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소희는 작업실로 돌아가 윤미와 함께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야 촬영팀에 갔다.정남은 그녀를 보고 매우 기뻐하며 그녀에게 요 며칠의 일을 분배한 후 흥분하여 그녀에게 초콜릿 한 상자를 건네주었다."점심때 그 설정원 도련님이 또 왔는데, 초콜릿을 아주 많이 샀어. 내가 특별히 너에게 남겨준 거야!"정원은 이연을 기쁘게 하기 위해 늘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사서 여기로 오는데, 그야말로 이연의 체면을 충분히 세워줬다.소희는 완곡하게 거절했다."고맙지만 필요 없어요. 내 남자친구는 내가 단 음식을 너무 많이 먹지 못하게 하거든요."정남은 멈칫하다 곧 소희가 사실 자신에게 남자친구가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약간 서운해하며 어색하게 웃었다."너 남자친구 있었구나? 학교 동창이야?""아니요!" 소희는 담담하게 웃으며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나 이틀 동안 오지 않았으니 먼저 일하러 갈게요!""응!" 정남은 얼른 대답하고 소희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남자친구 있는 것에 대해 의외를 느끼며 또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소희는 이렇게 예쁘게 생겼으니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추구할 것이다.오후 4시, 은서가 와서 그녀를 불렀다."소희 씨!"소희는 의자에 앉아 고개를 들었는데, 은서가 예쁘게 꾸민 모습으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것을 보며 마치 토요일의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 있어요?""오늘 내 촬영이 다 끝나서 일찍 가도 되거든요. 우리 어디 가서 얘기 좀 해요."은서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소희는 이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좋아요!"은서는 손목시계를 한 번 보았다."나 먼저 화장 지우고 옷 갈아입으러 갈게요. 30분 후에 같이 가요. 내가 소희 씨 대신해서 주 감독님에게 휴가 낼 게요.""네."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따 봐요!" 은서는 마치 친한 친구처럼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소희는 제작
은서는 소희를 보는 눈빛이 깊어졌는데, 때로는 이 여자애가 너무 차분해서 이 나이와 경력에 맞지 않다고 느꼈다."소희 씨는 모를 거예요. 사실 구택은 이미 결혼한 사람이에요."소희는 은서가 예상한대로 놀라지 않고 오히려 차분하게 말했다."알아요!"은서는 멈칫하더니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아팠고 그저 헛웃음을 지었다."그는 이것까지 모두 소희 씨에게 말했어요?"그녀는 잠시 멈추다 가볍게 흥얼거렸다. "그럼 그가 왜 결혼했는지 알아요?"소희는 그녀를 보면서 오히려 호기심이 좀 생겼다. 설마 소씨네 집안과 협의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었단 말인가?"왜죠?"은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5살 때 구택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시원, 명원 그들과는 함께 자랐다고 할 수 있죠. 내가 대학에 다닐 때 이미 구택과 서로 좋아했지만 줄곧 마음을 밝히지 못했어요. 당시 나는 아직 너무 어렸고 또 이런 애매함과 구택의 보호받는 느낌에 빠져들었거든요. 4년전, 내가 대학을 졸업하는 그날, 구택은 갑자기 나에게 청혼했어요.”소희는 멍해졌다. 구택이 은서에게 청혼한 적이 있다고?은서는 눈빛이 반짝이더니 부드러우며 또 약간의 후회를 품고 있었다."그러나 나는 당시 충분히 놀지 못했고 또 출국해서 연예계에 진출하여 발전하려 했기에 구택을 거절했어요.구택은 매우 슬퍼서 홧김에 다른 여자와 결혼했을 거예요!나는 그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거든요. 그녀와 결혼하는 것은 단지 날 질투하게 만들기 위해서이고 그는 곧 강성을 떠나 꼬박 3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죠!"소희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원래 구택은 출국하기 전에 이런 경력이 있었다니. 그가 그녀와 결혼한 것은 단지 은서를 질투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단 말인가?"시원이 말을 들으니, 내가 돌아온 후, 구택은 이미 그의 아내와 이혼했대요. 그럼 그가 바로 나 때문에 그런 거 아니겠어요!"은서는 멈추더니 안타까운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난 구택이 줄곧 이 일로 나를 미워하고 있다
