며 말했다.“왜 날 비웃는건데? 내가 뭘 잘못했다고.”임구택은 당황한 나머지 소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거야.”“앞으로 그럴 일 없다고 하지 마. 너도 못해낼거라는걸 알고 있잖아.”소희는 임구택의 손을 뿌리쳤다.“여긴 회식자리니까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게 좋을것 같아, 나 먼저 들어갈게.”“소희야.”임구택은 소희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소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임구택은 난간에 기대여 사색에 잠겼다. 소희의 개의치 않는 표정에 임구택은 기분이 울적했다. 소희가 투정이라도 부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하지만 소희가 기분 나빠 하는 모습은 가슴 아파 볼수가 없었다.그 누구도 소희를 기분 나쁘게 할수는 없었다. 그게 누가 됐든.…….이현은 소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너무 달달한거
뭇 사람들의 시선이 소희의 몸에 닿았다. 어떤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구은서를 바라보았다. ‘임구택과 구은서가 커플 아니었어?’‘오늘 임구택과 구은서가 함께 도착했는데.’‘왜 집으로 돌아갈땐 소희와 함께 가는거지?’뭇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뒤로 하고 소희는 태연하게 임구택을 향해 걸어가면서 이현과 이정남을 향해 손을 저었다.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임구택이 소희를 향해 차 문을 열었다. 소희가 차에 오른 후에서야 임구택은 주 감독님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떠났다.다들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곧이어 장시원도 자리를 뜨고 구은서도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차에 오른 소희는 모자를 꾹 눌러쓰고 의자에 몸을 기대여 눈을 감았다.“속이 안 좋아?”임구택이 소희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조용히 해.”소희는 임구택이 명호 앞에서 자신을 놀리가봐 입을 막았다.워낙 휘연각에 있을때부터 소희가 짜증을 냈었는지라 소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임구택은 외투를 벗어 소희한테 걸쳤다.소희는 임구택이 어떤 행동을 하든 눈을 감고 말을 하지 않았다.임구택은 창가로 머리를 돌렸다. 그리고는 수시로 고개를 돌려 소희의 상태를 체크했다.소희가 깨여있는지를 확인했다. 소희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임구택은 명호가 백미러로 뒤쪽을 힐끗 보는것을 보고는 명호를 째렸다.명호는 머리를 돌려 운전에만 전념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꼼짝 못하고 있는 대표님이 신기했다.명호는 갑자기 대표님이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자친구한테 혼나며 벌을 서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예전에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지만 이제는 가능한 일이었다.임구택은 소희한테 기대여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임구택은 팔을 뻗어 소희가 자신의 품에 안기기를 바랐다.팔을 뻗자 소희가 눈을 떴다.“난 네가 편하게 휴식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랬어.”소희는 임구택의 품에 안겨 눈을 감았다.임구택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임구택은 소희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임구택은 자신의 옷을 챙겨 소희의 몸에 둘렀다. 그리고는 소희를 부축하며 앞으로 걸어갔다.집문앞에 도착해서야 임구택은 소희를 놓아주었다. 임구택이 몸을 돌리자 소희가 휘청거렸다.임구택은 소희의 팔을 붙잡아 꼭 안아주었다.어두운 방에서 이렇게 두 사람은 반나절이나 서로 안겨 있었다. 깜깜하고 조용한 이 밤에 두 사람의 호흡소리만 들려왔다.임구택이 머리를 숙여 소희의 입술에 키스했다.소희도 반항하지 않자 임구택의 키스는 더욱더 깊어졌다. 손으로 소희의 턱을 잡고 힘 주어 소희의 입술을 포갰다.소희는 임구택의 허리를 끄러안았다. 임구택 입안의 술 향기에 취하는듯 했다.이어 소희는 담배냄새를 맡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주 감독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을때 구은서가 마침 불을 부치려던 찰나였는데 입안속의 담배연기는 어디에서 온거란 말인가?구은서 말이 맞았다. 임구택은 자신을 위해 금연을 한다고 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불타오르던 열정이 삽시에 식었다. 소희는 임구택을 밀쳐냈다.임구택은 여전히 소희의 어깨를 끄러안고 호흡을 조절하며 말했다.“소희야. 구은서랑 거리 유지 한다고 내가 약속할게.”소희는 머리를 저었다.“임구택, 날 위해 금연 할 필요 없어, 피우고 싶으면 피워.”소희는 임구택을 금연해라고 요구한적이 없었다. 애초 소희가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는 대신 임구택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것으로 약속한것이 다였다.임구택이 싫어한다면 소희도 강요하지 않을것이다.서로 행복하려고 만나는건데 앞으로도 이건 변하지 말아야 할것이다.무엇때문에 만나게 되었든 서로의 행복이 일순위였다.상대방이 기분 나빠 하고 속박을 느끼게 된다면 그건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소희의 말에 임구택은 멍해졌다.“소희야, 기분 나쁜거라면 나한테 화내도 돼, 나한테 구은서랑 거리 유지 해라고 요구해도 돼, 하지만 나 혼자 내버려 두지 마.”임구택은 소희의 볼을 만지며 말했다.“날 혼자 내버려둔다는건 너한테 걱정거리가 생겼다는 뜻이잖아, 그 말인즉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