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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구은서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자기도 모르게 베란다를 향했다. 그녀는 구택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소희에게 키스하는 것을 보았고, 또 그가 총애하는 눈빛으로 그녀의 머리를 만지는 것을 보았다. 그의 얼굴의 표정은 자신이 종래로 본적이 없는 부드러움이었다......

이 순간, 그녀는 갑자기 주위의 모든 것이 따분하고 무미건조해졌다고 느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으면 어떻고, 소희는 소외되면 또 어떻단 말인가? 그 사람이 소희의 곁에 서기만 하면, 그 한 사람만으로도 이미 모든 것을 이겼다.

백림의 여자친구 진수정과 함께 온 여자는 술 한잔을 들고 시원을 향해 걸어갔다.

"시원 오빠!"

여자는 몸에 딱 붙는 스커트를 입고 있었고 화장도 화려했으니 가는 허리와 통통한 엉덩이는 무척 섹시했다.

그녀와 시원은 낯선 사이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전에 한 술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시원의 곁에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그날 밤 한 걸음 더 나아갔을 것이다.

아마 오늘 밤이 좋은 기회일지도.

시원의 얼굴색은 오히려 좀 냉담했다.

"안녕!"

여자는 몸을 기울여 담배를 가지러 갔고 일부러 몸을 숙여 시원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담배를 건네줄 때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모임 끝나면 어디 가서 한 잔 할까요?"

시원은 담배를 받지 않았고 잘생긴 얼굴에는 혐오감이 나타났다.

"됐어, 오늘은 별로 흥이 없어."

"그럼 우리 따로 시간 약속해요."

여자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표정이 점점 부드러워졌다.

시원은 뒤로 등을 기대어 싸늘하게 말했다.

"왜, 백림은 오늘 돈을 쓰기 아까워, 청한 호스티스가 부족해서, 내가 당신하고 마시게?"

여자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시원 오빠, 싫으면 거절하면 되지 왜 하필 사람을 공격하는 거예요?"

"난 이미 거절했고, 네가 모른 척한 거야!"

시원은 안색이 옅어졌다.

"나는 눈치 없는 여자가 가장 싫으니까, 꺼져!"

여자는 화가 난 얼굴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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