말이 끝나자 그녀는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고, 머리도 돌리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계산은 내가 이미 했으니, 좀 더 앉아있다 가요!"*소희는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걸어갔고 밖에는 이미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방의 웨이터는 우산을 쓰고 은서를 차에 태웠다. 그녀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에 정서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차에 오른 후 곧 떠났다.4년 전?그럼 그때가 바로 그녀가 구택과 결혼할 때였다. 원래 그때 그는 다른 여자에게 청혼할 계획이었다.애석하게도 그는 거절을 당했고 그녀의 손아귀에 떨어졌다.그는 정말 은서에게 상처를 받아 그녀와 결혼하는 것에 동의했을까?핸드폰이 갑자기 울리자 소희는 한 번 확인하더니 전화를 받았다.구택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일 끝냈어요? 비가 오니까 내가 데리러 갈게요."소희는 "응" 하고 대답한 뒤 말해싿."주소 보내줄게요."“촬영장에 있는 거 아니에요?”"아니요, 나와서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요.""응, 그럼 주소 보내줘요."......구택이 도착했을 때, 멀리서 다방 문 앞에 우산을 쓴 소녀가 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 몸에 있는 베이지색 외투는 자신이 아침에 그녀에게 골라준 것이었다.소녀는 우산을 쓰고 가방을 든 채 바닥에 고인 물을 밟고 있었다.소녀는 무심결에 고개를 돌렸고, 정교하고 깔끔한 이목구비가 검은색 큰 우산 아래에서 드러났다. 그의 차를 본 소희는 곧 몸을 돌려 다방으로 들어가 우산을 다방의 웨이터에게 건네주고는 그의 차를 향해 달려왔다.차가 멈추자 구택은 우산을 쓰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긴 다리를 아주 빨리 움직이며 몇 걸음만에 그녀의 앞에 도착해서 그녀를 감싸고 차 뒷좌석에 앉혔다.명우가 운전하고 있었고, 구택은 소희와 함께 뒤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추워요?"소희는 고개를 저었다."안 추워요.""다방 안에서 기다리지 그랬어요?" 구택은 티슈로 그녀의 이마에 있는 물방울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차가 움직이자 비는 주르륵 내리며 유리를 씻으면서
구택은 잠시 침묵하다 담담하게 말했다."우리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는데, 그녀는 자주 우리 집에 놀러 갔어요. 우리 어머니는 늘 그녀를 며느리로 삼겠다고 농담했고요. 나도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당연히 그녀와 결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명확한 고백이 없었고 후에 우리 아버지는 나에게 소씨네 딸과 결혼하라고 하셔서 그게 매우 싫은 나는 마침 은서가 대학을 졸업해서 그녀에게 청혼했어요.나는 당시 만약 내가 은서와 결혼한다면 우리 아버지는 더는 소씨네 딸과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하지만 그녀는 거절했고요!나도 당연히 그녀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결국 그때 나도 매우 충동적이었으니까요."소희가 눈알을 굴렸다.‘그랬구나!’그는 소씨네 집안과의 혼사가 싫어서 은서에게 청혼한 것이지, 은서에게 거절당한 후에 화가 나서 그녀와 결혼한 것이 아니었다.듣자니 별 차이가 없겠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양자의 차이는 여전히 매우 컸다.소희는 그제야 위안감을 느꼈다.구택은 소희이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소 긴장하여 그녀의 턱을 쥐고 그녀가 머리를 들게 강요했다."그 청혼은 정말 일시적인 충동이고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그는 심지어 그때 은서가 거절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후에 그는 소희를 만났고, 그녀는 진정으로 그를 설레게 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는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소희는 그의 손을 잡고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난 구택 씨 믿어요."구택은 뜨겁고 맑은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받치고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소희는 곁눈질로 명우를 살피고 있었는데, 그가 그냥 앞을 보며 열심히 운전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러나 소희는 여전히 좀 뻘쭘해서 남자를 밀치려 했고, 이때 그가 한쪽에 놓은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이 틈을 타서 얼른 뒤로 물러섰다."전화 왔어요!"그러나 구택은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받치고 자신의 이마를 그녀에게 대며 낮게 숨을 쉬며 잠긴 목소리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구택은 팔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우리 자기는 왜 이렇게 좋을까요?""내가 안 좋으면, 구택 씨가 어떻게 날 좋아하겠어요?" 소희는 미간을 치켜세웠다.구택은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난 오히려 자기가 이렇게 안 착했으면 좋겠거든요. 그래야 자기를 좀 덜 좋아할 테니까요. 지금은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귀신에 홀린 거 같단 말이에요."남자의 갑작스러운 고백은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소희는 그의 어깨에 엎드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임구택 씨, 이런 말들은 돌아가서 우리 둘만 있을 때만 말해요.»구택은 낮게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명우는 자동으로 투명인간 될 수 있으니까 그냥 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명우 씨 여자친구 있어요?”"