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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소희는 바로 구택을 바라보았다.

구택은 반쯤 취한 눈동자로 은서를 바라보며 추억에 빠진 듯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은서는 재빨리 시선을 돌렸고, 마치 방금 그 한순간의 슬픔은 착각에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녀는 북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

"내 차례니까 너희들 조심해!"

그녀는 안대를 쓰고 북을 치기 시작했다.

이번에 장미꽃은 소희의 손에 떨어졌고 그녀는 생각하다 벌칙을 선택했다.

은서는 농담으로 소리쳤다.

"방금 그 노트 나에게 줘봐. 내가 직접 문제를 고를 거야. 절대 안 봐준다고."

누군가가 벌칙이 적힌 노트를 그녀에게 주자 은서는 닥치는 대로 한 벌칙을 가리켰다.

"이것으로 하자!"

옆에 있는 사람은 다가가서 그녀가 무엇을 선택했는지 보았고, 명원은 바로 읽어냈다.

"왼쪽으로부터 세 번째 이성과 1분 동안 키스하기!"

그의 말이 떨어지자 여러 사람 중 몇 명은 바로 안색이 변했다.

소희도 좀 의외였다. 그녀는 방금 그 노트를 보았는데, 그 안에는 대부분 팔굽혀펴기나 술 마시기, 그리고 창밖을 향해 소리치는 이런 벌칙이었다. 뜻밖에도 은서는 하필이면 그녀가 이성과 친밀하게 접촉할 수 있는 벌칙을 골랐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왼쪽에 있는 세 번째 남자를 보았다.

명원은 백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백림이 형, 형이예요!"

백림은 구택의 눈치를 살피더니 멋쩍게 웃었다.

"이건 좀 지나친 거 아니야? 나는 낯가죽이 얇으니 다른 걸로 바꾸자!"

"형이 만약 낯가죽이 얇다면, 아무도 형보다 두껍다고 말할 수 없을걸요! 하나도 지나치지 않으니까 빨리요!"

명원은 백림을 비웃다가 고개를 돌려 소희를 보며 웃는 듯 마는 듯 입을 열었다.

"방금 시원 형과 청아 씨 두 사람도 키스까지 했는데, 소희 씨, 당신이 선택한 벌칙이니 억지를 부리고 싶은 건 아니겠죠!"

미연은 그를 노려보았다.

"네가 왜 흥분해, 당장 앉지 못해!"

명원은 입을 삐죽거리며 미연을 반박하지 못하고 소희의 대답을 기다렸다.

소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구택이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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