아니요, 그는 매일 우리 두 사람 이러는 거 많이 봐서 사랑에 지겹대요."소희는 그의 품에 엎드려 입술을 깨물고 낮게 웃었다.당황한 명우, "..."그는 줄곧 안 들리는 척 했지만 사실 다 들리는데, 그의 존엄을 좀 지켜줄 순 없는 것일까?명우는 먼저 소희를 어정으로 데려다 준 후에야 구택을 은서가 만나자는 카페로 데리고 갔다.아일랜드 카페, 4년전의 그 룸. 구택이 들어온 후, 은서는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남자가 맞은편에 앉고서야 은서는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소리로 웃었다."4년만에 왔는데 여긴 여전히 그대로군. 창밖의 그 인공호수 좀 봐, 그냥 정자가 하나 더 생겼을 뿐이잖아."구택은 담담하게 말했다."무슨 일로 나 찾은 거야?"은서는 남자를 보고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난 또 네가 소희 씨 데리고 와서 그녀의 면전에서 나와 선 그을 줄 알았는데."구택의 긴 눈동자는 깊고 희미했다."그럴 필요 없거든!"은서는 눈썹을 찌푸렸다."꼭 이런 식으로 나올 거야? 예전에 우리는 안 이랬잖아.""은서야,""구택아!" 은서는 구택의 말을 끊고 한순간 눈에서 눈물이 솟아올랐다."나 후회했어! 솔직히 너를 거절한
은서는 마음이 단번에 가라앉았고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눈빛에는 마침내 약간의 당황을 드러냈다."구택아, 나에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네가 먼저 나에게 청혼했고, 나로 하여금 너를 사랑하게 만들었는데,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널 사랑했는데, 이제 와서 오히려 나에게 네가 이미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하다니!"구택은 얇은 입술을 굳게 오므렸다."미안해, 감정이야 원래 통제할 수 없는 거잖아!"4년 전 은서에게 거절당한 후, 그는 더 이상 남녀의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 몇 년 동안 외국에 있는 그는 매우 바빴고 너무 바빠서 그는 자신이 이미 결혼한 아내가 있는 사람이란 것조차 잊어버렸다.귀국한 후, 그도 자신이 마음을 움직일 줄은 몰랐는데, 이제야 그는 은서에 대한 감정과 소희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진정으로 알게 되었다.은서는 고개를 돌려 눈물이 흘러도 닦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잠깐의 침묵 후, 은서는 다소 평온해진 듯 고개를 돌려 물었다."소희 씨는 유민이의 과외샘이잖아, 어머님은 너희 두 사람의 일 아셔?""아직 모르셔. 소희는 공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나도 그녀가 졸업한 후에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은서는 눈물을 머금고 냉소했다."너희 부모님이 동의할 것 같니?"구택은 말투가 담담했지만 무척 단호했다."이건 나 자신의 일이니 다른 사람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나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순 없어."은서는 콧방귀를 귀었다."그래, 넌 항상 그랬지. 그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군대에 간 것까지 보면 아무도 네 결정을 좌지우지할 순 없었지."구택은 자신이 이미 충분히 설명한 것 같아 의자에 걸친 외투를 들었다."소희 씨는 아직 나 기다리고 있으니까 먼저 돌아갈게!"은서는 슬픈 눈빛으로 말했다."구택아, 난 소희 씨보다 못한 게 뭐지? 단지 내가 몇 달 늦게 돌아왔기 때문이야? 만약 우리가 공평하게 경쟁한다면, 넌 누구를 선택할 건데?""네가 안
......구택은 어정으로 돌아간 후 소희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가 청아와 함께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30층으로 갔다.시원도 거기에 있었는데, 구택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담담하게 눈썹을 찌푸렸다."이런 날씨에 뜻밖에도 소희 씨 혼자 돌아오게 하다니, 무릎 꿇고 잘못 빌 준비나 해!”구택이 비웃었다."청아 씨 없을 때 네가 이렇게 부지런히 오는 거 보지 못했는데, 청아 씨가 오니까 자주 보는 것 같군. 무슨 뜻이지?"시원은 눈살을 찌푸렸다."농담 그만해. 오해 사면 수습하기 어렵잖아!"구택은 미소를 지었다."네가 먼저 시작했어!""임 대표님, 임구택 님, 내가 잘못했어, 됐지?두 사람이 말하고 있을 때 소희는 주방에서 나왔는데, 구택을 보고 눈빛이 밝아졌다."돌아왔어요!""응, 뭐 만들고 있어요? 내가 도와줄게요!" 구택은 양복 외투를 벗고 소매를 걷고 주방으로 갔다."아니에요, 거의 다 됐으닊 손 씻고 밥 먹을 준비해요!" 소희는 해맑게 웃으며 몸을 돌려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시원이 다가와 구택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탄식했다."한 사람을 좋아하면 정말 눈빛조차 다르다는 거 발견했어."구택은 마음속으로 기뻤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어디가 다른데?”"소희 씨가 너 볼 때 말이야, 눈에 아주 빛이 나잖아!"시원이 비유했다.구택은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며 약간의 득의를 가지고 담담하게 웃었다."네 여자도 눈에 빛이 날 걸. 특히 네가 그녀들에게 한정판 가방을 선물할 때."시원은 웃었다."아주 내 마음을 쿡쿡 찌르는군!"두 사람이 소파에 앉자 구택은 손을 뻗어 차를 따르며 담담하게 말했다."나 오늘 구은서와 분명하게 말했어!”시원은 한숨을 쉬었다."그녀도 이해할 거야. 과정은 비록 견디기 어렵지만, 견뎌내면 괜찮아질 테니까. 누가 누구를 평생 좋아할 수 있겠는가!""음." 구택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친구인 이상 나도 그녀가 고집 부리고 집착하는 거 원하지 않아."시원은 구택에게 눈짓을
벌써 늦가을인데 이런 날씨가 있을 줄이야.거의 새벽이 될 때, 구택은 두 사람을 모두 깨끗이 씻은 다음 소희를 안고 침대로 돌아와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구은서에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라고 말했어요." 구택은 소희를 껴안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소희는 맑은 눈을 반쯤 드리우고 피곤한 기색을 띠었지만 눈빛은 부드럽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구택이 떠난 후 그녀도 마음 먹었다. 만약 은서가 자신과 구택의 일을 임가네 어르신들에게 말한다면, 그녀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구택에게 말할 것이다.그 후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는 적극적으로 맞설 것이다."왜 말을 안 해요?" 구택은 그녀의 등에 대고 그녀의 귓가에 가볍게 키스했다.소희는 밖의 광풍과 폭우를 들으며 조금 불안해진 듯 남자의 품 안으로 파고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임구택 씨, 나랑 결혼할 생각 있어요?"이것은 그녀가 두 번째로 그에게 이 문제를 물어본 것이었다.그녀는 구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가 결혼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그에게 그와 소가네 혼사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녀가 바로 소정인의 딸이라고 말한다면, 그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구택은 목소리가 잠겼다."자기가 졸업한 후에 다시 고려하기로 했잖아요?""만약 구택 씨 부모님이 우리 일을 알게 된다면요? 나와 결혼할 거예요?"소희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구택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이 알게 되면, 우리 바로 결혼해요."소희는 한숨을 돌리고 그의 팔을 껴안고 눈을 감았다."응.""그렇게 나에게 시집오고 싶어요?" 구택은 목소리가 낮고 고혹적이었다."내가 좋아요 아니면 임 씨 그룹 사모님 되는 게 좋아요?»익숙한 문제에 소희는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임 씨 그룹 사모님!"구택은 가볍게 웃었다."난 중요하지 않았군요.»소희는 몸을 뒤척이며 팔을 뻗어 그를 안았고 정신이 희미할 정도로 졸렸다."중요해요,
재아는 온몸이 떨렸고, 소희의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 앞에서 그녀는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떨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도도희는 이미 모든 상황을 간파한 듯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오늘은 내 딸을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예요. 근데 지금 제게 제가 왜 여기 있는지 묻고 있나요?”권수영은 의심 어린 시선으로 도도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뜻이에요?”도도희는 도경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아버지, 오늘 초대한 손님 중 아직도 아심이를 모르는 사람이 있네요. 이제는 아심이를 정식으로 소개해야겠어요.”도경수의 얼굴에 그늘이 졌지만, 아심을 바라볼 때만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아심아, 할아버지 옆으로 와라.”아심은 조용히 걸어 나와 도경수 곁으로 섰다.파티장 전체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마치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도경수는 아심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늘 이렇게 자리를 빛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오늘은 저희 딸과 손녀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날이에요.”“정식으로 소개해 드리죠. 강아심은 저희 딸 도도희의 친딸이며, 제 외손녀예요. 오늘부터 아심이는 우리 도씨 집안의 일원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려요.”그의 말이 끝나자 파티장은 축하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도도희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20년 전, 제 실수로 인해 아심이를 잃어버렸어요. 그리고 20년이 지나 마침내 다시 찾게 되었고요. 이 모든 것은 하늘의 은혜라고 생각해요.”“이제 아심은 저희 품으로 돌아왔고,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권수영은 눈앞의 상황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아심과 재아를 번갈아 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도도희는 여전히 단아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20년 동안 딸을 찾는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었어요. 하지만 끝내 제 딸을 찾게 되었으니 더할 나
권수영은 도도희를 흘겨보고 코웃음을 치며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도도희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무언가 짐작한 듯 강아심과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냉소적으로 물었다.“저 여자가 지승현의 어머니인가?”아심은 난감한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승현인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저런 엄마가 있어서 참 안 됐죠.”도도희의 표정이 더 굳어졌다.“저 양재아는 대체 무슨 사람들과 어울리고 다니는 거야?”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아심의 손을 잡고 파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한편, 권수영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재아 씨, 네가 뭘 무서워해? 오늘 넌 이 파티의 주인공이야. 다른 사람들이 널 무시하게 놔둘 수 없어!”권수영은 재아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재아 씨는 너무 소극적이야. 그러면 사람들이 널 얕본다고!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이모가 널 지켜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재아는 권수영에게 끌려가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도대체 뭘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오늘 모든 걸 분명히 할 거야!” 권수영은 당당한 태도로 말했다. 그녀는 목소리를 높이며 외쳤다.“우리가 저 강아심 같은 사람한테 질 수 없잖아! 우리 일부터 처리하자고!”재아는 두려움에 휩싸였고, 초조하게 말했다.“여사님, 이대로라면 저 정말 화낼 거예요!”그러나 권수영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 태도였다. 그녀는 재아를 달래고 강제로 파티장으로 끌고 갔다.작은 정원과 파티장은 유리문 하나로 나뉘어 있었다. 재아는 미처 상황을 막을 새도 없이 파티장으로 끌려 들어갔다.파티장에 들어서자마자 주위의 모든 손님이 그들을 쳐다보았다. 재아는 겁에 질려 가슴이 두근거리고, 더 이상 소리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마치 꼭두각시처럼 권수영을 따라 걸으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권수영은 센터로 곧장 걸어가 도경수 앞에 서더니, 과도하게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도경수 어르신, 정말 축하드려요!”도경수는 기쁜 표정으로 있던 찰나, 권수영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당신은 누구시죠?”“저는
재아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사실 작은 부탁이 있어요. 저, 저 승현 씨를 좋아해요. 권수영 여사님도 저랑 승현 씨가 잘되길 바라고요.”“그러니 아심 씨, 부탁인데 승현 씨를 더는 만나지 말아주실 수 있나요?”아심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양재아, 다른 여자를 멀리하게 해서만 지승현과의 관계에서 안전함을 느낀다면, 그게 정말 사랑일까요?”재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저는 다른 방법이 없어요.”아심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예전에 온두리에서 임예현을 찾으러 갔던 그 용기는 어디로 갔나요?”재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작은 목소리로 자신도 확신이 없는 듯 말했다.“저도 지금 용기를 내서 쫓아다니고 있는 거예요.”아심은 더 할 말이 없는 듯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말했다.“걱정 마요. 업무와 관련된 일 외에는 사적으로 만날 일은 없을 거예요.”재아는 안도한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무언가 더 말하려던 찰나, 뒤에서 들려온 흥분된 목소리가 그들의 대화를 가로막았다.“재아 씨!”재아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급히 뒤돌아보았다. 그곳에는 권수영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길을 따라 걸어오고 있었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고 몸이 굳어버렸다.권수영은 화려하고 우아하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가득한 기쁨을 안고 말했다.“재아 씨, 축하해요!”재아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니, 제가 오지 말라고 했잖아요!”“재아 씨에게 서프라이즈를 주고 싶었어! 오늘 이렇게 큰 경사에 내가 빠질 수 없죠. 게다가 선물도 준비했어요. 이따가 도경수 어르신 앞에서 직접 줄게요.” 권수영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재아는 아심의 앞에서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었고, 다급히 권수영을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가려 했다.“일단 저랑 같이 가요!”그러나 권수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잠깐만, 재아 씨.”그녀는 아심 앞에 다가서더니, 순간 표정이 바뀌었다.
노정순은 상황을 눈치채고는 미소만 지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른 한편, 권수영은 위조된 초대장을 들고 다른 손님들과 함께 파티장에 슬쩍 들어왔다.권수영은 혼자 온 것만이 아니었다. 그녀와 사이가 좋은 몇몇 부인들을 불러 함께 왔다. 권수영은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오늘 도씨 집안 사람들에게 큰 서프라이즈를 선사할 거예요.”권수영은 양재아가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신경을 곤두세웠다. 일부러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선글라스를 착용하며 완벽히 위장했다.파티장 안으로 들어간 권수영 일행은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았다. 권수영의 눈은 곧바로 도경수 옆에 서 있는 재아에게 고정되었다. 그녀는 자신과 함께 온 부인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저 아이가 바로 도씨 집안의 손녀딸이에요. 우리 지승현의 약혼녀이기도 하고요!”그녀는 온 신경을 재아에게 쏟았기에, 테이블 센터에 앉아 있는 아심은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한편, 동석한 부인 중 한 부인이 말했다.“전에도 권수영 사모님 생신 때 뵌 적이 있었는데, 정말로 아드님이랑 잘 어울리더라고요.”또 다른 부인이 물었다.“근데 이미 약혼녀라면, 오늘 파티에 왜 아드님이 초대되지 않았죠?”권수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아니, 제가 말했잖아요. 재아 씨와 승현인 아직 약혼식을 올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도경수 같은 보수적인 분은 이런 자리에서 우리 집안을 초대하는 걸 꺼리시겠죠.”다른 부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그럴 만도 하네요.”“정말 그런 것 같아요.”그러나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약혼 이야기를 숨기고 싶다면서 왜 우리를 여기로 데려온 거야?’‘도대체 왜 이렇게 몰래 온 거지?’사실, 권수영의 속셈은 단순했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재아와 승현의 관계를 기정사실화하고 싶었고, 승현의 의중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도씨 집안과 권수영 자신이 모두 동의한다면, 승현은 가족과 사회적 압박에 못 이겨 결국 재아와 결혼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믿었다....손님들이
소희는 여전히 예전처럼 간단한 셔츠 차림이었다. 단정하고도 세련된 이목구비, 차분하면서도 맑은 눈매가 돋보였다. 그녀는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스승님의 손녀를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인데, 내가 안 올 수 있겠어?”아심은 가볍게 소희를 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소희, 너를 보니 정말 기뻐!”소희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축하해!”“고마워!” 아심이 답하자, 연희는 삐친 듯이 말했다.“소희만 보고 기뻐? 나를 봐서는 안 기뻐? 내가 이 모든 걸 계획하고 소희랑 같이 기다린 건데!”아심은 웃으며 말했다.“너무 기뻐!”연희는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그럼 뭘 망설여! 빨리 나도 안아줘!”아심은 미소 띤 눈으로 성연희를 바라보다가 그녀에게 다가가 힘껏 안아주었다. 강솔은 진석의 팔을 잡고 서서 옆에서 웃고 있었다.소희는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눴다.“스승님, 할아버지, 오빠, 도도희 이모!”도경수는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언제 돌아왔어? 강재석이 내게 아무 말도 안 했더구나!”소희는 부드럽게 대답했다.“할아버지가 스승님께 깜짝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하셨어요.”도경수는 크게 웃었다.“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구나. 그럼 그 노친네와는 오늘은 따지지 말아야겠네.”강재석은 헛기침하며 말했다.“참, 언제나 이렇게 꼬장꼬장하군.”모두가 한바탕 웃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 후, 다 같이 파티장으로 이동했다. 도경수는 정장을 차려입고 한쪽 손으로 도도희를, 다른 한 손으로 아심을 이끌고 있었다. 평소의 엄숙한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파티장에서.파티장에는 이미 많은 손님이 도착해 있었다. 도씨 가족들이 들어서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분위기는 곧 축제로 바뀌었다.연희는 조용히 소희에게 물었다.“아심도 이제 도씨 집안의 일원이 되었으니, 강시언 오빠와의 결혼 이야기도 슬슬 나와야 하지 않을까?”소희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나도 어제 돌아와서 아직 오빠에게 묻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서
내일은 도씨 집안의 파티였다. 모두가 설렘과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기에, 이미 늦은 밤이 되었음에도 아무도 잠자리에 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도도희는 직접 주방에 들어가 야식을 준비했다.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오랜만이었다.이때 도경수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초대장은 내가 적어준 명단대로 다 발송한 거지? 빠진 사람은 없는지 확인했어?”도도희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네, 아버지. 빠진 사람 없이 다 발송했어요. 제가 세 번이나 확인했어요. 그리고 몇 장은 제가 따로 준비했어요.”“오랜 시간 동안 이재희 소식을 알아봐 주며 도와준 고마운 분들께도 보냈거든요.”도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런 분들은 꼭 초대해야지. 내가 직접 고맙다고 인사드려야 해.”모두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강시언은 강아심이 한쪽에서 조용히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과일 주스를 따라주며 물었다.“무슨 생각해?”아심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순간적인 멍함이 남아 있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무 생각도 아니에요.”테이블 아래에서 시언은 아심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의 깊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걱정할 거 없어. 그냥 사람들이 널 알고, 축하해 주는 자리야.”아심은 시언을 향해 옅은 미소를 띠며,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도도희는 이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희야, 내일 입을 옷은 다려서 네 방에 놔뒀어. 자기 전에 한 번 입어보는 게 어때?”아심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제발 공주 드레스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시언은 아심이 과거 했던 말과 그 이미지를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실소를 터뜨렸다. 그런데 그 웃음이 들리자, 강재석이 물었다.“뭐가 그렇게 웃긴 거야?”아심도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맞아요. 왜 웃어요?”시언은 그녀의 손을 살짝 쥔 채, 평온한 얼굴로 대
아심은 침대에 얌전히 앉아 있었고, 따뜻한 바람이 머리 위로 불어오자 그녀는 동시에 시언의 굵은 손가락이 머리카락을 눌러주는 감촉을 느꼈다. 그 힘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딱 적당했으며, 긴장이 풀리고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아심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고, 심지어 시언의 품에 기대어 잠들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저 좀 잘난 사람인 것 같지 않아요?” 아심은 눈을 반쯤 감고 웃으며 묻자, 시언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머리를 말려주는 건 나고, 잘 말리는 것도 내 공로인데, 이게 왜 네가 잘난 게 되지?”아심은 길고 곱슬곱슬한 속눈썹을 깜박이며 살짝 웃음을 머금은 입술로 말했다.“당신더러 머리를 말려달라는 이런 것도, 삼각주에서도 나만 이 대우를 받는 거잖아요. 그러니 내가 잘난 거 맞죠?”시언은 그녀의 자신이 잘났다는 생각에 대한 집착이 우습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그러나 그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잘났어.”아심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드디어 인정하셨네요!”시언은 아심의 부드럽고 풍성한 머리카락 사이로 손을 넣으며, 미소 섞인 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상을 하나 더 줄까?”아심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건 필요 없어요. 그냥 조용히 넘어가요.”이에 시언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도씨 집안의 저택.도경수는 양재아가 퇴근하자 재아를 서재로 불러 최근 업무에 대해 몇 가지를 묻고, 이후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재아야, 내일은 공식적으로 아심을 소개하는 자리니 꼭 참석하길 바란다. 하지만 네가 정말 가고 싶지 않다면, 그냥 쇼핑이라도 다녀와.”“무엇이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사렴. 할아버지 돈은 네 마음대로 써도 된다.”이에 재아는 감동하며 말했다.“할아버지께서 저를 이렇게 잘 대해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불효하겠어요. 내일 반드시 참석할게요.”도경수는 부드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재아야, 만약 네가 내 친손녀였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열렸을 것이다. 재희
강아심은 강시언의 젖은 검정 셔츠를 힐끗 보며 말했다.“오늘 제 집에 들러야 해요. 필요한 자료가 있어서요.”시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먼저 식사하러 가자. 식사 후에 들러서 자료를 가져오면 되니까.”아심은 별다른 의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오늘도 샤브샤브 먹을까?”아심은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미소를 띠었다. “오늘은 강성 지역 음식을 먹어요. 제가 좋은 곳을 알고 있어요.”그 식당은 위치와 환경이 비 오는 날 분위기를 즐기기에 딱 맞았다.시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길 안내해 줘.”아심은 휴대폰을 꺼내 식당의 위치를 검색했다.두 사람은 운이 좋아,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곳은 우아하고 깔끔한 분위기에, 강성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 인상적이었다.비 내리는 밤의 강성은 구름이 낮게 드리운 채 건물이 겹겹이 어우러져 매혹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아심의 집으로 향했다. 아심은 아파트에 도착해 시언에게 거실에서 기다리라고 한 뒤, 서재로 들어가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잠시 후, 자료를 들고나온 아심은 시언이 발코니의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책상 위에는 시언이 준 목걸이, 강재석이 준 팔찌, 그리고 설날에 구입한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이 모든 물건들은 원래 아심이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것들인데, 최근 도씨 가문으로 돌아가기로 하면서 열쇠고리를 꺼낸 이후, 다시 정리하지 못한 채 잊고 있었다.아심은 시언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손에서 책을 빼앗으며 눈썹을 살짝 올렸다.“이건 내 거예요!”아심의 목소리에는 강한 소유욕이 담겨 있었다.시언은 아심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그녀를 자기 무릎 위로 앉혔다. 그의 눈길이 시언을 잠시 응시하더니, 책상 위에 놓인 목걸이를 들어 목에 걸어주었다.투명하고 맑은 옥은 잡티 하나 없이 순수했고, 그녀의 눈처럼 하얀 피부와 어우러져 반짝였다.목걸이를 걸어준 뒤, 시언의 손은 아심의 목을 따라 천천
도씨 집안과 교류가 많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초대장을 받았다. 날이 갈수록 시간이 흘러, 월말이 다가왔다. 도씨 집안의 파티까지는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양재아 때문에 도씨 집안의 일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권수영은, 아침 일찍 다른 사람들에게서 도씨 집안에서 공식적으로 도경수의 친손녀를 소개하는 파티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이에 권수영은 들뜬 마음으로 재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재아 씨, 들었어요. 도경수 어르신이 재아 씨를 위해서 파티를 준비하신다네요. 그날은 저도 꼭 갈게요! 나랑 승현이 아빠도 참석할게요.”재아는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답했다.[두 분이 오시면 안 돼요.]그 말에 권수영은 놀라 물었다.“왜 안 돼죠?”그러자 재아는 차분히 물었다.[사모님, 저희 할아버지께서 보내신 초대장을 받으셨어요?]권수영은 머뭇거리며 말했다.“받지는 못했죠.”그러자 재아는 진지하게 설명했다.[초대장도 없이 갑자기 오시면, 제가 두 분을 어떻게 소개해야 하죠? 거짓말을 할 수는 없고, 사실대로 말하면 외할아버지가 화를 내실 거예요.][그 많은 손님들 앞에서 싸움이라도 나면 모두 민망해질 거고요.]권수영은 한순간 기가 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 재아 씨 말이 맞아요.”재아는 덧붙였다.[사모님, 지금은 제 파티에 신경 쓰시기보다는 승현 씨를 설득하는 게 더 중요해요. 승현 씨는 지금 제 전화를 받지도 않고 만나려고도 하지 않아요.][그러니 우리 사이도 제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모님께서는 파티엔 오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권수영은 다급해지며 말했다.“재아 씨, 화내지 마요. 승현이가 요즘 많이 피곤했잖아요. 얼마 전에 다친 데도 아직 다 낫지 않았는데, 회사 50주년 행사까지 준비하느라 너무 고생했어요.”“재아 씨가 조금만 이해해 줘. 내가 승현이를 혼내줄 테니까요.”[그럼 이만 끊을게요. 저도 일해야 해요.]재아는 단호히 전화를 끊었다.재아의 냉담한 태도에 권수영은 속이 타